결혼 13년 만에 이혼을 선택한 개그우먼 조혜련이 방송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고, 가정불화를 잘 이겨내고 있던 조혜련의 이혼은 생각만큼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연예인들이 1년 혹은 3년 정도 결혼기간을 가진 후 이혼하는 일은 다반사였다. 그러나 조혜련의 경우 가족들과 함께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웃고 떠들고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이혼을 결정하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비단 조혜련 뿐만이 아니라 우리는 너무나 많은 곳에서 이혼의 경우들을 만나고 있다.

우리는 이혼이라는 단어를 주변인뿐만이 아니라 TV 심지어 내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곳에서 까지 만날 수 있다. 이혼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익숙해지기 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초기에는 이혼이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뜻을 표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너무 흔하게 쓰이는 단어가 돼 더 이상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됐기 때문이고, 어느 순간 내 주변과 TV 그리고 내가 경험할 수 있는 단어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한 사람을 영원히 사랑한다는 말에는 모순이 있다. 사랑은 변하며 때론 다른 형태의 모습을 취하기도 하고, 광고에서 조차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랑은 영원히 한 곳에 정착하지 않는다. 또한 피할 수 없는 권태기가 한 번씩 찾아오기 때문이다. 또한 그 권태기를 이겨낸다고 해도 또 다른 모습의 권태기가 다시 찾아오기도 하기 때문에 사실상 결혼을 유지하는 것이 이혼하는 일 보다 더 힘든 일이다.

이혼은 어쩌면 사랑의 모습이 아닌 현대사회의 모습을 현저히 나타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금방 질리게 되면 새로운 것을 찾게 되고, 다시 잘해보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지금보다 더 나은 상대, 더 나은 무언가를 찾게 되는, 쉽게 포기하고 쉽게 손에서 놓고 마는 그런 현대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도 같다.

사람은 원래 자기가 가지고 있던 것보다 더 새롭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망이 크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새로운 무언가를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사랑해서 결혼했고 결혼생활을 했던 만큼의 간직할 수 있는 기억이 남아있는 한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다고 해도 그 만큼의 추억을 다시 얻지는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누구나 새로운 것을 원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질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지고 있던 물건이 빛이 바래고 색이 옅어진다고 그 물건의 가치마저 바래는 것은 아니다. 사골이 오래 끓일수록 맛이 깊어지고 진해지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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