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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회 창원대문학상 수필 심사평-강현순 수필가

 

소재 참신하고 문장력 탄탄해, 군더더기 표현 삼가야

 

한 그릇의 비빔밥에 맛, 향, 색깔, 영양이 중요하듯이 한 편의 수필쓰기도 마찬가지이다. 정확한 맞춤법, 간결한 문장, 참신한 소재와 독창성이 함께해야 한다.

응모작 19편을 거듭 읽고 느낀 소감은, 대체로 소재가 참신하고 문장력이 탄탄하였으나 반면 아쉬운 점도 있었다. 수필의 화자는 자신이므로 글 속의 “나는” “내가”는 군더더기일 뿐이다. 정치문제, 특히 실명 거론(박정희 대통령)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며 글의 제목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목이 글의 내용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심에 오른 4편 ‘나방’ ‘시절인연’ ‘시월의 벚나무’ ‘이케아세대에게 이케아효과를’을 놓고 다시 한 번 읽었다.

평소 할머니에 대해 관심과 사랑을 느끼지 못하던 중, 돌아가신 할머니의 방에서 솜털이 가득한 나방의 날개를 바라보다가 문득 나방의 그것과 할머니의 주름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할머니를 회억하며 그리워하는 글 ‘나방’은 수작秀作이었다. “아무런 표정도 담기지 않은 엄마의 얼굴과는 달리 엄마의 등은 울음을 토해내고 있었다.”와 같이 소설 구성을 차용하여 묘사력이 뛰어났으며 문장력 또한 탁월해서 잘 읽혔다. 글쓰기의 기본인 맞춤법도 정확하였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꼭 만나야 할 대상은 언젠가는 만나게 되어 있다는, 불심佛心을 나직한 목소리로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는 ‘시절인연’도 가슴에 와 닿는 글이었다.

또한 세상 모든 존재의 본질은 깨닫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고 전체를 파악하고 있는 세상인심世上人心이 그저 안타깝다는 내용의 ‘시월의 벚나무’는 읽는 내내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었다.

좋은 품질을 지녔지만 저렴하게 팔리고 쉽게 버려지는 이케아가구를, 훌륭한 스펙을 가지고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음에도 항상 고용난에 시달리고 불안해하는 요즘 대학생들과 담담하게 비교설명한 ‘이케아세대에게 이케아효과를’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좋은 작품이었다.

입상권에 들지 못한 좋은 작품 몇 편이 맘에 걸린다. 정진하여 다음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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