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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표정으로 말하다
  • 황태영 기자
  • 승인 2016.03.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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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마음속에 품은 감정이나 정서 따위의 심리 상태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말한다. 우리는 저마다의 표정을 가지고 있고, 매 순간 다양한 표정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것은 비언어적인 표현이 되어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령 우리는 이러한 비언어적 표현인 표정을 보고 타인의 대략적인 심리상태를 파악하며, 그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새 학기가 시작된 3월. 우리대학의 학생들은 각기 어떤 표정을 갖고 있을까? 정해진 인터뷰 날짜도, 형식도 없이 눈에 띄는 표정들을 찾아 일주일간 캠퍼스를 돌아다녀 봤다. 그리고 세 청춘의 표정에 얽힌 이야기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의지 #책임감 #학회장

 

아직은 쌀쌀한 3월의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땀을 흘리며 사과대 앞 벤치에서 쉬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그리고 그의 앞에 가득 쌓여있는 짐들이 그가 흘린 땀의 이유를 증명해주는 듯하다. 많은 양의 짐을 옮기느라 지쳤을 법도 한데 그의 표정은 평온하기 그지없다. 일을 끝내고 홀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 꽤 심각해 보이기까지 한다.

 

-무엇을 하고 있는가.

네. 새내기 배움터(이하 새터)에서 필요한 짐을 옮기고 있어요.

-과잠에 적힌 학번을 보니 새내기는 아닌 것 같은데.

12학번입니다. 확실히 새내기는 아니죠. 제가 이번에 학생회장직을 맡게 돼서 새터 총 책임자로 가요. 아무래도 새터 등 단체 활동에서는 학회장이 책임감을 갖고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해서 미리 나와서 짐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짐이 많아서 아침 아침 일찍 나왔더니 졸리기도 하고 힘드네요.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학회장이 되기로 결심을 했는가.

작년까지는 하고 있는 다른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학회장은 딱히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지속적인 선배들의 추천이 있었고, 좋은 사회 경험이라고 생각했기에 지원을 결심했습니다. 제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데도 뽑아준 과 학우분들에게 감사해요.

-올 한해 어떤 학회를 만들어가고 싶은가.

제가 작년에는 과 집부를 했었어요. 그러면서 느낀 점은 작년 학생회장이 다 잘했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게 돈 소비가 많았다는 것이 아쉬웠어요. 예를 들어서 체육대회나 축제 등의 단체 행사에서 물량을 반만 사도 되는 것을 2배나 사서 어쩔 수 없이 다 버린다던가 하는 것이요. 올해는 최저의 비용으로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고 싶습니다.

-요즘 여러 학교에서 OT 불참비에 관련해서 논란이다. 학회장으로서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저는 재정이 부족하거나 참여도가 낮다고 해서 돈을 더 걷기보다는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재정이 부족하고, 참여도가 낮은 이유로 학과 행사가 다소 밋밋해지더라도 이에 대해서 반발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SNS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서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과도한 학생회비나 불참비 등 추가 비용을 걷지 않고 참여를 강요하지 않음으로써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서 불평을 한다면 그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걱정거리가 있다면.

고학번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단연코 취업인 것 같아요. 제가 2학년 겨울방학 때 취업 관련해서 많은 생각을 해봤는데, 요즘 취업이 어렵다 보니까 과 특성을 살려서 진로를 찾고, 취업하는 경우가 많지 않더라고요. 대학에 입학해 4년 동안 본인의 특성에 맞게 본인의 전공을 배우잖아요? 그렇게 배운 걸 활용하지 않고 다른 직업을 찾는다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최대한 제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고 싶어요. 일단 올해는 학회장직을 맡았으니 학기 중에는 이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방학 때는 토익 공부에 전념하고 싶어요. 곧 토익이 개정된다고 해서 걱정이네요.

-개인적으로 올해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해외봉사를 가고 싶어요. 사실 작년 겨울방학에 지원했었는데 경쟁자가 많아 떨어졌었거든요. 진부한 말이지만, 해외에 가서 안목도 넓히고 제 능력껏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올해는 꼭 붙을 수 있길 바라야죠.

#설렘 #기대 #새내기

 

최근 개축을 해서 앉아 쉴 공간이 많아진 도서관 로비. 혼자, 혹은 여럿이 모여 있는 학생 중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두 소녀가 있다. 새내기에게는 누가 봐도 새내기 티가 난다는 말이 있던가. 상기된 표정으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소녀들에게 풋풋한 풀 내음이 나는 것만 같다.

 

-도서관 로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소녀A 공강 시간이라서 다음 수업을 기다리고 있어요.

-어떻게 쉼터로 도서관 로비를 택하게 됐는지.

소녀A 사실 공강 시간에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도서관으로 왔어요. 원래는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잠이 와서 금방 포기하고 이렇게 로비에서 수다를 떨고 있네요.

소녀B 과방에는 모르는 선배들이 많아서 무서워요. 학교 앞 카페에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애매하고요.

-과는 적성에 맞는가.

소녀A 네. 저희 둘이서 관심 분야도 같고 성격도 잘 맞는데 같은 학교, 같은 과로 오게 돼서 너무 좋아요. 아직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소녀B 저는 상향지원이었는데, 그렇다 보니까 추가합격으로 들어와서 오래도록 조마조마했어요. 1학년 때는 원 없이 놀라는 말이 있어서 일단은 재밌게 놀고 싶어요,

-혹시 우리대학 캠퍼스에서 신기했던 것이 있다면.

