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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무이(有一無二) 카페식 옷 가게 다락방학교 앞 구제 옷 가게를 운영하는 이덕희(52)씨를 만나다.
커피향내 나는 다락방
2012년 3월 13일 화요일, 어느 구제 옷 가게의 사장님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 학교 앞을 지나 다소 외진 골목으로 들어가니‘다락방’이라는 커다란 주황색 간판이 나를 맞이했다. 가게에 들어서니 먼저 날 반겨준 건 은은한 커피향기였다. 마치 카페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커피향기에 취해 가게 안을 이리저리 구경하던 나에게 다락방 이덕희 사장님께서는 커피 한 잔을 내게 내밀면서“우리가게에 왔으면 일단 커피부터 마셔야 해요. 마시면서 천천히 얘기해요”라고 말하며 반겨주었다. 처음 본 사장님의 모습은 50이란 나이가 무색할 만큼 젊어보였고 동물을 많이 사랑하시는 분 같았다. 가게에 고양이가 있어서 사장님께 고양이를 좋아하시냐고 물었더니“이 고양이들은 제가 기르는 고양이가 아니에요. 길 잃은 고양이들인데 언젠가부터 가게를 열 때마다 찾아와 자리를 잡고 갈 생각을 하지 않아, 가게를 열고 있는 동안만 돌보는 거에요”라고 대답했다.
 문뜩 나는 고양이가 감미로운 커피향기와 인간미 넘치는 사장님의 향기를 쫓아 다락방으로 오게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가 아닌 자기 집 안방처럼
이덕희 사장님께 첫 질문으로 구제란 무엇인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사장님께서는“사람들은 구제라고 하면 헌 옷, 중고라는 생각만 하는데 그게 아니에요. 이월상품으로 들어온 완전 새 옷도 꽤 있고 새 옷에 버금가는 상품성 있는 의상들이 가득한 곳이 바로 구제 옷 가게라고 할 수 있죠”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사장님은“더구나 우리 가게는 다른 가게와는 차별화된 분위기를 추구해요. 대한민국까지는 아니더라도 창원 최초의 카페식 옷 가게라는 거죠. 옷을 입어보다가 서비스 나오는 커피를 마시면서 쉬기도 하고 카페처럼 얘기도 나누는 그런 가게 말이죠”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사장님은‘다락방’에 온 손님들에게 어떤 명품커피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커피를 내밀며 이렇게 당부한다.“자기 집에서 옷을 입어보는 것처럼 편하게 입어보세요”라고 하면서 “한번은 이런적도 있었어요. 어떤 손님들이 가게에 와서 옷을 여러 번 입어보다가 마음에 드는 게 없었는지 가려고 하는 거에요. 그런데 손님이 입고 있던 옷이 손님 옷이 아니라 저희 가게 옷 이었어요. 가게 안이 어색한 분위기로 가득 찬 그 때 손님이 너무 편해서 자기 옷인 줄 착각하고 있었다고 하더라구요”라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들려주셨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가게, 편안함을 입을 수 있는 가게,‘다락방’. 간혹 손님들은 너무 무관심한 게 아니냐며 불평하지만‘다락방’은 다른 가게처럼 이윤을 남기기 위해 애쓰며 손님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보다 친구 집처럼 부담없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쉼터같은 가게를 추구한다. 혹시 고양이들도 이 편안함에 매료되어 매일 아침마다 다락방 앞을 지키고 있는 게 아닐까?

인연(因緣)
내가 이덕희 사장님을 인터뷰하게 된 이유는 우리 대학과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현재 이덕희 사장님의 자제분 3명은 모두 우리대학 산업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이다. 사장님께 어떻게 자제분 3명이 학교부터 과까지 같은 곳에 가게 되었는지 물었다. 이에 사장님은 “컴퓨터 직종에 종사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세 자녀가 모두 같은 과에 지원하게 되었고 학비나 위치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을 고려하다보니 창원대에 보내게 됐다”고 대답했다. 같은 학교, 같은 과 자녀 3명이 진학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래서 사장님께 자녀 3명을 모두 우리 대학에 진학시켰는데 학교 측에서 제시한 장학 혜택은 없냐고 물었더니“장학재단 규칙상 3명의 자녀가 모두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 혜택이 없다고 되어 있는데 같이 다니게 된게 이번이 처음이라 혜택은 아직 받지 못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실상 3명의 자녀가 모두 학교에 다니려면 3명 모두가 연년생이어도 같이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희박하다. 그 중 한명이 군대라도 가는 날엔 장학 혜택은 꿈도 못 꾸는 것이다. 학교가 우리대학과 특별한 인연을 가진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이제껏 사장님을 인터뷰하면서 정말 말을 논리적으로 잘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혹시 우리대학 의류학과나 디자인 쪽에서 강연 요청이 들어온다면 강의 하실 의향이 있으신지 질문했더니 “강연 요청이 온다면 정말 영광스러울 꺼에요. 하지만 제가 사실 많은 청중들 앞에서면 말을 잘 못해요. 연단에 올라가 있으면 다리도 떨리고 말도 잘 못하거든요. 그래서 왠만한 용기로는 하기 힘들 것 같네요”라며 해맑게 웃으셨다. 그제야 깨달았다 사장님의 매력은 논리적 언변 같은게 아니라 순수한 소녀감성이라는 것을 말이다.

따뜻한 여자 이덕희
마지막으로 이덕희 사장님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물었다. 그러자 사장님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따뜻한 여자가 되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예전부터 요양원에서 제 특기를 살려 해오던 봉사활동이 있어요. 어르신분들 기저귀나 잠옷, 앞치마 등을 만드는 일이죠. 이 일도 계속해서 꾸준히 하고 싶고 길고양이를 돕는 활동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게 가장 중요한데 이 가게에 오는 학생들처럼 언제나 젊게 살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다락방’을 시작한 지도 1년이 지났는데 어떤 가게로 만들고 싶냐는 질문에는“가게를 찾는 모든 손님들이 행복할 수 있고, 웃으며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짧게만 느껴졌던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졌던 건 우연이었을까?
세상엔 보고만 있어도 같이 있거나 바라보기만 해도 엔돌핀을 돌게 만드는 신기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종종 있다. 유재석이나 노홍철 같은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이덕희 사장님도 이런 능력을 가진 능력자가 아닐까? 나도 훗날 이덕희 사장님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나는 오늘 따뜻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데워주는 따뜻한 한 여인을 만났다.
당신의 마음이 꽃샘추위에 떨고 있다면 ‘다락방’을 찾아가길 추천한다. 장소를 모른다면 ☎010-4668-3939로 전화해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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