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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그 편함 속에 감춰진 불편함[Inter+View] 창원지방검찰청 수사사무관 김삼술(무역80) 동문을 만나다

 인터뷰를 하러 가기 위해 길을 걷고 있었다. 오늘은 기자 혼자가 아니었다. 얼마 전 들어온 어여쁜 수습 두 명과 함께 걷고 있었다. 청명한 하늘 따스한 햇살 예쁘게 핀 벚꽃 한마디로 소풍가기 딱 좋은 날씨였다. 그러나 기자의 발이 향하고 있는 목적지는 소풍과는 전혀 무관한 장소였다. 바로 창원지방검찰청이 그 곳이었다.

 검찰청 입구에 들어서자 바로 눈에 띈 것은 공항에서나 볼 수 있는 금속탐지가 되는 문이었다. 아무 생각도 없이 들어섰다가 갑자기 울리는 경보음에 적지 않게 당황한 기자였다. 그렇게 그를 만나러 간 곳은 검찰청 5층 512호실이었다. 수사관이라는 그의 직업 때문이었을까? 약간은 긴장하고, 약간은 무서운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문 뒤에서 기자를 맞이해 준 이는 기자 생각속의 무서운 수사관이 아니었다. 생각과는 정반대의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수사관이었다. 그렇게 악수를 하고 인터뷰를 시작하려 할 때, 그가 나에게 물음을 던져왔다.

월요일이 무서운 이유

 "요즘 대학생들이 공무원을 지망하는 이유가 공무원이 '편하니까', '안정적이니까'라는 이유 때문이라던데 그게 정말 사실인가? 도대체 누가???"

  그의 질문에 순간 당황한 기자였다. 질문 자체 때문이 아니었다. 그의 말투에서 그가 순간 발끈했음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많은 대학생들이 공무원하면 임기가 보장되고, 6시 칼 퇴근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공무원을 지망하고 이러한 현장은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더욱더 확산되어갔다. 분명 이러한 현상이 조금은 슬픈 이야기일지 모른다. 하지만 발끈할 것까지야 있을까?

 "공무원이 편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야. 일단 직업공무원이다 보니 안정적인 것은 맞지만, 어떤 직렬이든 결코 편한 곳은 없어. 나 역시 20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해 왔지만 한번이라도 편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 솔직히 사무관으로 승진하고 나면 조금은 편할까 했는데 오히려 더 업무량이 늘어서 더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 일요일 저녁에는 월요일이 무섭기만 하다니까. 요즘도 저녁 10시까지 일을 하고 사무실을 나가는 날이 많아, 아마 다른 직렬에 있는 공무원들은 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아. 그러니 공무원이 편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지망하는 이가 있다면, 분명 후회할꺼야"

 조금은 염려스럽게, 조금은 호통치듯 그리고 조금은 안타깝게 그는 말하고 있었다

 결코 편한 '직렬'은 없다. 과연 편한 직렬만 없겠는가? 아마 세상 어디에도 편한 '직업'은 없을 것이다. 그저 우리가 편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공무원 일을 그는 왜 시작하게 된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처음부터 수사관이 되는 꿈을 가지고 있었떤 것이라고 하기에는 그가 졸업한 무역학과는 전혀 맞지가 않았다.

공무원이 되다니?

 "사실 나는 내가 공무원이 될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 내 전공이 무역이거든. 그래서 나는 전공을 살려 회사에 취직을 할 생각이었어. 그런데 내 학교 성적 가지고는 입사원서를 제출할 만한 대가 없었어. 그리고 내가 취직을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이미 성적을 되돌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어버려 있었지. 답답했어. 그래서 성적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하자는 생각을 했어. 그래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게 된거야. 그리고 수사관이 된 것은 내가 개인적으로 수사란 것을 해보고 싶었거든"

 조금은 씁쓸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도대체 학교 성적이 얼마나 안좋았던 것일까? 아니 도대체 학교 떄 얼마나 공부를 안 좋아했던 것일까?

