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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변화시켜 체험하다 ; 설치미술
  • 유희진 기자
  • 승인 2016.04.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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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변화시켜 체험하다

; 설치미술

‘설치미술’은 1970년대 이후 회화 · 조각 · 영상 · 사진 등과 대등한 현대 미술의 표현 방법 장르의 하나이다. 특정한 실내나 야외 등 *오브제와 장치를 두고, 작가의 의도에 따라 공간을 구성하고 변화시켜 장소와 공간 전체를 작품으로 체험하는 예술이다. 비디오 영상을 상영하여 공간을 구성하기도 하며, 음향 등을 이용해 공간을 구성 할 수도 있다. 공간 전체가 작품이기 때문에 감상자는 작품을 감상하기보다는 체험하게 된다. 감상자가 그 공간을 체험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하는 방법을 어떻게 변화 시킬지를 요점으로 하는 예술 기법이다.

*오브제란?

초현실주의 미술에서, 작품에 쓴 일상생활 용품이나 자연물 또는 예술과 무관한 물건을 본래의 용도에서 분리하여 작품에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느낌을 일으키는 상징적 기능의 물체를 이르는 말.

백남준의 ‘다다익선’

1,003개의 TV 모니터로 구성된 백남준의 비디오아트로, 1003은 10월 3일 개천절을 의미한다. TV 수상기가 지름 7.5m의 원형에 18.5m의 높이로 설치되어 한층 한층 축소하는 모양으로 제작된 것이다. 다다익선은 국립현대미술관 중앙 현관을 들어설 때 처음 보게 되는 작품이며, 나선형의 계단을 따라 감상하게 되어 있어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다다익선(多多益善)’은 많을수록 좋다는 고사에서 연유된 명칭이지만 여기서 많다는 것은 어떤 물건이 많다는 것이 아니고, 수신(受信)의 절대수를 뜻한다. 이것은 오늘날 매스커뮤니케이션의 구성원리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콜라주 기법이 유화의 기법을 대신하였던 20세기 초의 캔버스 표면에 대해 백남준은, 장차 브라운관이 캔버스를 대신할 것이라고 하였다. 즉, TV 모니터는 화가의 캔버스와 같고, 화가들이 물감을 붓에 묻혀 캔버스에 표현하는 작업은 신시사이저가 대신한다는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정확하고, 파블로 R. 피카소처럼 자유분방하며, 아우구스트 르누아르처럼 호화로운 색채로, 피에트 몬드리안처럼 심원하게, 잭슨 폴록처럼 야생적으로, 그리고 제스퍼 존스처럼 리드미컬하게 표현할 수 있다”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러버 덕’

러버 덕의 제작자인 플로렌타인 호프만은 2001년 한 박물관에서 네덜란다의 옛 도시를 그린 풍경화를 보던 중 ‘도시를 배경으로 현대적인 물건을 배치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도시에 배치할 물건으로 톨로(TOLO) 사의 뚱뚱하고 노란 고무 오리를 선택하게 된다. 그 후 수 년에 걸쳐 호프만은 이 장난감을 거대화한 러버 덕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200여 개가 넘는 폴리염화비닐(PVC) 조각을 이어 붙었고 러버덕에 지상과 사슬로 연결된 폰툰 위에 설치하여 관람객이 볼 때 마치 물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내부에는 팬이 설치되어 있어 언제든지 부풀릴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리고 드디어 2007년 프랑스의 생나르제라는 조용한 항구도시에 26m짜리 초대형 오리가 등장하게 된다. 그때부터 시작된 ‘러버 덕 프로젝트’는 남미와 유럽, 아시아 대륙을 돌아 16개국을 여행하고 마침내 서울에 도착하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러버 덕 프로젝트 – 서울’이라는 제목으로 2014년 10월 14일부터 11월 14일까지 한 달간 서울특별시 석촌호수에서 전시됐다. 전시 첫날 조형물 내부 송풍기가 고장나서 러버 덕이 앞으로 고개를 숙인 형태를 하여 ‘시차적응’ ‘덕무룩’ 등의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이 기간 방문객 수는 480만 명에 이르렀고, 일반인들 및 많은 연예인들이 ‘러버 덕 인증샷’을 찍는 등 러버 덕의 인기는 대단했다.

“러버덕 프로젝트에는 국경도 경계도 없고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나는 이 러버덕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의 긴장이 해소될 수 있다고 믿는다.”

쿠사마 야요이의 ‘Pumpkin’

어렸을 때부터 환각과 정신이상이 있었던 쿠사마 야요이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했던 어머니로부터 가혹한 체벌을 받았다. 이해받지 못하는 깊은 외로움과 육체적 학대의 상처 속에서 그녀의 병은 깊어졌고, 열 살 무렵에는 환영에 시달리며 발작 증세까지 일으킨다. 그렇게 아픈 시절 중에, 그녀는 집 안에 있던 빨간 식탁보의 물방울무늬를 보고 눈에 남은 잔상이 온 공간과 모든 사물을, 심지어 그녀의 몸에까지 번져나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녀의 작품 세계에서 무척이나 중요한 상징인 점(dot)과 망(net)은 그렇게 등장하게 되었다.

물방울무늬가 가득한 호박들은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작 중 하나다. 쿠시마는 2011년 자서전을 통해 “호박의 넉넉한 수수함에 매료됐다”고 밝힌 바 있다. 쿠사마는 1994년 일본 나오시마에서 공공조각 설치를 시작으로 다양한 장소에 호박 작품을 설치했다. 그녀가 만들어낸 호박은 더 이상 못생긴 것의 대명사가 아닌, 우리를 더욱 행복하고 즐거운 상상의 나라로 이끌어주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그 외 작품에서도 ‘환영’ ‘강박’ ‘무한증식’ ‘물방울무늬’ 등의 일관된 개념들이 나타나는데, 쿠사마는 정신질환을 예술로 승화시킨 대담하고도 파격적인 작가로 평가받는다. 2012년에는 패션 브랜드 ‘루이비통’과 컬렉션을 공동으로 작업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예술가가 되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벽면을 타고 끊임없이 증식해가는 하얀 좁쌀 같은 것들을 벽에서 끄집어내어 스케치북에 옮겨 확인하고 싶었다”

 

유희진 기자 pslim4252@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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