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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하를 기억하며<사랑하기 때문에> 유재하
  • 유세영 수습기자
  • 승인 2016.06.0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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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군복무시절 이부자리에 누워 설레는 마음으로 CD 플레이어를 틀 때면 들려왔던 유재하의 음악 <사랑하기 때문에>는 일평생 잊을 수 없는 값진 추억으로 남았다. 그 여름날의 선선한 바람과 뒤섞인 노랫말, 담담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 그리고 투박하면서도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은 일상과 어우러진 금상첨화(錦上添花)였다. 군 생활, 힘든 시절 속 짧게나마 낭만을 꿈꾸게 해줬던 유재하. 그 잊을 수 없는 감동을 함께 나누고자 그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려 한다.

유재하, 그는 듣는 이들에게 독특한 감동과 아름다움을 선사했고 그것은 기성 발라드의 성격과는 사뭇 다른 무엇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기존의 세션들에 구애받지 않고 오케스트라 악기를 대중가요에 접목시켰다. 이런 부분은 유작 아홉 번째 트랙인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두드러진다. 도입부의 스트링은 물론이고 뒤이어 연주되는 신선한 호른 소리는 이전의 가요계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의 산물이다. 유재하는 자칫 부적절한 조화로 여겨질 수 있는 이들을 어색하지 않게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기존에 사용되지 않았던 오케스트라 악기들을 도입한 것은 그의 전공이 클래식 작곡이라는 것과 관련이 있다.
당시에 악보를 잘 읽지도 못하는 가수들이 있었던 것과는 반대로 유재하는 작곡을 전공했기에 악보를 읽는 것은 물론 어떻게 화성을 배열해야 할지, 또 어떻게 다양한 악기들을 조화시킬지에 대해 타 가수들 보다 더욱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덕분에 그는 클라리넷, 바이올린 등 과 같은 클래식한 악기들의 대중가요 접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작곡과 작사를 넘어 편곡까지 모두 관여하여 거의 혼자만의 힘으로 앨범을 만들어냈다. 당시 싱어송라이터들이 그 두 가지 작업에 참여하는 것은 흔했지만, 편곡에서도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유재하에게는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을 뛰어난 재능과 결합해 스스로 다듬어내는 힘이 있었던 것이다.

구매한지 2년 남짓 된 그의 앨범에 먼지가 드문드문 쌓였다. 때론 음악이 지루하기도 하고 받았던 감동이 무뎌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 속에 찾아오는 유재하만의 감성을 쉬이 잊을 수 없는 것은 그의 음악이 소박하고 담담한 내 일상을 닮아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그의 음악은 한없이 소탈하다. 바쁘고 지친 삶 속에 나와 꼭 빼닮은 모습으로 잔잔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이런 그의 음악은 또 그렇기에 더욱 소중하다. 자신만의 개성과 소소함으로 감동을 전하는 유재하, 부디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의 노래가 지금처럼 따뜻하게 우리들의 마음을 감싸기를 기원하고 또 기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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