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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호수 오리들 피곤해서 '꽥꽥꽥'밤낮없는 방문객들의 소음과 과다한 먹이섭취로 스트레스 받아

 우리대학 기숙사에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술에 취한 한 남학생이 호수에 있던 오리를 집어 올려 세탁기에 넣고 돌렸고, 세탁이 끝나고 난 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오리가 살아나와 아직도 호수에 있다는 것이다. 밤낮으로 울면서. 믿거나 말거나한 이야기지만 요즘 정말 오리들이 운다. 잠 못 자서 울고 배탈 나서 운다.

 창원대 기숙사 호수는 경치가 좋기로 유명하다. 낮에는 창원대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아이들을 데리고 많이 놀러온다. 오전과 낮 시간은 오리의 주 활동 시간이기도 하다. 이 시간에 오리들은 호수를 많이 돌아다니는데, 호숫가 주변으로 오리가 모이게 되면 학생들과 아이들이 오리에게 자신들이 먹던 과자나 음료수 혹은 초콜릿을 주기도 한다. 원래 오리는 야생에서 주로 물고기나 새우, 갑각류, 작은 어류, 곤충, 그리고 곡식낟알, 풀씨, 부드러운 풀잎 등을 먹고산다. 그러나 잡식성이라 과자, 밥, 채소 등도 잘 먹는다. 하지만 이러한 가공식품은 야생동물의 몸에 해롭다. 더군다나 우리학교는 오리가 음식을 잘못 먹어 배탈이 나면 치료해 줄 치료사도 없다. 또한 과자를 많이 먹은 동물의 분비물에서는 자연 상태의 것에서보다 지독한 냄새가 난다.

 아이를 데리고 호수에 놀러온 권옥순(45)씨는 “저희 아파트에도 오리가 사는데 지나가는 아이들이 너무 과자를 많이 줘서 오리들이 자주 아프고 수도 많이 줄었어요. 그래서 이번 해 부터는 오리를 위한 게시판을 만들었는데 여기도 오리가 편안한 환경에서 살 수 있게 오리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 수 있는 게시판을 만들면 좋겠네요”라고 말했다.

 또한 기숙사는 얼마 전까지 추운 날씨 탓에 밤이 되면 텅 빈 공간이었다. 그러나 5월에 들어서면서 따듯해진 날씨 덕분에 많은 학생들이 밤늦도록 호숫가에서 술을 마시거나 야식을 즐겨먹는다. 그러나 이것이 오리에게는 스트레스를 준다. 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혹은 야식을 먹고 자고 있는 오리들을 부르고, 소리쳐 깨운다.

 김태형(불문10)씨는 “기숙사에 살아서 저녁에 호수에서 친구들과 자주 노는데 그때 마다 애들이 자고 있는 오리를 깨웠어요. 학교에 오리가 있다는 게 신기하고 또 가끔 술에 취하면 오리를 꼭 깨우고 싶어져요”라고 말했다. 오리는 다른 동물과는 다르게 빛이 없으면 수면을 취한다. 또한 얕고 짧게 자는 수면방법 때문에 자는데 방해를 받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제 여름이 다가온다. 늦은 밤 학생들은 열대야를 피하기 위해 많이 호수로 나오게 될 것이다. 스트레스 받는 오리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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