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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가 꿈인 그대에게 능력자들

나는 친구를 만나면 열에 일곱 번 정도는 꼭 카페에 간다. 오랫동안 이야기 나누는 장소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꼭 친구가 곁에 없더라도 붕 뜬 시간을 보내기 종종 카페에 들릴 때도 있다. 또한,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내지 않더라도 나른한 오후를 버텨내기 위해, 혹은 심심한 위장을 달래기 위해 카페로 발을 딛기도 한다. 언제부터 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카페는 내 일상과 깊은 관련을 맺게 됐다. 사람면을 맡게 된 뒤로는 카페에서 음료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을지가 무척 궁금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음료 전문가인 김태경 씨를 만나 보았다.

 

서서히 좁혀진 길

인터뷰를 위해 그의 경력을 조사하다 느낀 점은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Grand Intercontinental Hotel Seoul에서 베버리지 컨트롤러로 10년간 일을 하다 바리스타로서 4년간 일을 했다. 그리고 지금은 커피 교육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탄탄히 쌓인 경력을 보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진로를 확고히 정해 오로지 한 길만 걸어 왔을 것이란 추측이 들었다. 하지만 언제부터 이 길을 걷게 됐냐는 질문에는 생각과 다른, 아주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처음부터 커피를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막연히 서비스업과 내가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관심이 많은 분야가 호텔과 관광 쪽이었다. 그래서 호텔 경영학과로 진학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음료를 시작하게 된 것은 학과에서 공부 하다 자격증을 따게 되면서였다고 한다. “졸업 하면서 호텔로 취업하게 됐다. 자격증을 갖고 있다 보니 베버리지 컨트롤러로서 바텐더 업무부터 시작해 소믈리에, 바리스타, 재고 관리까지 음료와 관련된 일이라면 모두 다 하게 됐다.” 그는 일 하다 어느 순간 커피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2006년도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또 그렇게 커피 공부를 하게 되면서 커피가 가진 깊이와 매력을 물씬 느끼게 됐다고 한다. “호텔을 그만두고 난 뒤에는 고향인 창원으로 내려와 카페 시젠을 4년간 운영하다 지금은 이렇게 커피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

 

소통하는 직업

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에 관해 묻자 그는 꽤 진중한 말투로 답했다. “바텐더로서, 바리스타로서 일 할 때 가장 좋았던 점은 고객들과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음식을 만들어 고객에게 서비스 하면, 좋다, 좋지 않다 등의 반응을 바로바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내가 만든 음료를 마신 뒤 좋아하는 고객들의 반응을 직접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이와 반대로 힘들었던 점은 서비스된 음료의 반응이 좋지 않을 때였다고 한다. “요리사 같은 경우는 웨이터를 거쳐 컴플레인이 들어오기 때문에 생각할 시간이 조금이라도 주어진다. 하지만 바텐더나 바리스타 같은 경우는 그렇지 않다. 즉각적으로, 고객에 따른 올바른 대처를 해야 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는 카페나 호텔에서 일할 때부터 꼭 지키던 신념이 있다고 했다. “‘기본은 지키자’가 바로 내 신념이다. 카페를 운영할 때 좋은 생두를 골라 확보하고, 집중해서 콩을 볶고, 정성스레 커피를 내리는, 이 같은 기본적인 규칙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자고 다짐했다. 물론 장사를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이익을 따라가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고객들에게 눈속임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과일 주스라고 파는데 재료로 공장에서 판매하는 시럽을 써서 되겠는가. 신선한 과일을 골라 음식을 만드는 기본은 지켜야만 한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로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과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기본을 다하는 서비스가 고객들이 느끼기에 가장 편하고 만족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이렇게 기본을 지키면서 일을 할 때 오래갈 수 있다고 했다.

 

바리스타가 꿈인 그대에게

바리스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꽤 단호한 어투로 말문을 열었다. “자신의 영역을 커피에만 한정 짓지 말았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바텐더가 오로지 ‘칵테일’에만 집중하며 술에 대해서만 공부했다. 하지만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우리나라에 와인 붐이 일었고, 바텐더들 또한 변해가는 시장에 맞춰 와인에까지 손을 뻗었다. 지금 바리스타 또한 예전 바텐더와 같은 경계에 놓여 있지 않나 싶다. 고객들은 이제 커피뿐만 아니라 다른 음료들도 원하고 있고 사회 또한 한 가지만 잘하는 사람 보다 여러 분야의 일을 두루두루 할 줄 아는 사람을 원하고 있다. 변해가는 세상에 맞춰 음료의 모든 영역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이어 “이론적인 공부도 했으면 좋겠다. 요즘은 커피에 대한 지식보다는 라테아트나 기계를 다루는 식의 기술만 습득하려고만 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기술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론적인 지식 또한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바리스타가 되면 원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하루 열 잔, 스무 잔이 넘을 정도로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될 수도 있다. 이를 감안할 수 있을 만큼 자신에게 열정이 있는지 잘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또한, 오랫동안 서서 일하기 때문에 건강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로 조언을 끝마쳤다.

 

젊은 당신들에게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위해 준비 하고 있는 우리에게 그는 이 같은 말을 했다.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라고 질문하면 매우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이를테면 ‘저는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어요, 호텔에서 마케팅 업무를 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라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구체적으로 목표를 정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것도 좋지만, 미래를 결정하기 전에 포괄적인 시선을 갖고 한 번 고민을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

또한 “TV와 같은 매체에서 보이는 직업과 그에 대한 환상을 맹신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주위에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다는 친구가 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여행도 다니고, 보수도 괜찮은 데다 보기에도 멋지지 않느냐는 답을 했다. 이 친구는 실제로 스튜어디스가 됐지만 얼마 안 가 그만뒀다. 스튜어디스에게 여행은 일이었고 보수도 생각보다 많지 않았던 거다. 친구는 스스로 생각하던 스튜어디스와 실제 스튜어디스 사이의 간극을 이기지 못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시작했다. 이 친구와 같은 시행착오는 부디 겪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간접적으로라도 좋으니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르바이트도 영리하게 관심 있는 직업과 관련된 곳에서 했으면 좋겠다. 당장은 어렵고 돈이 되지 않더라도 말이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끝맺었다.

마지막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너무 성급하게 보이는 것만 믿고 되고 싶은 모습을 정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조언대로 좀 더 넓은 시야를 갖고서 꿈꾸는 일을 살짝 맛이라도 볼 수 있게끔 경험해봤으면

 

김무경 기자 mumu@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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