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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아침 7시에 머물러 있다

졸업.
졸업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뭉클했어요. 입학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이 흘러 졸업을 한다는 생각에 제가 조금 컸다고도 느꼈어요. 졸업을 하기 전에 이미 취업을 해서 더 기분 좋게 졸업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아는 분이 대학졸업식은 부모님의 졸업식이라고 말씀해 주셨던 게 기억이 나기도 했어요. 초, 중, 고, 대학까지 힘들게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의 졸업식이라면서요.
졸업수석은 매년 단대별로 돌아가면서 정해져요. 이번이 자연대 순서여서 운 좋게 제가 받게 된거죠. 수석이라 앞에 나가서 졸업장을 받아야 하는데 그때 제가 화장실에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 대신 철학과 학생이 대신 받았죠. '하필 왜 그때 화장실을 갔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차피 졸업장을 받을 때나 수석으로 받을 때나 사진은 같은 포즈로 찍기 때문에 그래서 그냥 쿨하게 넘겼어요. '인생은 쿨하게, 하지만 소심하게!'
 졸업을 하고 나니 왠지 뒷방 늙은이가 된 것 같아 서럽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학교를 다니고 싶지는 않아요.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서 그런지 다시 가라고 하면 못갈 거 같거든요.

추억이라는 이름.
매순간이 추억이었죠. 새터 때는 양이 한강만큼 되는 끓인 소주를 먹기도 하고, 특히 자대행사때는 자대의 우상이었던 2008년 체육학과회장님께 안기는 영광도 있었고요.
2009년 제13대 블링블링 아동가족학과 학생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었어요. 아무래도 학과가 조신하고, 단정하다는 이미지도 있고, 남학생들도 별로 없어서 학과운영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는데 07학번 학우들과 의견이 맞아 여성스럽지만 드센 학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리고 물리학과가 그 당시 같은 블링블링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와서 가위바위보로 이겨서 이름을 차지하기도 했죠.
가이드 없이 홍콩을 갔다오기도 하고, 일본에 먹거리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어요.

대학과 사람.
대학와서 사귀는 친구는 다 진실되지 않다고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진실된 친구는 1명이어도 괜찮으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1명이라도 소중한 친구를 만들면 가끔 무슨일이 있을 때마다 같은 공부를 하고, 같은 경험을 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말 한마디만 해도 다 알고 위로해주고 그러거든요.
그렇다고 일부러 굳이 친해지려고 발버둥 치지는 마세요. 그저 가끔 얘기하면서 웃을 수 있고, 안부인사를 할 수 있을 정도만이라도 친해진다면, 그 정도라도 할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내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람을 함부로 잘라내는 것은 하지 마세요. 자르는 것보다 한 번 그 사람에게 대어보는게 낫기 때문이에요. 그 사람 때문에 눈물도 흘려보고, 웃어도 보고, 그러면서 더 성숙해지거든요.

후회.
사실 너무 많아서 말을 못하겠어요. 대학을 다니면서 컴퓨터 자격증을 많이 따지 못했던 것도, 영어가 싫다고 영어공부 하지 않은 것도 후회가 돼요. 이력서에 영어회화능력을 상, 중, 하로 적는 난이 있었는데 그곳에 저는 '없음'이라고 적었거든요. 정말 참 많은 것이 후회가 돼요.

방학.
방학땐 정말 미친듯이 놀았다고 해야맞을까요? 저는 대학에 다니는 4년 동안은 방학에도 놀고 싶었어요. 대학을 졸업하면 하기 싫어도 죽기 전까지 평생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할텐데 대학에 다닐 때마저도 일을 하면서 빠듯하게 지내야 한다는 게 정말 싫었거든요. 그래서 방학 때는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정말 쓰레기 봉지처럼 살았어요. 매일 방콕 하고, 영화를 보고, 그러다가 웃긴 일이지만 우울증도 걸렸었죠.

사회라는 곳은.
사회에 첫발을 먼저 내디뎠다고 하기에는 제가 아직 일을 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신참이라 잘은 모르겠어요. 그러나 하나 느끼는 것은 다 같은 과정이라는 거예요. 모르는 게 있으면 열심히 물어보고, 남들처럼 달리고, 때론 지치고, 그러나 지치지 않기 위해서 다시 열심히 달리는 것밖에는 없더라고요. 내일이 제가 담당하는 첫 모임이어서 지금 되게 긴장이 되고 진땀나요. 일이 처음이어서 재미있고 신기해요. 그런데 여지껏 이론만 배우다가 실습을 하게 되니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힘들기도 하고요.

진실된 가치를 찾는 일.
대학에 다닐 때는 '졸업을 하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직장생활을 한 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막상 사회에 나가 보니 하고 싶은 거 하는게 참 어렵더라고요.
내가 길이라고 믿고 걸어가고 있던 그 길이 옳은 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거예요. 졸업을 하고 나서 몇 년 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사람들은 저사람은 실패했다느니 여지껏 저게 무슨 꼴이라느니 하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남은 인생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라면 그 시간은 남은 인생만큼 가치가 있을 거예요.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린 아직 20대죠. 고작 이십몇 년을 살았는데 20대의 중간 혹은 끝자락에서 내 남은 인생을 결정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고, 결정을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을 거예요. 대학이 수능보다 더 중요하니 섣불리 결정하거나 초조해 하지 말고 가치있는 답을 찾았으면 해요.

앞으로의 꿈.
지금은 상담사를 하고 있지만 저는 나중에 사장님이 될 거예요. 저는 집이 터지려고 할 만큼 만화책이 많을 정도로 만화책을 좋아해요. 그래서 집을 지을 때 200평짜리 땅을 사서 100평에는 집을 짓고 또 다른 100평에는 벽면이 전부 책장으로 된 카페를 지을 거예요.
 카페에는 제가 모르는 사람들이 찾아오겠죠. 사람들은 전부 이야기를 하고요. 그게 좋은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나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카페라는 공간에서 참 많은 이야기를 해요. 좋든 나쁘든 많은 얘기를 하고가죠.
 지금 우리가 여기서 인터뷰를 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게 좋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제가 사람을 좋아해서 카페에 오는 사람들을 보며 산다면 좋을 것 같아요.

대학생들에게.
식상한 말이겠지만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세요. 지금은 공부의 필요성을 못 느낄지 몰라도 후에 이력서에 쓸 내용을 생각해야 할 거예요. 2학년이라고 늦은 것도 아니고 1학년이라도 빠른 것도 아니니 당장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한다면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이런 말을 들었는데도 공부를 하고 싶지 않다면 등록금을 생각하세요. 그리고 최선을 다하세요. 그리고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셨으면 해요.
휴학은 사람에 따라 결과가 너무 달라서 달리 말을 해줄 말은 없지만 다신 안놀 정도로 미친듯이 논다면, 또 자신이 휴학하기 전에 계획했던 것들을 다 이룰 수 있다면 해도 상관은 없을 것 같아요.

우리는 평균적으로 80년 정도 살죠. 그런데 지금 나는 그의 4분의 1도 안되는 20대의 자락에 살고 있어요. 제 나이를 시간으로 치면 나는 아직 아침 7시에요. 이제 막 해가 뜨고 아침이 밝아오는 그런 시간이죠. 그리고 저는 막 잠에서 일어나기 시작했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 이 순간도 늦지 않았다는 거예요.
김지은 기자 hyem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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