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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vs 명예훼손죄 그리고 형법 제310조의 관계

최근 형법상 명예에 관한 죄인 명예훼손죄, 모욕죄와 관련되어 사회적으로 잇슈가 되고 있는 사건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일반 개인의 명예훼손사건 보다 대통령, 공직자, 유명인 등 공익적 신분에 있는 자에 대한 명예훼손에 대해 직접피해자가 아닌 제3자의 고발에 의한 형태로 형사사건화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로 되어 있는 명예훼손죄를 모욕죄와 같이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親告罪)로 개정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이러한 표현의 자유의 행사는 다른 법률에 의해 제한받고 있는데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동조 제2항은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라고 규정함으로써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은 보다 가중하여 처벌하고 있다.

즉, 진실한 사실을 적시해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므로 헌법상 국민의 알권리나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는 문제가 상존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개인의 명예보호와 표현의 자유의 보장과의 모순이나 충돌을 조정하기 위해 우리형법은 명예훼손죄에 특별한 위법성조각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공익적 차원에서의 명예훼손행위에 있어서는 표현의 자유를 우선시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그 요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적시된 사실은 진실해야 한다. 「진실성」은 중요부분의 진실 합치만 있으면 인정된다. 다소 과장․모순이 있어도 상관없다. 판례는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면 진실한 것이라는 증명이 없다할지라도 행위자가 진실한 것으로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제310조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둘째, 적시된 사실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공공의 이익이란 국가․사회 또는 다수 일반인의 이익을 말하며, 판례는 다소 사적감정(이익)이 포함되어 있어도 주된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미이면 공공의 이익으로 보고 있다.

세째,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주관적 정당화 요소이다. 비방목적이 개재된 경우에 대해 판례는 “비방의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의 방향에 있어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일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의 목적은 부인된다고 한다.

위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면 설사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 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되어 적법한 행위가 된다. 즉 공공의 이익은 개인의 명예훼손(결과 불법)을 상쇄하고, 진실성․공익성의 인식은 주관적 정당화 요소가 되어 행위불법이 없어진다.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명예훼손에 대하여 어느 것이 더 중한가 대립하는 경우에 대법원은 사회적인 여러 가지 이익을 비교하여 표현의 자유로 얻어지는 이익, 가치와 인격권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가치를 비교․형량하여 그 규제의 폭과 방법을 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분명한 점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당연히 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며, 또한 국민의 알권리라는 또다른 기본권의 전제가 된다는 점에서 명예훼손죄의 적용은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명예훼손죄 처벌 확대가 권력자의 통치를 위한 정치적 도구로 악용되는 사태는 어떠한 이유로도 허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법학과 류병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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