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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코트 위를 가르는 능력자들

지난달 30일, 우리대학에 세 명의 농구선수가 농구클리닉 행사를 위해 찾아왔다. 그들은 바로 창원 LG세이커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영환, 유병훈, 김종규 선수였다. 나른한 오후인 2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우리대학 강당에 모여 있었다. 열정적인 모습으로 행사를 마친 뒤, 인터뷰를 위해 선수들과 자리를 옮길 수 있었다.

김영한 선수는 LG세이커스의 주장으로 포워드 포지션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백넘버 9번을 달고 있다. 유병훈 선수는 가드 포지션으로 백넘버 3번을, 김종규 선수는 센터 포지션에 백넘버 15번을 달고 있다. 세 명의 선수가 ‘어떤 질문이든 다 괜찮다, 편하게 질문해 달라’고 내게 한마디씩을 유쾌하게 건네는 것으로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됐다.

2014-2015 시즌이 끝났다. 2라운드까지 7승 11패로 초반에 성적이 부진했다. 그러다 시즌 막판에 32승 22패를 하면서 정규리그순위 4위에 오르는 반전을 보여줬다. 이런 반전 스토리를 써내며 시즌을 끝낸 소감이 다들 어떤지 궁금하다.

영환 최종 결승전까지 가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경기 중에 부상 선수들이 있어 많이 힘들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 많은 미련이 남긴 하지만 다음 시즌을 위해 더 이상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종규 나도 지난 시즌을 생각하면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만큼 못했던 시즌이었다.

병훈 맞다. 솔직히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영환이 형의 말처럼 지난 시즌에 너무 연연하다 보면 다음 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 지난 시즌에서의 나쁜 점은 버리되 거기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은 배우고, 좋았던 기억들을 주로 생각하려 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서는 더욱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바라는 대로 다음 시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한다. 지난 시즌 경기를 치르는 동안 특별히 기억에 남아있는 순간이 있나.

영환 플레이오프 5차전 때가 기억에 남는다. 굉장히 힘든 상황에서 고비를 넘기고 4강으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종규 나는 솔직히 말해 잘한 건 아니지만 다쳤을 때가 가장 생각난다. 작년 11월 29일 전주 KCC 전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치게 됐다. 딱 그 무렵에 우리 팀이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부상으로 인해 내가 팀에서 제대로 역할을 다 못했다. 때문에 영환이 형이나 태종이 형이 내 포지션을 메우느라 엄청나게 고생했다.

병훈 삼성전이 가장 생각난다. 이날 졌더라면 아마 11연승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데이본 제퍼슨이 애국가 모독 논란으로 플레이오프 4강을 치르고 있는 도중에 퇴출당했다. 외국인 선수 1명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을 것 같다.

영환 맞다. 솔직히 말하자면 ‘멘붕’ 상태였다. 하지만 그 선수가 퇴출당했다고 해서 팀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힘들었지만 우리 또한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고 잘 헤쳐나가려 노력했다. 덕분에 축 처져있던 분위기가 후반에는 으쌰으쌰하는 것으로 바뀔 수 있었다.

종규 그때 정신적으로 정말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영환이 형이 주장으로서 중심을 잘 잡아줬다. 힘들고 불리한 조건에서도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은 형들이 앞에서 잘 끌어줘서였다고 생각한다.

병훈 종규 말이 맞다. 결과는 4위에 머물렀지만 팬들 또한 잘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며 많이 감동한 것 같았다.

잘해내려는 노력 덕분에 시즌 막판에 날개를 단 것처럼 승승장구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9월부터 시작되는 다음 시즌 또한 많이 기대된다. 이를 대비해 지금 하는 것이 있는가.

영환 아직 구체적인 운동 계획이 나와 있지 않다. 지금은 본격적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 아니라 쉬면서 모아뒀던 힘을 슬슬 끌어올리는 시기다. 선수들 대부분이 지난 시즌에서 아쉬웠던 점이나 스스로 생각했을 때 부족한 점들을 파악해 채워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나 여기 있는 종규, 병훈이 모두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운동선수들은 대부분 아주 어린시절부터 운동을 시작한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만약 농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영환 나는 만드는 걸 상당히 좋아한다. 얼마 전에도 이케아에서 DIY 가구를 하나 사서 만들었다. 성향이 이렇다 보니 어느 분야라고 확답은 못 하겠지만 그냥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직업을 선택했을 것 같다.

병훈 나는 그냥 공부 했을 것 같다. 오늘 클리닉을 하며 만난 친구들처럼 학창시절에 열심히 공부하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을까. 보편적이고 평범한 삶을 선택해 살고 있을 것 같다.

종규 글쎄, 나는 형들과는 달리 잘 모르겠다. 2m 6cm나 되는 이 큰 키에 솔직히 농구선수를 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겠는가.

팬들 사이에서 잘 생긴 외모로 유명하다. 키도 크고 체격도 괜찮으니 모델을 해도 잘 어울릴 것 같다.

병훈 ...? 난 동의하지 않는다.

종규 오, 왜? 난 괜찮은 것 같다. 그렇게 적어줬으면 한다. 하하하 농담이고 난 농구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상상이 잘 안 간다.

경기할 때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 상당히 힘이 날 것 같다. 모든 팬이 고맙고 인상 깊겠지만,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이가 있는가.

병훈 있다. 우리가 하는 경기 때마다 다 찾아오는 종규 팬이다. 이모 팬인데, 목청이 정말 어마어마하다.

종규 맞다. 가끔 우리가 경기 하다 깜짝깜짝 놀랄 때도 있다.

그래도 그런 팬들 때문에 경기할 때 많은 힘을 얻을 것 같다. 끝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줬으면 한다.

영환 경기장을 많이 찾아와주시는 것도, 응원을 열심히 해주시는 것도 모두 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가오는 시즌도 많은 응원 부탁한다.

종규 지난 시즌이 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겨줬던 것 같다. 이번 시즌에는 서로 웃으면서 다음을 기약할 수 있을 만한 결과를 내고 싶다. 그럴 수 있도록 끝까지 응원해줬으면 한다.

병훈 딱 지금처럼만 응원해준다면, 매 시즌 발전된 모습으로 경기에 잘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김무경 기자 mumu@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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