 "사실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보다는 다른 여러 가지일에 집중을 많이했어, 솔직히 공부를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다 말하면 너무 길어지기도 하고, 솔직히 나도 내가 공부를 얼마나 못했는지 잘 모르겠어. 그냥 이야기 하나 말해줄게. 내가 공무원 시험을 치고 9급 발령을 받아 마산지방검찰청(현재 창원지방검찰청)에 출근을 하는데 과 동기였던 친구가 내게 '어디 다니느냐'고 묻더군. 그래서 내가 '지금에서 수사 공무원 일을 한다'고 했더니 '정식 발령이가?'라고 되 물어보는 거야. 정말 어이가 없었지. 그때 내가 공부를 얼마나 못했고 엉망으로 생활을 했는가에 대한 회의를 느꼈지. 지금도 생각하면 그때가 너무 부끄러워.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친구에게 지금 변화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해"

 웃으면 안될 이야기 같았다. 그러나 조금은 웃겼다. 그렇다고 큰 소리로 웃을 수는 없었기에 기자는 소리 없는 미소만지었다. 그런데 기자가 아닌 그가 조금은 부끄럽게 웃고 있었다. 과거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남에게 말할 수 있다는것, 그리고 그 말을 하면서 웃을수 있다는 것. 그건 아마도 지금의 자기 자신이 하는 일과 자신 모습에 대한 만족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것, 즉 당당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그가 지금 하고 있는 공무원 일은 어떤 것일까? 어떤 일을 하고 있기에 그는 자신의 모습과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만족을 느끼며 당당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기만 했다.

떳떳함의 이유

 "내가 몸담고 있는 검찰 공무원은 수사가 주된 업무지. 수사 업무라는 것이 정말 힘들고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어. 특히 내가 맞고 있는 특수, 공안 업무는 더더욱 그래. 그리고 일의 특성상 자세히는 말해 줄 수가 없어"

 힘들기 때문에, 하지만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다 해내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을 얻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힘든 일을 해낸다는 것만으로는 그 만족감을 가질 수는 있어도 자부심을 가지지는 못한다. 그리고 당당 하다는 것은 그저 일을 해냈다는 성취감에서만 오는 것 일 수 없다. 그렇다면 뭔가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당당하게 만드는 것일까?

 "내가 공무원을 하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커다란 사건을 해결한 것도 아니고 승급을 한 것도 아니야. 내가 공무원의 본문을 지키면서 열심히 살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내 단상 위에 서서 다른이들에게 나의 공무원 생활을 이야기 할 기회가 생긴다면 '난 부끄럽지 않은 공무원 생활을 했다'라고 떳떳하게 말 할 수 있게 앞으로도 그렇게 쭉 살아 갈거야"

 이제야 답이 밝혀진 듯 했다. 그의 당당함은 자신의 일에 대한 한 점 부끄럼 없는 떳떳함과 자부심에서 나오고 있었다. 자신의 일에 부끄럼 없이 살아가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인가? 아니다. 결코 쉬울 수 없다.

 그는 자신의 공무원이라는 자신의 일에 당당했다. 그렇다면 공무원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지금의 대학생들을 보면 그는 무슨 생각을 할까? 그리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

취업이란 목표를 가진 대학생들에게

 "지금의 우리 후배들을 보면 참 불쌍한 것 같아. 취업이라는 굴레에 얽매여 무작정 열심히 공부만 하고 있으니 말이야. 물론 공부를 하지 말라는 건 아니야. 무작정 하지 말라는 거지. 지금 대학생들을 보면 무엇인가 되겠다는 목표가 없어. 어떤 것이 되도 괜찮다는, 그저 취업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취업 그 자체를 목표로 삼고 있는 것 같아"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사실이었으니까. 그랬다. 우리는 무엇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아니, 더 이상 가질 수 없게 돼버린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취업 그 자체를 목표로 삼아버린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좀 더 확고한 목표를 가지란 거야. 그리고 자기 자신과 약속을 해. 꼭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그리고 할 수 있다고 자기 자신을 끝까지 믿어야지. 그리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공부를해야 해. 또한 공부하는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인생에서 죽었다라고 생각하고 오로지 공부에만 몰두해야 하는 거야. 우리고 공부원 사이에는 4당 5락이란 말이 있어.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거야. 나 또한 정말 4시간 자고 공부해서 승급시험에 합격했어. 이 나이에 내가 그 정도니 젊은 열정과 패기로 뭉친 20대는 어떻겠어? 자신을 믿고 끝까지노력하면 이루지 못할게 없어

 이렇게 그와의 인터뷰는 끝이 났다. 그와 악수를 하고 검찰청을 나왔다. 길을 걸으며 기자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그럼 지금의 대학생인 나는 어떠한가? 우리는 어떠한가? 대학생이라는 우리 자신의 일에 떳떳한가?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날씨는 여전히 화창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도 목표를 가지지 못하고 그저 취업을 목표로 삼아 공부하고 있을 또 다른 우리의 모습에 기자의 마음은 어둡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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