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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을 만나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Humans of Changwon 이정룡(신문방송 08), 이시화(신문방송 11), 조돈식(신문방송 10)

“저, 죄송하지만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될까요? 사이비 종교, 다단계는 전혀 아니에요!”
길거리 낯선 이에게 사람 좋은 웃음으로 다가가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다. 이정룡(신문방송 08), 이시화(신문방송 11), 조돈식(신문방송 10) 3명의 우리대학 학생으로 구성된 ‘Humans of Changwon(이하HOC)’ 멤버를 만났다.
처음 본 사람들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가 그들의 사진을 찍는 이답게 ‘HOC’ 제작진은 유쾌하고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들이었다. HOC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 이정룡씨는 어떻게 시작했냐는 질문에 “길거리를 다니면서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사람을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라고 해요. ‘Humans of NewYork’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에도 많은 지역에서 하고 있는 데, 저는 ‘Humans of JinJu’을 보고 결심했어요”라며, 이어 “특정 계층의 누군가가 아닌, 창원에 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아니라 그냥 길에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라고 했다.
이정룡씨는 HOC 시작을 결심한 뒤 사진에 관심 있고, 사람을 만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을 찾던 중에 이시화씨와 조돈식씨를 만났다고 한다. “바로 딱 두 사람을 보자마자 같이 하자고 했어요. 역시나 제 느낌대로 사진이나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어요. 흔쾌히 하자고 하더라구요. 잘 맞는 친구들이에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HOC 멤버들은 특별히 각자의 역할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고 우르르 몰려다니며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니다. 그냥 평소 일상처럼 길을 걷다가, 수업을 들으러 가거나 놀러 다닐 때 보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한다. 그러나 “딱 한 가지 약속한 게 있어요. 하루에 한명씩 꼭 만나서 사진을 찍고,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는 거요!”라며 훈훈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까지 만나본 사람들 중에 누가 가장 기억에 남았는가 하는 질문에 이시화씨는 “굉장히 드라마 같은 일이 있었어요. 날씨 좋은 날 기분 좋게 음악을 들으면서 길을 걷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주위의 소리를 들으면서 창원의 기운을 느껴보자 싶어서 이어폰을 딱 빼는 순간 어디선가 잔잔한 기타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소리를 따라 골목에 들어가보니 어떤 아저씨 한분이 분위기 있게 기타를 치고 계셨어요. 너무 멋있어서 바로 카메라를 들었죠. 아저씨도 흔쾌히 허락하시고 기타연주도 들려주셨어요” 라며 기분 좋은 회상을 했다.
이어서 조돈식씨는 “여성 버스 기사님을 만났던 기억이요. 버스를 딱 탔는데 깜짝 놀랐었거든요. 여성 버스 기사님은 흔치 않잖아요. 그래서 바로 인터뷰를 하고 사진을 찍었죠. 여성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다고 하시는 그 모습이 멋있었어요”, 그리고 이정룡씨는 “저희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가장 좋아요가 많았던 반세라는 꼬마아이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할아버지랑 같이 용지호수에서 거위한테 과자를 주고 있었거든요. 정말 귀여웠어요”라고 말했다.
HOC활동을 하다 보면 항상 좋은 사람, 친절한 사람만 만나는 것은 아니다.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이 다가오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무시하고 가버리는 사람도 있고, 사진 찍기 싫다고 거부하는 사람도 굉장히 많다고 한다. 이정룡씨는 “시화가 5명 인터뷰하고 있을 때 저는 인터뷰 5명 거절당한 적도 있어요(웃음). 인터뷰 거절당할 때도 힘들지만 악플이 달릴 때도 있어요. 페이지에 사진을 올렸더니 사진 못찍었다고, 악플을 달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그분 차단 시켰어요(웃음)”라며 농담으로 가볍게 말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기색이 묻어나오는 웃음을 지었다. 이들은 시민 10명 중 7명이 인터뷰를 거절하고 매몰차게 지나가도 넉살좋게 사진도 찍어주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3명의 시민 덕분에 계속 HOC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시화씨는 “요즘 페이스북을 하는 사람들 중에 저희를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아요.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가 ‘아~ Humans of Changwon 알아요! 제가 여기 나가는 거예요?’라며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내심 뿌듯하고 기분좋아요”라고 했다. 그리고 아직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 카메라에 담지 못한 사람들이 많기에 계속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한다.
‘HOC’는 특정 인물을 홍보하기 위함도, 수익성을 위함도 아닌 순수한 흥미와 사람에 대한 관심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인터뷰를 하던 중 HOC 멤버들이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단순한 재미만으로 잠시 운영하는 것이 아닌 책임감과 부담감 또한 그들에게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활동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평범한 시민과의 대화에서 그 사람의 삶을 발견하게 되고 힘을 얻어요. 또 공감하면서 소통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우리가 힘이 들 때 좋은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의 말 한마디에 힘을 얻듯이 이런 감성적인 것을 공유하고 싶었고, 이 활동을 통해 우리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지 않나 싶어요”라는 따뜻한 답을 했다. 이어서 “저희가 다가갈 때 너무 부담가지거나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친구를 만나듯이 편하게 이야기 한번 해요. 중요한건, 사진이나 이야기의 질이 아니라 우리가 만나고 인연을 만들었다는 것이 아닐까요?”라며 앞으로의 만남을 기대한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이정룡씨는 “지금 활동하는 멤버들이 각자의 취업 준비 때문에 바빠서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끝내고 싶진 않아요. 2기 HOC멤버를 구해서 꾸준히 오랫동안 이어나가고 싶어요. HOC페이지 좋아요 많이 눌러주세요!(www.facebook.com/humansofchangwon)”라며 열정과 책임감을 보여줬다.

양진 기자 didwl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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