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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물 좀 먹으면 낫지 않겠나?""농사 돕느라 공부할 시간 없었다" 북한생활 회고

 '새터민 초청 강연' 포스터를 보고서는 강연에 참석할 생각에 매우 설랬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같이 가자고 꼬셔보았는데 도리어 '새터민'이 뭐냐고 묻는 친구들이 대다수였다.

 '새터민'이란 북조선에서 탈출한 '탈북자'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이유로 순화시킨 단어이다.

 지난 15일(목) 22호관 모의법정에서 처음 만난 새터민 A씨는 중국서의 생활 탓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마르지 않았지만 키는 교수님과 한 뼘 정도 차이로 왜소해보였다.

 그는 "먹물 좀 먹으면 낫지 않겠나"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대학에 진학했던 '공부를 좀 하는' 학생이었다. 여기에서 "먹물 좀 먹으면 낫지 않겠나"라는 말은 "공부하여 대학에 진학하면 생활이 좀 더 나아지지 않겠나"라는 의미로 북한의 생활상을 슬프지만 재치 있게 표현한 말이다.

 그는 "더 좋은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성적이었지만 외삼촌이 월남한 경력이 있었던 터라 하향지원하여 대학교에 들어왔다. 하지만 대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도 인민학교, 고등학교 때처럼 봄, 가을에는 농사짓는 것을 돕느라 공부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나 급식에는 먹으면 90% 소화가 안 된다는 통밀밥과 옥수수 120알 등의 식단이 나와서 대학생 99%가 위병 환자였던 걸로 안다"며 북한의 식생활을 소상히 말해주었다. 이어 "봄, 가을 내내 공부를 못 할 만큼 농사를 짓는 것을 돕는 데 먹을 때 보면, 왜 쌀이 없고 반찬이 없는지를 이상하게 여기지 못했었다. 이것이 세뇌 교육의 엄청난 결과이다"고 말하며 자신이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할 수 없었던 지난 과거를 떠올리며 슬픔에 잠겼다.

 이번 초청 강연은 국제관계학과의 '남북한관계론'이라는 수업의 일환으로 북한의 실상을 학생들의 피부에 직접 와 닿게 해주고자 준비하게 되었다.

 이 수업을 듣는 강형욱(국제관계10)씨는 "북한의 현실을 조금 더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이런 기회가 많아져서 새터민들에 대해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직은 북한식의 어투로 말을 하면서도 중간 중간에 농담도 하면서 학생들에게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 학생의 "노래 한 소절 불러 달라"는 짓궃은 부탁에 "한 소절 말고 한 곡 부르겠습니다"라며 시원스럽게 노래 한 곡을 불렀다.

 모두가 웃음을 머금은 가운데 가운데 새터민 초청 강연은 끝이 났지만 그의 마지막 말이 며칠이 지난 지금에도 잊혀 지지가 않는다.

 "정치교육, 참 무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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