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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제14회 창원대문학상 심사평수필부문 심사평

[2009 창원대 문학상 수필부문 심사평]

이제 속도를 멈춰, 느림과 소박과 나눔의 삶을... 

한후남(수필가)

  응모된 원고를 받아보고 2번 놀랐다. 
 예년에 비해 저조한 응모편수에 놀랐고, 적은 분량에 비해 옹골진 작품의 수준에 또 한 번 놀랐다.

 세계적 경기침체로 인해 뉴욕 금융권이 휘청거리니 수출에 목을 매고 있는 우리나라는 앉은 자리에서 옴팍 당하는 꼴이다. 중소기업 도산이 속출하니 졸업을 앞둔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부족해 망연자실하고 있다. 글에서 많은 젊은이들의 고뇌를 엿볼 수 있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밥이 되지 않는 문학이 과연 필요할 것인가 다시 한 번 자괴감에 빠져든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본다. 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으로 우리는 줄곧 물질의 풍요만을 좇았다.
 그 결과 눈부신 경제발전에 반비례해 영혼은 메말라 가고 있는 것이다. 영혼을 살찌우는 인문학을 홀대해온 당연한 결과이다.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된 젊은이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이 현실이 오히려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리라고 굳게 믿고 싶다.
 
 우수작으로 [구두수선가게 아저씨]를 선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길이 참으로 든든했다. 속도와 부(富)에 치중해 살고 있는 시대에 ‘소박’ ‘나눔’ ‘느림’의 중요성을 주제로 차분하게 풀어낸 점을 높이 샀다.
 글의 소재는 항상 주변에 널려 있다. 다만 그것을 발견하고 수필로 완성시키는 것은 작가의 역량이다. 그래서 밝은 눈과 진솔한 성품을 가진 사람만이 좋은 수필을 써낼 수 있는 것이다.

 우수작 [우리 동네- 화촌]은 글을 많이 써 본 솜씨다. 문자로 된 책이 홀대받는 시대에 가장 바람직한 수필(단수필, 장편掌篇수필)의 한 시도로도 볼 수 있다.
 자신이 10여년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한 애향심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는 글이다. 유년시절을 회상하는 부분은 윤오영 수필의 진수인 담백함마저 맛보게 한다.

 가작[인간, 그리고 매듭]은 오히려 부제인 [인간관계는 매듭짓기]가 더 적절하다. 현대인이 겪고 있는 소통의 문제를 색색의 털실로 털장갑 목도리를 완성시키는 것에 비유한 구성이 돋보이는 글이다.

아쉽게도 선에서 제외된[프로이드와 피터팬과 벌거벗은 무의식]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너무 많은 주제를 말하려하다 한 가지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경우이다. 많은 독서량을 가늠케 하나, 수필작품으로 완성시키려면 더 많은 통찰과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겠다. 정진하면 좋은 글을 써 낼 역량을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과학적이고도 아름다운 한글에 애착을 갖고, 꾸준히 문장연마 할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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