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기획
2009 제14회 창원대문학상 수상작시 부문

시 부문 (가작)

갈대

                                                                                                             박광옥/인문대 국어국문 08
바람이 분다.
들녘의 갈대가 흔들리자
나도 갈대처럼 흔들린다.

나는 갈대와 하나가 된다.
더 이상 올곧지 않은 몸을 너에게 맡기고
겨울의 바람을 느껴본다.

바람이 시린 건
아직 어제의 나를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고
내가 부러지지 않은 건
더 이상 홀로 서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들에게 갈대무리 중 하나이겠지만
나는 어제의 나보다 성장한 나임을
거친 바람에도 바람을 즐기는 갈대임을

여전히 바람은 분다.

 심사평

  먼저 당선작 1편과 가작 2편을 선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응모 편수가 적은 것도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시 장르의 고유성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시는 보여주는 것이다. 설명을 하려 해서는 안 된다. 응모자 대부분이 자기감정에 빠져 넋두리를 널어놓았으니 독자와의 소통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물리학자 로버트 로플린(1998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은 과학자와 예술가는 사물의 비밀을 발견하기 위해 끝없는 여정을 한다고 했다. 시를 쓰는 자는 수많은 사물과 현상을 만나야한다. 그러나 그 속에 있는 어떤 비밀과 만나지 못하면 진정한 시는 탄생될 수 없다. 

  우선 시를 이해하고 어느 정도 습작이 되어있는 있는 두 학생의 작품을 보면, 곽빛나의 ‘식량자급률 25%’는 쌀이 더 이상 식량이 되지 않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단편적으로 현상만 보여줄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은폐된 진실을 드러내어야 한다. 소재는 참신하나 그것을 전개시키는 능력이 미숙하다. 길다고 좋은 시는 절대 아니다. 그렇지만 호흡이 긴 시를 의도적으로 써 보는 것 또한 습작기에 우선 할 일이다.

  박광옥의 ‘갈대’는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흔들리는 자체가 삶이라는 것이다. 그런 삶을 즐기며 그 속에서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특히 3연에서 갈대라는 진부한 소재를 새롭게 보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그의 다른 작품 ‘갈증’에서 수평선을 목을 죄는 끈으로, 파도를 푸른 가시로 보는 참신함이 돋보이지만 대상을 끌고 가는 힘이 부족하다. 학생다운 패기와 실험정신이 없어 아쉽지만 시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 같아 기대를 해본다.
  당선작을 낼 수 없는 섭섭함에 앞서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몇 편을 놓고 당락을 결정해야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보고 싶다.
                                                                          
 심사위원 : 김명희(金明嬉) 시인

  1991년 12월 경남문학 신인상 수상 (시 부문)
  2009년 2월  창원대 박사 (박정만 시 연구)
 
  현 재 : 경남문협 편집위원
          경남문학 시 계절 평 담당
          경남문학관 이사
          창원문협 이사
          경남여류문학회 회원
          창원대 생각하는 글쓰기 강사

<제 14회 창원대 문학상 시 부문 수상 현황>

당선작 : 없음
가작 : 갈대 (박광옥)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재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