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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미소가 아름다운 아저씨

사람들이 지나가는 본관 입구 길목. 그 길목에서 만난 아저씨는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눈가의 주름을 행복하게 접으며 인사를 했다.

에피소드 1. 미소의 결실

우리 대학 포털사이트인 '와글' 내의 '칭찬합시다' 라는 코너에 아저씨를 칭찬하는 사람이 참 많았다. 사람들은 아저씨의 어떤 면이 좋았기에 칭찬의 글을 올렸을까? 아저씨께서 얼마나 친절히 대해 주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일이 있어도 메모 한 장 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세상인데 정말 너무나도 신기했다. 그렇다면 아저씨는 이 사실을 알고 계실까?

"알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이 얘기해 주더라고요. 참 민망하다고 해야 할까요... 나는 아무것도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없는데 학생들이 이렇게 칭찬을 해 주어서 많이 민망하면서도 고마워요. 그리고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그리고 학생들은 ‘경비아저씨’보다는 ‘아저씨’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아요. 근데 난 그게 더 좋아요. 더 친근하고, 사이가 멀다는 느낌을 주지 않거든요.”

아저씨는 ‘경비아저씨’라는 느낌보다는 그저 ‘옆집 친한 아저씨’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친근하게 대해 주셨다.

칭찬받는 게 민망하다던 아저씨. 처음 인터뷰를 요청하러 갔을 때도 아저씨는 잘 표는 나지 않았지만 약간 당황한 눈치였다. 그러나 아저씨는 당황하면서도 질문하는 내용에 자신의 생각을 잘 이야기 해주셨다. 인터뷰하면서도 금방 느낄 수 있던 아저씨의 성격을 아는 사람이라면 과연 누구가 아저씨를 미워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이 인사도 참 잘해요, 항상 경비 옷을 입고 다니니까 봉림관에 점심을 먹으러 간다 던가 할 때도 반가워하며 인사를 건네곤 해요. 그럴 땐 정말 보람을 느끼고 뿌듯하죠. 어떻게 보면 제가 행운을 잡은 것이겠지요? 이런 학생들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한 것이잖아요"

아저씨께는 학생들이 일종의 자양강장제 같은 역할인 것 같았다. 보면 힘이 나는 아저씨만의 자양강장제 말이다.

에피소드 2. 경비라는 열매

"참. 우연히도 내 적성을 찾았죠."

아저씨는 눈이 휘어지듯 미소를 지었다. 마치 보고 있는 사람도 행복해 질 것만 같은 미소를. 그리곤 말을 이었다.

"나는 처음부터 경비였던 것이 아니에요. 처음엔 나도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었죠. 그저 ‘잠시 일을 쉬어간다’라는 의미로 경비라는 일을 시작했고요. 그런데 하다 보니 일이 행복하고, 내 적성과 예전에 했던 일보다 더 맞는 것 같아서 벌써... 12년째 일을 하고 있네요."

아저씨는 그때가 다시 생각이라도 난 듯 조근조근 얼굴에 작은 미소를 띠며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아저씨가 경비라는 직업을 가진 나이는 49세, 아무리 자기 적성에 맞는다고 해도 쭉 해오던 일을 계속 이어가지 않고 새로운 직업을 가진다는 것이 두렵기도 했을 것이다.

적은 나이도 아니고, 한 사람이 백 년의 인생을 산다면 그 중 반 정도를 다른 일을 하며 지냈던 사람인데, 이렇게 갑자기 자신의 직업을 바꾸고 나서 후회하기도 하였을 것으로 생각이 들어 질문을 던졌다.

"후회하지 않아요. 이 일이 정말 행복하거든요. 학생들, 교수님들을 만나는 것도 좋고, 가장 중요한 내 적성에 이 일이 맞는다는 것이죠."

아저씨는 49세라는 나이가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저씨가 경비라는 직업과 만난 그 시기는 아마 아저씨가 첫 직업을 가졌을 때처럼 느끼고 계신 것 같았다.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우리가 생활하는 구석구석 모든 일에 필요한 사람이 경비이다. 그렇기에 어느 사람보다 더 많은 일을 하신다. 일이 힘들지는 않으실까?

