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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쓰이는 단어, 짬밥!우리들이야기
 일생에 한번은 갔다와야 하는 군대! 군대를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희로애락이 아주 야무지게 곁들어져 있는 곳이 군대다. 남자들끼리 부대끼고 365일을 지내다보면 별의 별일들이 다 일어난다.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군대에서 쓰이는 용어들, 희한한 용어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군대에서 자신의 위치를 재어볼 수 있는 척도의 단위 ‘짬밥’이라는 단어는 누가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오래된 냄새를 풍기는 단어이다. “군대생활은 짬밥이다”라는 말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짬밥이 오래되면 될수록 내가 누리는 권력은 하늘을 찌른다. 취사장에 반찬이 많아질 수도 있고 훈련을 뛰더라도 군장이라는 가방의 짐이 가벼워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짬밥도 요즘 시대에는 점점 빛을 잃어간다. 바로 새로운 권력인 ‘이등별!’이라는 분들인데 이등병을 별을 단 장군계급으로 격상시킨 것으로 이분들이 손수 마음을 담아 쓴 편지 한 통이면 웬만한 데쓰노트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여 진득하니 짬밥을 드신 분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짬밥은 또한 다의어로 군대에서 먹는 밥도 짬밥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짬밥을 많이 먹었으니 당연히 계급이 높은 것이니 맞는 말이다.

 계급이야기를 하니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꺾이다’라는 단어. 사람의 인생 그래프를 그리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즉, 상향하다 꼭짓점에 오른 후 하향하는 삼각형 모양을 말하는데 ‘꺾인다’는 말도 이를 뜻한다. 보통 상병 5개월이 되면 꺾이다 말을 쓰는데 상병 5개월이 되면 병사들의 계급사회에서 가장 권력을 지니며 병장 부럽지 않은 행동대장이라고 할까? 활동복의 지퍼를 목 끝까지 채우고 건들 건들하며 경례할 때의 각은 구부러진다. 관등성명은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게 이등병 어린 아이에게는 그저 부러울 뿐! 그 시기가 지나면 전역 생각과 함께 점점 노후의 길을 걷는다. 말년 병장이 되면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된다.

 ‘가라’라는 단어를 보자. 어디를 가다라는 명령어가 아닌 가짜? 뭐 이런 뜻으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 이 뜻은 작업을 할 때 자주 쓰이는데 진짜로 하는 게 아니라 가짜로 대충하다는 뜻이다. 부소대장이나 행정보급관의 눈을 피해 가라로 작업을 한다. 군대는 눈치다. 물론 열심히 할때도 있지만 시간이 흐르게 되면 눈치를 살피고 요령을 피우면 군 생활이 그리 어렵진 않다.

 작업하면 또 다른 ‘나라시’라는 단어. 한 선임이 “막내야 나라시 좀 쳐라”라고 나에게 말했을 때 나는 옆에 어린나무를 삽으로 치다 욕먹었다. 나라시는 일본말인지는 모르지만 지면을 평탄화하는 작업을 뜻한다. 중요하다. 군대는 쌓는 것, 파는 것, 나라시치는 것으로 대부분 작업을 해결할 수 있다.

 군대가 참 힘든 곳이기는 하다. 하지만 경험은 할 만한 곳인 것 같다. 남자 셋 모이면 군대이야기는 한다고 한다. 물론 뻥이 심하기는 하지만….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잠시나마 추억에 젖어보는 건 어떨까? 전역한 동기나 선임, 후임도 오랜만에 전화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박준용/공대·전기공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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