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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발전의 큰 페널티인 저신뢰사회끼리끼리문화가 망하는 지름길

미국의 저명한 학자가 쓴 ‘신뢰(Trust, 1996)’라는 책에 의하면 ‘신뢰란 어떤 공동체 내에서 그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이 보편적인 규범에 기초하여 규칙적이고 정직하며 협동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는 기대이다’고 한다.

자본주의사회는 기본적으로 신뢰에 기반한 사회다. 고도로 자본주의가 발달한 나라는 고도로 신뢰가 형성된 사회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 신뢰는 자본주의사회에서 비용과 직결되는데, 서로 신뢰하는 문화가 기본적으로 형성된 곳에는 따로 추가 검증이나 시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비용이 매우 절약된다. 이런 비용절감은 개인의 사업에서 가격 경쟁력을 가져오고 사회전체의 후생은 절로 증가하게 된다.

안타깝지만 한국은 저신뢰사회다. 누구의 말도 믿기 어려운 사회가 됐다. 일례로 사회적 비용 낭비 문제 중 하나로 지목 된 과잉스펙현상이 바로 저신뢰사회를 정확히 보여준다. 대학을 졸업해도 학식이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지 않고, 토익점수가 높아도 영어를 잘 한다고 기대하지 않고, 어떤 자격증을 따도 그 분야를 잘 안다고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확실한 것을 찾게 되고 공무원열풍이나 국가공인 전문자격사 열풍이 끊이질 않는 것이다. 누구나 확실한 것만을 찾지만 어디에도 확실한 것이 없다.

사회에서 가장 신뢰받고 존경받아야 할 언론은 어떤가. 여전히 기레기란(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대형사고의 참사행태나 사실확인을 거치지 않고 보도한 무분별한 황색저널리즘이 언론신뢰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한국사회가 기자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증거다. 언론조차 믿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어떤 정보도 검증없이 믿을 수 없다.

경제문제도 마찬가지다. 사업을 할 때마다, 일을 진행시킬 때 마다 검증을 하고 확인을 해야만 탈이 없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회가 돼 끊임없이 서로를 감시하고 검사하지 않으면 일이 지속되기 어렵다. ‘사회에 신뢰가 없다는 것은 모든 경제활동에 일종의 조세를 부과하는 것과 같다’고 하는데 우리 경제의 큰 패널티가 여기에 있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가족주의사회다. 가족이 경제활동의 기본단위가 된다. 그래서 가족이란 범위를 넘어서면 공동체를 만들기가 어렵다. 반면 개인주의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개개인이 중심이 되어 필요에 따라 사회 공동체 범위를 넓힌다. 개인들이 넓은 집단을 갖추기 위해서는 높은 신뢰가 필수적이고, 이런 신뢰들은 가족보다 더 큰 집단지향적 사회를 형성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1)조사에서 한국인은 ‘타인을 믿는다’는 비율이 34개국 중 25위에 불과했다는 것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각종 국제기관들이 평가하는 한국의 투명성, 공정성 등도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 사회에 신뢰가 없으면 발전은 요원하다. 고신뢰사회를 위해서는 개인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손경모 기자 remaist@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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