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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했던 나와 마주하기우리들이야기
 민족 대명절이라는 추석이 끝났다. 많은 사람들이 이 추석을 좋아하겠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는 명절 때 친척들이 모두 모이는 것을 꽤나 부담스러워 하게 되었다. 물론 친척들을 보기 싫어서가 아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는 게 싫어서도 아니다. 하지만 왜 부담스러운 것일까

 나이를 먹으면서 머리는 커져가고 대학에 들어오면서 사회생활도 조금씩 알게 되었다.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도 조금씩 알게 되었다. 지금 나는 이곳에서 멈춘 것 같다. 조금씩 배우고 배워가는 학생이지만 뭔가 모를 회의감에 멈춰 버린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나를 채찍질하고 ‘좀 더 잘해야 지’하고 다독여줄 이의 부재는 나를 태만의 늪에서 더욱 빠져나오기 어렵게 했다. 아니 사실은 내가 그곳에 계속 안주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달이 지고 해가 뜨는 날까지 놀면서 보내는 시간도 하루종일 멍하니 있는 날도 그냥 편하잖아 라는 말로 모든 것은 해결 되었다.

 사실 한탄이다. 그래 한탄이다. 친척들이 모였을 때를 상상하면 비교와 비교의 연속이라고 보았다. 그래 그럴 것이다. 나는 ‘내세울 것이 없잖아’ ‘나는 이것 밖에 안 돼’ 라는 자괴감은 커지기만 했다. 그래서 나는 명절이 싫었다.
그렇게 나는 계속 변명과 핑계 속에서 숨었다. 그렇지만 머릿속으로는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끝없이 말이다. 머리는 외치는 데 몸은 이 생활에 적응해 버렸다. 이 나태 속에서 느껴지는 열등감과 자기 합리화의 고리 속에서 말이다. 변함없이 평화로이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땅바닥에 붙은 껌 마냥 말이다.

 뭔가 바꿔야만 했다. 특히 이번 친척들과의 자리에서 더욱 이 생활을 탈피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는 간단했다. 나태도 태만도 아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내 자신이었다. 이 모든 것은 잘못된 사회 탓이야 라고 외쳤고 이건 내 탓이 아니야 라고 외치던 나는 나를 싫어하던 죽은 나였을 뿐이었을 테지. 

 내가 어떻게 날 사랑해야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도 약간이나마 깨달은 점이 있다면 나와의 약속은 어기지 않고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으며 잠깐이라도 나와 대화를 하는 것 등 작은 실천을 하는 일이다. 물론 이렇게 작은 일이라도 쉽지만은 않을 테지만
자신을 소외시키던 많은 이들에게 나는 말해주고 싶다. 언제까지나 골방 속에 있지 말고 세상에 자신을 외치라는 말은 아니다. 하루에 몇 번 식은 몸단장을 위해 거울 속 자신을 보는게 아닌 그저 눈만 마주치고 있었으면 한다. 그제 전부다.

 모든 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을 테고 갖고 싶은 것이 있을 테다. 이 모든 것을 위해서라면 적어도 자신을 사랑할 때 그만큼 가치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나만의 착각일지라도 말이다. 

 다음 명절을 맞이할 때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모두를 마주할 수 있을까

서석명/인문대·철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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