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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함께하면 유쾌,상쾌,통쾌세상읽기

 여럿이 함께하면 일단 목소리가 올라간다. 그리고 작업하기 전 이런저런 주문 상황이 많다. 장 시간 일을 하더라도 시끌벅적하고 보는 눈이 많아서 힘들어도 도망할 틈이 없다. 저소득 가정들과 독거노인들을 위해서 ‘국경일 김치’라는 것을 2003년도부터 3·1절, 제헌절, 개천절 등 국경일에 김치를 담아오고 있다. 청소년, 대학생, 희망지기회원, 생활지도사, 주민 등 수십 명이 모여서 하루 종일 혹은 1박 2일로 김치를 담근다. 완전초짜에서 주부경력 30년의 달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다. 효율성만 생각하면 주부달인 10분이 모여 김치를 담그면 맛있는 김치가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우리들은 매년 김치를 담글 때마다 수십 명이 어우러져 달인의 지도를 받으며 배추의 색을 입힌다.

 제대로 된 봉사활동을 해보자고 청소년들이 진지한 자세로 서있고, 옆에는 여름에 왔던 대학생들이 여유 있게 웃고 있다. 주부달인들은 익숙하게 앞치마와 식칼을 꺼내들고 쌓여있는 배추 앞에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목소리가 올라간다. 소쿠리와 소금, 배추들이 이리저리 아이들의 손에 들려 날라 다니고 있다. 다듬어진 배추들이 소금에 절여 진채 숨죽길 기다리고, 다른 한쪽에선 전 잎들이 쓰레기봉투로 직행하고 있다. 배추들을 모두 절이고 허리 펴고 한숨 돌린 점심시간이 왔다. 김치찌개와 갓 버무린 김치로 밥 한 그릇이 깨끗하다.

 주부달인들은 찬 없는 밥을 맛있는 먹는 청소년들과 대학생들이 기특하다. 농담 한마디에 무료 급식소가 들썩인다. 허리한번 제대로 필 여유도 없이 절인 배추 씻고 물 빼고 양념을 치댄다. 봉사자들의 손놀림이 빨라진다. 4인 1조로 자연스레 팀이 나눠져 배추치대고 김치 통에 담그면 옆이 청소년들은 그것을 한자리로 모아 차곡차곡 쌓는다. ‘팀워크’가 최상이다. 옆을 보니 은근히 배틀, 누가 빨리 하는지 살펴보는 곁눈 길에 덩달아 바쁘다. 오전 9시에 시작한 국경일김치는 오후 4시에 마쳤다. 겨울철 김장이 아니라서 다들 너무 가뿐하다며 신나한다. 청소년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한데 여전히 즐겁단다. 또 언제 김장 하냐고 하면서 다음에는 반드시 양념을 치대겠다고 벼르기까지 한다. 7시간의 노동이 다함께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다음이 기다려지는.

 12월에도 김장김치를 담글 것이다. 매년 배추밭에서 배추를 직접 뽑아 와서 이틀간 김치를 담는데 김장후유증이 있어 학생들은 학교 양호실을 또 가게 된다고 한다. ‘삭신이 쑤신다.’라는 말이 뭔지 알겠다고 하면서도 다음에 또 온다.

 측은지심은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는 첫 단추이고, 더불어 함께하는 자원봉사활동은 나누는 것이 곧 나의 기쁨이고 행복인 것을 깨닫는 실천의 장이다. 다가오는 12월, 뻑적지근하고 삭신 쑤시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친구들은 오시라! 고된 활동이 주는 거부할 수 없는 행복의 엔도르핀을 맛보게 되리라. 중독성이 매우 강한!!

'꽃들에게 희망을' 희망지기 설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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