"격일제로 일하고 있어서 괜찮아요. 예를 들어 월요일 아침 7시에 출근하면 화요일 아침 7시에 퇴근을 해서 화요일은 쉬고 수요일에 와서 다시 똑같이 반복 하죠."

일주일에 3일에서 4일 정도를 학교에서 보내신다고 보는 게 가장 적당할 것이다. 하루를 꼬박 학교에서 지내시는 아저씨는 온종일 참 많은 일을 하신다.

"아침 출근과 동시에 교통정리를 하고, 총무과에서 지시가 내려지면은 근로 학생들에게 할 일을 정해주고, 행사가 있으면 행사를 준비하기도 하고, 점심을 먹고 나면 오후 우편을 각 행정실에 나눠주고, 학교 사람들이 다 퇴근하는 밤에는 순찰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 일을 하다 보면 쉬는 시간이란 게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 많은 일 중 아저씨에게 가장 즐거운 일은 무엇일까?

"하루 중 가장 재미있는 일과는 출근 후에 하는 교통정리인 것 같아요. 교통정리를 할 때면 학생들과 자연대에서 근무할 때 같이 지냈던 교수님들이 인사를 반갑게 해주셔서 아침부터 즐거움을 줘요."

아저씨는 처음부터 웃으면서 일과를 시작한다. 학교생활에 찌들어 사는 우리에게는 사실 참 이루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렇게 힘든 일들이, 아저씨에게는 매일 일어나는 하루의 일과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하지만, 웃는 얼굴로 하루를 시작하는 직업이라 해도, 또 자신의 적성에 가장 잘 맞는다고 해도, 모든 일은 힘든 점이 있기 마련이다.

"힘든점은...조금 있다고 봐야죠. 힘들 때도 있지만, 학교에서 생활을 하면서 학생들을 위해서 일을 하다 보면 내 마음이 젊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비록 내 외부적으로는 세월이 가지만 마음만은 변함이 없어요. 그래서 힘들어도 의욕이 솟아나죠."

에피소드 3. 나에게 남은 시간

"음... 언제까지라. 사실 퇴임이 정해지는 나이가 있어 아마 그때가 되면 나가야겠지요. 사실 욕심이지만 나는 더 오래 있고 싶어요. 학생들과 더 같이 지내며 보내고 싶은데...근데 나는 그러지 못하겠죠..."

아저씨의 연세는 올해 61세. 정년퇴임의 나이는 65세. 극단적으로 보자면 아저씨는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이제 약 4년 정도 후면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저씨는 깊은 생각을 하듯 쉽사리 말을 뱉지 못했다. 아마 자신의 끝을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시간이 지나자 아저씨는 말을 이으셨다.

"하지만, 그 때까지 라도... 끝날 때까지라도 열심히 하고 싶어요. 후회하지 않게...그리고 나를 칭찬해준 많은 학생에게 부끄럽지 않게...말이죠."

아저씨의 얼굴에서 굳은 다짐이 느껴졌다.

에필로그-

"우리 학교에는 총 11명의 경비아저씨들과 약 50분의 청소부 아주머니가 일을 하고 계세요. 저는 이분들에게 감히 제가 점수를 준다면 100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저씨는 정말 100점을 주고 싶은 듯 보였다. 그 100점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듯,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모든 것을 주겠다는 듯 말이다.

"밤에도 낮에도 많은 일을 정말 열심히 해요. 학생들이 알게 모르게 정말 많은 일을 하고 있어요. 일하는 것이 정말 힘들 텐데, 열심히 하는 모습들을 보면 참 자랑스럽다고 생각이 들어요."

아저씨가 말한 약 60명의 사람들은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곤 한다. 아마 아저씨는 우리에게 그 사실을 말하고 싶었나 보다.

그 말이라는 것은 아마 이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지은 기자 hyem1210@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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