소녀B 학교 안에 미용실도 있고, 사진관도 있고, 피자집도 있다는 것이 가장 신기했어요.

소녀A 그리고 아직 가보진 못했지만 당구장도요! 어제는 학교 안에 있는 카페에 갔는데 가격이 저렴해서 놀랐어요. 맛은 그저 그랬지만요.

-아직 개강 첫 주이긴 하지만, 혹시 대학생활을 하면서 힘든 점이 있는가.

소녀A 길을 찾는 것이 어려워요. 전공수업은 계속 같은 건물이라서 바로 찾아갈 수 있는데 우리 과 건물이랑 먼 곳에서 교양수업이 있는 날에는 30분 전에 출발하고 그래요. 제가 워낙 길치라서 10분 이상의 거리이기만 해도 마치 다른 마을에 가는듯한 기분이 들어요. 다음 달이면 다 외울 수 있겠죠?

소녀B 저는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어요. 고등학교 때는 지금보다 배로 일찍 일어났었는데, 방학 동안 늦잠 자면서 늦게 일어나는 데 익숙해졌나 봐요.

-입학 전에 꿈꿔왔던 대학의 로망이 있다면.

소녀B 캠퍼스 커플, CC! 말로만 듣던 CC를 하고 싶어요. 아직 제 이상형은 만나지 못했지만요. 점점 날씨가 따뜻해지는데, 벚꽃이 피기 전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소녀A 과탑이요. 저희 과는 인원이 많아서 힘들 것 같지만. 한 번쯤은 꼭 과에서 1등을 해보고 싶어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스무 살, 올해의 목표가 있다면?

소녀B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고등학교 졸업 후에 친구들과 갈려고 했었는데 각자의 사정으로 흐지부지됐었거든요. 올해 여름방학에는 꼭 가보고 싶어요.

소녀A 저는 역시 과탑이요. 굉장히 재미없게 들리실 수도 있는데, 전 1학년 때부터 열심히 공부하고 싶어요. 1학년 때가 가장 성적을 받기 쉽다고 하더라고요.

 

#피곤 #힘듦 #전과생

 

점심시간이 되기 전의 캠퍼스는 매우 한적하다. 누군가는 아침 수업을 위해 일찍 등교해 한창 강의를 듣고 있을 거고, 또 누군가는 오후 수업이라 느긋하게 늦잠을 자고 있을 것이다. 일명 ‘개강 후유증’이 아직 남아있을 개강 첫 주의 오전 85호관 앞. 다소 지친 얼굴로 걸어가고 있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강의를 듣고 오는 길인가.

네. 아침 수업이라 너무 힘들어요. 제가 전과생이라 새로운 과의 전공 수업이 매우 낯서네요.

-전과는 어떻게 결심하게 되었나.

원래 재학 중인 학과의 전공 수업을 듣다 보니 이 과가 내 적성에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원하던 학과는 현재 전과한 과인데, 세상일이라는 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더라고요. 결국 성적에 맞춰 과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지금 전과한 과는 어떤가.

막상 오고 나니까 너무 그 과에 대한 로망만 가지고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보다 발표 및 조별 과제가 많아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전공 수업 자체는 대부분 흥미로운 것 같아요. 특히 실습 수업이 가장 기대되네요.

-전과 준비는 힘들지 않았나.

제가 처음부터 전과 생각을 하고 입학한 게 아니라서 1학기 때는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2학기 때 전과를 결심한 뒤에 성적을 올려서 다행히 전과할 수 있었습니다.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새 학기를 맞은 지금, 최대 관심사는 무엇인가.

제가 대학 방송국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지금 방송국이 인력난을 겪고 있어서 그에 대한 것이 최대 관심사예요. 솔직히 관심사라기보다는 현재 저에게 주어진 가장 큰 일이기 때문이에요. 원래 각자의 역할이 있는데, 지금은 모두가 만능 엔터테이너가 됐어요.

-본인이 스스로 생각하기에 오늘 본인을 하나의 표정으로 설명해본다면 무엇인가.

표정을 날씨에 비유해본다면 흐림인 것 같아요. 저는 원래 수업이 오후에 있는데, 아침 방송이 있어서 오전 8시까지 등교를 해야 해서 힘들어요. 심지어 통학을 해서 때문에 집으로 다시 돌아가기도 애매한 시간이라 아침마다 맨날 흐림입니다. 나갈 준비를 하고,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을 합치면 적어도 6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하니까요.

-방송국 활동을 하면서 얻은 것들이 있다면.

기자실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도서관이나 봉림관 등에서 컴퓨터와 프린터를 사용하는데, 기자실이라는 공간이 있어서 편해요. 특히 과방 같은 경우에는 선배를 만나면 불편할 때도 있는데 기자실은 편해서 좋아요. 그리고 방송국에서 다양한 과의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서 좋아요. 마침 제가 전과한 과의 친구가 같은 방송국 국원이라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혼자였으면 여러모로 정말 난감했을 것 같아요.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는가.

올해 방송을 잘 마쳤으면 좋겠고, 이렇게 전과를 했으니까 좋은 성적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과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원래 있던 과는 인원이 많아서 두루두루 친해지기 힘들었는데, 지금의 과는 소수과라서 모두 친해졌으면 좋겠어요.

 

황태영 기자 tae0@changw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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