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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만큼 행복한 나
  • 구연진 편집국장
  • 승인 2016.06.0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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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중독’, ‘워크 홀릭’. 대학에 입학한 후부터 언제나 내게 수식어처럼 따라다니는 단어들이다. ‘대학’이라는 곳에 기대가 매우 컸던 나는 입학과 동시에 온갖 활동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났었다. 첫 번째로 시작한 것은 동아리였고, 그 다음은 신문사였다. 사실상 수습 기간엔 덜 바쁘니 대외활동까지 손을 뻗었다. 아르바이트는 기본이었고, 뭐든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취미로 생활한복을 만들다 판매까지 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내가 얻은 것은 짙은 다크서클과 ‘일중독’, ‘워크홀릭’이라는 수식어였다. 학과에선 ‘존재감 없고 항상 피곤한 애’로 비쳤을지 모르겠다. 바쁜 일상에 매일 입에 ‘바쁘다’, ‘힘들어 죽겠다’는 말을 달고 살아도, 나는 어째서인지 바쁜 생활을 포기하지 못했다.

이런 생활은 신문사에서도 이어졌다. 수습시절엔 선배님께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 하나로 밤을 새우며 글을 쓰기도 했고, 결국 그 ‘일중독’은 나를 편집국장 자리까지 올려보냈다. 편집국장이 되고 가장 먼저 고치고 싶었던 것은 우리대학 기자들 사이에서도, 전국 학보사 기자들 사이에서도 농담 삼아 하는 ‘학교 신문 누가 보기나 하나’라는 말이었다. 이를 위해선 먼저 나부터 각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창대전이 있는데 우리 신문을 누가 볼까’라는 생각을 했던 과거의 나를 버리고 학내구성원들에게 신문을 알리기 위해 발로 뛰었다. ‘신문을 살리겠다’는 목표하에 정기자뿐만 아니라 수습기자들도 많이 혹사시켰다. 특히 대학부 정기자들은 내 잔소리에 회의를 100번도 넘게 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창원대신문은 더 많은 학내구성원에게 읽히고 있다. 지면 전체를 사진 파일 형식으로 올렸던 예전의 구독자 수는 400명 내외였던 반면, 현재 카드뉴스의 경우 900명을 가볍게 넘어선다. 또한 가장 많은 구성원이 오가는 봉림관, 사림관 두 학생회관의 신문 배포대도 비어가기 시작했다. 600호 특집으로 진행했던 생활한복 이벤트는 생각보다 파급력이 굉장히 커서, 지나다닐 때마다 학내구성원의 ‘빨리 찍자’는 말을 들었다. 사진 응모율도 꽤 높아 ‘사서 고생’해서 기획한 보람이 있다고 느꼈다.

지금도 나는 전공 과제와 신문사 일에 치이면서도 ‘일 중독’을 끊을 수 없다. 아니 끊지 않을 것이다. 이제 겨우 3학년이지만, 뒤돌아보면 그 일 중독 덕분에 참 많은 일을 해냈고, 힘들지만 행복했기에.

지난 600호에서 36대 편집국장님은 신문사에서 지냈던 모든 나날이 멋진 하루였다고 했다. 나의 ‘어느 멋진 하루’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현재는 ‘어느 바쁜 하루’일지라도, 지나고 보면 이 정신없는 나날도 모두 ‘멋진 하루’일 것이라 생각하며 오늘도 피곤한 하루를 견딘다. 내일을 또 어떤 일을 시작해볼까, 하는 기대를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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