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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의 총체적 위기 상황

우리 대학은 요즘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 근래 소속 교수의 성추행 논란 문제로 학교의 명예가 실추되었고, 교육부의 감사 결과 대다수의 교수들이 비리 교수로 몰려 연구비 환급이라는 충격적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더욱이 근래에 치른 제7대 총장후보자 선정 결과마저 원만한 진행에 제동이 걸려 있는 상황이다. 국도 25호선 교내 진입로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 방책을 두고도 지금껏 대내외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이미 언론을 통해 대외적으로 알려져 학교의 이미지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되었다. 물론 여기에는 그 진실과는 다르게 왜곡된 점도 없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관련자들 역시 억울한 면이 없지 않을 것이다. 이를테면 대다수의 교수들로서는 강의 교재를 제작한 연구 행위가 오히려 부정행위처럼 규정되는 데는 항변의 여지가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떠나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학교 당국의 정책적 과오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고, 더 나아가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현명한 처신을 하지 못하여 더욱 문제를 키운 점 역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에를 들어 모 교수의 성추행 및 횡령 등의 비리가 불거졌을 때 신속 공정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한 점이 다른 대학의 사례와 비견되어 더욱 지탄을 받는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대학 당국이 사전, 사후에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못함으로써 결국은 열심히 자기 본분을 다하는 다수의 구성원들만 피해를 더 입게 되었다. 그러니 구성원들로서는 사안의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나 학교 당국을 원망하고 비난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에 앞서 더욱 중요한 것은 이제라도 슬기롭게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어차피 일은 벌어진 것이다. 물을 쏟지 않는다면 가장 좋겠지만, 쏟아진 물이라면 어떻게 닦고 뒤처리를 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대학은 이 일련의 상황을 총체적 위기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마땅한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전적인 방향으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것이다. 지금은 모든 구성원들이 일련의 상황을 공동의 과제로 생각하여 머리를 맞대야 할 상황이다.

아쉽게도 아직 그 바람직한 징후는 잘 보이지 않는다. 교수의 연구비 환수 조치 문제만 보더라도 학교 당국과 구성원들 간의 합의 도출이라기보다는 각자의 행보를 걷는 느낌이다. 당국에서는 책임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못하고 있고 일부 구성원들은 법적 다툼에 나선 상황이다. 이러한 모습은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방향과는 거리가 멀다. 이는 문제를 점점 미궁 속에 몰아넣는 결과만 초래할 따름이다.

대외적으로 부정과 비리, 독선, 무능함으로 비춰지는 우리 대학의 모습을 일신하려면, 구성원들이 원칙에 기반하여 민주적인 토의와 합리적인 결론을 이루어내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방관, 비난, 변명 등의 단어들은 과감히 내던져 버리고, 책임, 반성, 원칙, 협력, 혁신의 모습을 보여 줄 때이다.

허철구/인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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