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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톱니바퀴가 아닌 사회를 만드는 사람■사회적기업 (유)창원 늘푸른사람들 대표 김여용씨를 만나다.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2.06.0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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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유)창원 늘푸른사람들 대표 김여용씨 (맨오른쪽 보라색 상의)
멋있는 일, 돈 많이 버는 일, 하고 싶은 일, 재밌는 일. 우리는 이런 일을 하는 미래를 꿈꾸며 살아간다. 그리고 꿈으로만 남겨지지 않게 하려 우리들은 많은 노력을 한다. 누군가는 그렇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그렇게 되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렇게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고 사회의 표층을 떠도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그들이 그렇게 된 건 과연 그들의 잘못이었을까 아니면 그들을 만들어내는 사회의 잘못인 걸까.

돈이 아닌 사람을 위한

여름이 한 발짝 뒤에 있던 5월의 끝자락에 (유)창원 늘푸른사람들의 대표이사인 김여용씨를 만났다. 예비사회적기업이란 낯선 이름을 내건 식당에서 만난 그녀는 약간은 피곤한 모습으로 마주했다. 그녀는 취업 취약계층인 노인, 장애인 등을 고용해 이윤추구가 전부인 기업이 아니라 고용을 위한 사회적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평범한 주부로 살던 그는 1997년 IMF사태가 터지자 생계전선에 뛰어들게 됐으며, 실직자에게 일자리를 소개해주는 자활센터에서 근무 하기 시작했다. 사회복지과를 전공한 그녀에게 있어서 자활센터 근무는 인생의 전환점을 가져왔다. 그렇게 12년을 일선에서 근무하다 작년부터 ‘늘푸른사람들’이란 사회적기업의 대표를 맡게 됐다.

그녀는 사회적기업과 일반 기업의 차이점으로 이윤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을 꼽았으며, 사회적기업이 추구해야하는 가치로 공동체, 연대, 평등 그리고 참여라고 말했다.“늘푸른사람들은 전국 각지에 있는 사회적기업의 브랜드이고, 저는 창원지역의 대표이사를 맡게 됐습니다. 그리고 대표를 맡게 되면서 저는 한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바로 기업임원들의 수입 편차가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사라는 직함을 가진 저나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역할 관계가 다른 것이지 사람의 가치가 다른 것은 아니니 모두 급여는 비슷하게 받기로 했습니다. 하는 일은 차이가 있지만 회사를 위해서 일하는 것은 모두 같은 마음이니까요. 마음을 돈으로 저울질할 수는 없잖아요” 사람의 가치는 모두 같다는 말. 돈으로 사람의 가치를 매기는 오늘날. 그녀의 생각은 사뭇 당연하면서도 비현실적이게 들렸다. 그러나 그녀의 말에는 확신만이 가득했다.

배움의 끝은 무엇일까

현재 우리대학 노동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는 그녀는 배움의 길을 다시 걷고 있는 만학도이기도 하다. “사실 대학원에 들어간 지 10년 정도 돼가니 성실한 학생은 아닌 것 같아요. 현장에서 하는 일로는 한계를 느껴 공부를 시작했는데 일이 바쁘고 의지가 조금 약하다 보니 이렇게 길어져 버렸어요”

그녀는 학창시절 조용했던 학생이었다고 한다.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용하고 공부만 하는 그런 아이. 그녀도 남들처럼 평범하게 공부하다가 대학을 가게 됐으나, 시대는 격변의 80년대. 시대의 흐름은 그녀에게 많은 물음표를 달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답을 내렸다. 보다 나은, 혼자가 아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고. 그녀는 자신을 조용하다고 평했지만, 그녀의 말에서는 남들과 다른 적극성이 느껴졌다. 우리주위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조용히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 그녀에게서 느낄 수 있었다.

같이의 가치

“내가 관계하고 있는 사회조직이 발전해나가는 것을 보면 나도 성장하고 있다는 라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나 제가 맡고 있는 기업에 사람들이 찾아올때면 더욱 각별해지고요. 또 많은 젊은 사람들이 어려운 일보다는 쉽고 돈을 많이 버는 일들만을 찾는 모습이 안타까울때도 있어요. 우리 사회 곳곳에는 젊은 사람들의 손길과 도전을 기다리는 곳이 참 많거든요” 젊은 사람들은 대기업, 공무원 같은 안정되고 돈을 많이 받는 직장을 바란다. 사회의 커다란 톱니바퀴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지만 정작 이 구조를 만드는 사람은 되려고 하지 않는다.  내 주변의 어떤이는 해외에 있는 NGO단체에들어가려고 한다. 그의 목표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도 손길을 기다리는 곳이 많은데 굳이 해외로 가는 것은 가치 배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도 사실은 우리 기업이 추구하는 바와 같습니다. 공동체, 참여, 그리고 분배의 평등 같은 것이 말이죠.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까요. 사회적인 일과 의미 있는 일에 무게를 두면 안 되는 걸까요. 일하고 있다 보면 이런 사회활동에 젊은 사람을 찾아보는 게 매우 어렵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일을 업으로 삼는 젊은 사람은 없다고 하는 게 맞겠죠.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점이에요”젊음은 특권이라 하지만 기회라고 하는 말이 더 알맞은 말이겠다. 젊다고 이것 저것 많은 것을 무작정 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시간을 어떻게 보냈냐에 따라 결실을 잘 거둘 수 있으니, 지금 이 기회를 우린 헛되이 쓰고 있는 것이 아닐까. 가능성을 외면 한 채로 누구나 가는 길을 걸으려고 하는 것은 젊음을 배반하는 일이 아닐까.

우공이산(愚公移山)

“저희 기업이 하는 일은 주로 학교나 관공서의 청소 일을 하는 것입니다.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이런 업종의 일을 하게 된 것인데, 처음에는 일하시는 분들도 많이 부끄러워하고 주변의 인식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설득하고 직업의 귀천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 끝에 지금은 저보다 일하시는 분들이 자부심을 품고 있습니다. 학교에 근무하신 분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더라고요. 인식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계절이 바뀌는 게 순식간이 아니라 하루하루가 쌓여서 바뀌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느리지만 분명히 바뀌고 있습니다. 또 바꿀 수 있습니다. 인내를 가지고 하다보면 세상은 바뀌니까요. 그리고 보다 합리적으로 제도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국가에서 고용을 보장해주는 제도가 생겨난 건 불과 10년 전 일입니다. 생겨난 제도는 손으로 꼽을 정도죠. 물론 시간이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가야할 길은 멉니다. ” 우공이산, 빠르게 바뀌는 세상에 우리는 결과가 빨리빨리 나와야 하는 일들을 선호한다. 당장 바뀌지 않는 일은 금방 실증 내버린다. 광장을 매웠던 응원소리도 촛불도 집회도 모두 ‘오늘’을 화려하게 장식했지만 장밋빛 미래는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실망했다. 헛수고였다고, 하지만 그날들이 모였기에 조금이나마 나아진 내일을 오늘을 사는 우리는 맞이하고 있다.

소란스러운 가게를 뒤로 하고 그녀가 했던 말들을 곱씹어 보았다. 평범한 모습의 그녀는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사회의 한 곳에서 보다 나은 사회로 바꾸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앞으로 사회에 발을 내딛어야할 우리는 자신만을 생각하며 사회의 일들을 외면하고 있다. 우리보다 한참의 세월을 보내온 그녀에게 들었던 마지막말은 아직까지도 가슴 한편에서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만들어진 사회에 있기 보다는 앞으로 만들어갈 사회에 있는 것이 더 의미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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