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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회 창원대문학상 소설 심사평-김홍섭 소설가

작품 수준 높아졌으나 죽음 다룬 주제 많아, 학생들 심리 엿보는 듯 해 답답



8편의 응모작 중 1차로 다섯 편을 추렸다. <이해 : 사랑보다 무거운> <그 애에 대한 이야기> <천국행 열차> <로드 킬> <아메리카노 라이프>다. 이 중 <이해 : 사랑보다 무거운>을 당선작으로 뽑는다. 짜임새 있는 전개와 안정된 문장력도 눈에 들었지만, ‘동성애’라는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민감한 이슈를 파고드는 과정에서 학생답지 않은 원숙한 시각과 이해도 돋보인다. 다만 ‘죽음’이라는 손쉬운 결말을 택하기 전에 심사숙고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다른 작품에 비해 확실히 앞 서 있어 갈등 없이 선정했다.

오히려 나머지 4편의 작품이 고만고만한 무게라서 가작을 뽑는 게 고민이었다. 문장에서는<로드 킬>이, 소재의 깊이에서는 <천국행 열차>가, 소설적 흐름에서는 <그 애에 대한 이야기>가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로드 킬>을 가작으로 민다. 매끈한 문장력을 높이 샀다. 상황전개도 수준급이다. 그러나 길에서 만난 죽음들과 주인공의 처지를 연결하는 개연성이 부족해 따로 노는 느낌이다. 이 부분만 보완되었더라면 당선작과 겨뤄볼 만했다.

장려로 뽑힌 작품 중 <그 애에 대한 이야기>는 시작은 좀 엉성하지만 짭짤한 사랑이야기에 심리묘사가 괜찮다. 골격도 잘 짜였다. 하지만 서툰 대사처리와 통속적 문장전개가 작품 전체의 격을 떨어뜨렸다. <천국행 열차>는 ‘삶과 죽음’이라는 다소 묵직한 주제에 천착한 느낌이 진정성 있게 와 닿는다. 아이디어도 참신하다. 하지만 역시 소설은 문장이다. 엉성한 문장과 미숙한 전개는 콘크리트 골조에 판잣집을 엮은 형국이 되고 말았다. 마지막까지 만지작거리던 <아메리카노 라이프>는 멋 부린 문장만큼 알맹이가 따라주지 못해 제외한다.

올해 작품 수준이 예년을 훨씬 웃돌아 반갑다. 그러나 대부분이 ‘죽음’을 다루고 있어 요즘 학생들 심리 일면을 엿보는 것 같아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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