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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습이 굳어진다고 전통이 되나
  • 구연진 기자
  • 승인 2016.03.1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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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새 학기가 시작된 지 3주째. 따뜻한 봄바람에 마음마저 따뜻해질 시기다. 입시를 막 끝낸 신입생들은 꿈에 그리던 대학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고, 재학생들은 방학 동안 잊어버린 전공 지식을 떠올리려 애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 학기 시작과 동시에 여러 곳에서 터져 나오는 학내 문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얼마 전, 우리대학 많은 학생이 ‘좋아요’를 누른 페이스북의 ‘창원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누군가 학내 행사 불참비에 대한 글을 올렸다. 그로 인해 많은 학생이 동요했다. 불참비를 옹호하는 학생도, 비난하는 학생도, 잘못된 것인지 몰랐다는 학생도 있었다.

‘불참비’라는 악습은 몇몇 학과에서 굳어졌고, 그것은 ‘전통’이라는 명목 아래 자행됐다. 하지만 좋은 말로 ‘학과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에게 혜택이 있어야 한다’, ‘학과 행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라고 하더라도,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물론 학생회 입장에서는 학과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이 아니꼬워 보일 수도 있고, 학과 단합을 위해서 걷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학은 자율성이 보장돼야 하는 곳이다. 더 이상 우리는 학창시절 학교 규정에 따라 머리를 자르고, 치마를 늘려야 하는 어린 아이가 아니다.

게다가 취업난 때문에 자기 앞날 준비하기도 바쁜데 행사에 일일이 참여하기가 어찌 쉬울까. 그 와중에 시간을 들여 행사에 참여하느냐, 마느냐의 선택은 학생 본인의 선택이지 강요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관련 학과에선 사과를 했고, 이의를 제기한 학생은 받아들였다. SNS에서 출발한 이 사건은 끝이 났지만, 그것으로 모든 학과의 부조리가 끝이 난 것은 아니다. 공식적으로 ‘우리는 불참비가 없다’고 밝힌 학과 중에도 암암리에 불참비를 걷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 군기, 학생회비 비리 등 많은 일이 조용하게 일어나고 있다.

‘아직 이 전통에 이의 있는 학생은 보지 못했다’는 말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후배가 쉽게 선배로 가득한 학생회에 이의 제기를 할 수 있을까? 또 말했다가 일어나는 귀찮고도 무서운 일을 어찌 감당하겠는가?

학생들이 학과 행사에 많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학생회는 그것을 인정하고 더 재미있고 알찬 행사를 기획해 학생들을 끌어 모으는 것이 맞다. 학생들이 부조리한 대학 문화에 스트레스받는 대신 자신의 생활에 집중하고, 꿈을 키울 수 있는 대학으로 탈바꿈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구연진 기자 dus951623@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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