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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의 투명인간, 외로운 자율전공학부 학생들“신설된 학부가 감수해야 할 문제” VS “소속감 없이 방치된 학생 같아”

 대학에 진학하기 전, 학생들은 누구나 한번쯤 가치관이나 자아정체성의 혼란이 왔을 것이다. 바로 ‘과’선택 때문이다. 그저 입시에 매달려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고 소질이 있는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채 그저 대학 이름이나 취업이 잘 되는 과를 선택하여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불상사를 방지하고자 ‘자율전공학부’가 탄생했다. 자율전공학부는 자율전공 모집단위로 입학한 학생들에게 정해진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자신의 적성과 재능에 따라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게 한다. 이와 같이 자율전공학부는 전공 선택의 유연성을 통하여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전공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학부이다.

 우리대학은 2009년도에 처음 이 학부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자율전공학부 학생들은 학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자율전공학부 학생들의 불만은 한 두 번 있는 일이 아니었지만, 직접 탄원서를 제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율전공학부의 어떠한 문제점 때문에 그들은 이러한 조치를 취해야만 했는가?
*탄원서: 개인이나 단체가 국가나 공공기관에 대하여 억울한 사정이나 선처의 내용을 진술하여 도움을 호소하는 문서.

교육과정에도 없는 자율전공학부 과정

 매년 우리학교에서는 각 학과의 교육과정을 기록해 놓은 책을 발간한다. 하지만 이 책에는 어느 곳에도 ‘자율전공학부’에 대해 언급되어 있는 것이 없다.

 말 그대로 ‘자유롭게, 하고싶은 교양을 듣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자신이 정말 하고싶은 공부, 가고 싶은 과에 대해 탐색하고 알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과 사무실에 찾아가면 ‘직접 그 과에 가서 물어봐라’는 답변 뿐이다. 원하는 과에서 1학년부터 전공 수업을 시작한다면 그 과에 찾아가서 직접 부탁을 해야 한다. 거절당할 시에는 1년 동안 교양수업만 이수한 뒤 후년에 1,2학년 과정을 한꺼번에 들어야 한다. 

 학생들은 홈페이지에 명시되어 있는 ‘창원대학교는 여러분이 소질과 잠재능력을 연마하고 계발하여 사회에 기여하는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라는 문구는 말뿐이라며 한숨만 내쉴 뿐이다. 

 이에 대해 자율전공학부 사무실에서는 “우리가 수많은 과를 전부 다 알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직접 원하는 과에 찾아가 묻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입학처나 학사관리과에서 내려오는 지침대로 운영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과방,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

 모든 학과에는 학과생들을 위한 과방이 마련되어 있다. 물론 자율전공학부도 봉림관 2층에 과방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곳에서 떠들 수 없다. 배가고파도 음식을 시켜 먹을 수도 없다. 9시 이후에는 폐쇄되어 늦은 시간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눌 곳도 없다. 조금만 문제를 일으켜도 하루가 멀다 하고 학생과에서 찾아온다. 자율전공학부의 A학생은 “1학기 때는 과방도 없었다. 방학때는 다른 연구실로 사용한다고 출입도 금지되었다. 2학기들어 개방된 과방에서는 쥐 죽은 듯이 있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자율전공학부 과방에는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 아닌 학생과의 물품만 즐비했다. 이에 대해 학생과에서는 “지금은 마땅한 장소가 없어 과방을 옮길 수 없다.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적합한 장소에 과방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소속은 어디인가

 자율전공학부의 학회장은 인문대학 철학과의 박성호 교수이다. 하지만 그들의 과사무실과 과방은 봉림관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그들의 소속은 인문대도, 봉림관도 아니다.

학교의 행사가 다가올 때 마다 자율전공학부 학생들은 근심에 잠긴다. 대동제나 단대 체전 때는 참여할 단대가 없을 뿐 아니라 보조금도 지원되지 않는다.
 
학생들은 “우리도 창원대학교 학생인데, 다른 학생들과 같이 학교 행사에 참여하고 즐기고 싶다. 그런데 어째서 이러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전공 선택의 폭 또한 좁아져

 자율전공학부 학생들의 과 선택의 폭 또한 좁아지고 있다. 2009년 신설될 때부터 ‘유아교육’이나 ‘특수교육’은 선택이 불가했으며, 올해는 자연공학계열 모집을 폐지했다. 또한 내년부터는 ‘세무학과’선택도 폐지될 예정이다.

 작년 학생들의 진학 현황을 보면 인문사회계열 28명 중 46%인 13명이 세무학과로 진학, 자연계열 29명 중 55%인 16명이 기계공학전공으로 진학하였다. 이는 학생들에게 인기 있고 진학하고자 희망하는 학과들이 하나 둘 진학 선택의 문을 닫고, 폐지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매년 학과에서 편입생이나 전과생, 자율전공학부생 등을 받는 것은 학과자율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각 학과에서도 자율전공학부를 거쳐 2학년으로 들어온 학생들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전공학부는 ‘1년간 학문의 기초를 다지는 교양과목을 충실하게 배우며 자신의 개성과 잠재력을 계발하고, 자신이 원하는 전공과정 진입을 준비하며 대학생활과 인생의 목표를 설계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출발했다. 하지만 획일화 되지 않은 정원수와 학생 본인의 과 정체성이 없어 1년을 헛되게 보내는 학생들이 생겨났다. 또한 1학년 때부터 전공을 가진 학생들과의 격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학업 증진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은 자율전공학부라는 이름 좋은 명분아래 충분한 준비 없이 도입한 대학의 책임에 있다. 비록 신설되었다고 하지만, 올해 신설된 ‘간호학과’는 충분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를 비교할 때 자율전공학부에 대한 학교 측의 시행착오는 학생들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다.

자율전공학부 문제를 통한 교훈으로, 학교에서는 ‘빛좋은 개살구’를 만들어 내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 또한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자율전공학부 학생들의 바람처럼 ‘이 불행이 후배들에게 물려가지 않도록’ 하나하나 적극적으로 보완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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