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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가 진화한다면?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Her
  • 서영진 기자
  • 승인 2016.03.1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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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주변에 있다면 지금당장 스마트폰에게 말을 걸어 보라. 기종에 따라 Siri, S보이스, Q보이스가 대답 할 것이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지능형 개인비서 역할을 하는 운영체제(이하 OS) 소프트웨어다. 정보검색뿐만 아니라 간단한 대화도 할 수 있는 기능이다. 만약 이 목소리가 스스로 진화할 수 있다면 어떨까?

영화 은 이 목소리 즉 OS와 사랑에 빠진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로써 이 시대의 OS는 스스로 진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가졌다. 쉽게 말해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것과 차이가 있다. 주인공 테오도르(이하 테오)는 편지를 대필해주는 편지작가다. 그의 문장은 감성이 풍부하며 섬세하고 위트있다. 그러나 정작 그의 삶은 아내와의 별거로 공허하고 적막하기 그지없다. 그는 우연히 “당신에게 귀 기울여주고, 이해해주고, 알아줄 존재”라는 문구에 이끌려 스스로 진화할 수 있는 OS를 구입하게 된다. 무채색이던 테오의 삶은 그의 OS ‘사만다’의 목소리와 함께 밝은 색들을 하나 둘 입혀나간다. 사만다는 그의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주변사람들이 그에게 칭찬하도록 만들고 또 그가 이별의 상처를 이겨내도록 돕는다. 어느덧 테오는 OS인, 목소리뿐인, 실체가 없는 하지만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알아주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만다를 포함한 OS들이 사라지게 된다. 아내와의 이혼 후 또다시 이별을 겪게 되는 테오지만 사만다를 통해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에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심리학자 매슬로우의 인간욕구 5단계이론 중 3단계 욕구인 소속과 애정의 욕구는 결국 소통으로 해결 될 수 있다. 그만큼 소통이란 인간에게 중요한 것이다.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급속한 문명의 발달로 ‘소통의 부재’가 극에 달했을 때 역설적으로 발달의 산물인 OS로부터 ‘소통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는 설정은 분명 깊게 생각해볼만한 부분이다. 테오의 마음의 구멍은 사만다를 통해 채워졌다. N포 세대라 불리며 인간관계마저 포기하기에 이른 오늘날 현대들의 마음의 구멍은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경주마처럼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기보다 그저 스쳐지나갔던 일상에 관심을 갖고 가끔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온전히 표현 할 수 있다면, 누군가와 진실 된 소통을 할 수 있다면 그 구멍이 조금이나마 메울 수 있지 않을까.

서영진 기자 seo0jin@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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