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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순(아름다운 가게 활동천사 대표)씨를 만나다.나방이 빛을 따라가듯, 그녀에게는...
  • 박해철 수습기자
  • 승인 2012.05.0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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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게 활동천사 대표 하현순씨

 

먹구름을 헤치고 나온 봄 햇살처럼

시험이 끝난 후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꽃을 피워줘야할 봄날씨가 요즘 영 말이 아니다. 봄장마라는 불청객 때문에 좋았던 기분조차 우울하게 만들고 만다. 3일째 계속되는 우중충한 날씨 속에서 하현순씨와의 첫 만남을 가졌다. 룸형식으로 돼있는 찻집에서 약속을 잡고 약속시간에 맞춰 찾아갔더니 먼저 약속장소에 와계셨다. 죄송한 마음이 들어 급하게 방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밖의 흐린 날씨와는 다르게 화사한 봄 향기가 가득했다.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고 그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현순씨를 알게된 건 아름다운 가게라는 자원봉사단체의 소개 덕분이었다. 아름다운 가게 관계자는 “자원봉사자 중에 학생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분이 있어요. 정말 열심히 활동에 참여하시고 굳은 일 마다하지 않고 항상 자기 일처럼 즐겁게 일하시는 분이에요”라며 하현순씨를 소개 했다. 하현순씨의 첫 인상은 생각하고 있었던 모습과 상이했다. 많은 사람들을 대하고 도움을 주는 활동을 많이 하시는 분이라 무척이나 밝은 성격의 소유자로 생각했는데 막상 만나보니 다소 수줍음이 많은 듯이 보였다.

 

어디든 달려가는 원더우먼

하현순씨에게 어떤 계기로 인해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물었더니 “원래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여성능력개발센터에 속해있는 합창단의 회장을 맞게 되었는데 합창단원들과 좀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이 일을 하게 되었어요”라고 말하며 “그런데 제가 이런 인터뷰를 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서 인터뷰를 해도 기사가 써질지 모르겠어요”라며 겸손하게 대답했다. 대답을 들으니 첫 인상에서 느껴졌던 느낌은 수줍음이 아닌 겸손함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떤 봉사활동을 해보셨냐고 질문에는 “김장을 도와주는 봉사, 소년소녀가장 급식지원, 농촌 일손돕기 같은 여러분들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봉사활동부터 합창단이라는 특성을 살려 재소자분들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러주는 활동까지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어떤 활동을 중심으로 자원봉사를 한다기 보다는 저를 찾아주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편입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간다. 하현순씨야 말로 이 시대가 그토록 갈망하는 슈퍼히어로가 아닐까?

 

사람이 곧 재산이다.

대화를 계속해서 진행하다 보니 ‘하현순씨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냈냐는 질문에 의도치않은 해답을 얻게 됐다. “아마 제가 이런 일을 하게 된 이유가 저희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아버지는 마을의 이장님이셨고 어머니는 부녀회장님이셔서 저희 집에 손님이 끊이질 않았어요. 밥을 먹을 땐 항상 손님이 오셔서 인사드리느라 앉아서 한 번에 밥을 먹은 적이 없을 정도 였으니까요. 어렸을 적엔 이렇게 저를 귀찮게 하는 손님들이 싫었어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시더라구요. ‘옛날 옛적에 정승 집이 있었는데 그 정승 댁은 워낙 명성이 높아서 사람들 발길이 끊이질 않았단다. 그런데 그 댁의 하인들은 손님이 오면 할 일이 늘어나니까 그게 너무 싫었던거야. 그래서 아궁이에 소금을 뿌리면 손님이 오지않는다는 소문을 듣고 아궁이에 소금을 뿌렸단다. 신기하게도 그 뒤로는 정승 댁에 손님이 뚝 끊겼어. 하지만 손님이 끊기자 정승 댁은 망했고 하인들도 갈 곳을 잃은 실향민이 되었지’라는 이야기였죠. 아버지는 사람이 곧 재산이라며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중시하셨어요. 요즘도 저녁이 되면 마을에 무슨 일이 없나 하고 순찰을 도시곤 하시죠. 그런 가정에서 자라다보니 저도 모르게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는 것을 즐기고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게 된 것 같아요. 사실 봉사활동이라는 것이 제가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게 아니거든요. 오히려 제가 봉사활동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 더 많으니까요”

요즘 사람들에게 정말 진정한 친구가 몇 명이냐고 물어보면 손가락을 모두 접을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을 것이다. 살다보면 이러한 인간관계가 짐이 되고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누군가를 사귈 때 어떠한 댓가를 바라고 만나는 것은 아니다. 그저 같이 있을 때 좋으면 그만인 것이다. 사람들이 사람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 이유는 댓가를 바라고 사람을 만나기 때문일 것이다.

 

누릴 수 있을 때 누려라

인터뷰가 시작 된지 2시간이 다 되어가던 무렵 하현순씨는 나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꿈에 대해서 물으면서 “젊을 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세요. 지금 저는 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심지어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서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계획을 세우죠.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배우고 하고 싶은게 있으면 생각나는 즉시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세요. 젊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을 테니까요”라고 말하며 세월의 무심함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덧붙여 “제가 ‘사람이 재산이다’라고 말했는데 사람들을 대하는 Tip을 드리자면 사람의 단점만 바라보려고 하지말고 단점이 있으면 장점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세요. 그리고 자신의 입장에서만 사람들을 대하지 말고 남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의 행동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자신에게 스트레스로 돌아오는 일은 없도록 하세요. 사람은 너무 민감하면 피곤한 일이 너무 많이 생겨요.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둔감할 필요성이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라며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셨다.

하현순씨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영화 ‘은교’의 대사 중에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도 나의 잘못으로 얻은 벌이 아니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이 대사는 주인공 이적요가 늙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읊조리는 말이다. 젊음이란 누릴 수 있을 때 누려야 하는 것이다. 늙음이란 옷을 입는 순간 마치 무거운 짐을 둘러맨 듯 족쇄를 차게 되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진다. 아직 때는 늦지 않았다. 젊은이여, 젊음의 특권을 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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