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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에볼라 바이러스

지난해 후반기, 많은 과학자는 에볼라의 대유행이 통제 불능 상태로 접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4년 3월 기니에서 발열, 구토, 심한 설사 환자에게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인된 이후 이 전염병은 전 세계에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지난해 “최악의 경우 2015년 1월 중순경 에볼라 감염자 수가 140만 명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이 암울한 예측은 빗나갔고, 신규 에볼라 감염자 증가세도 작년 12월을 기점으로 다소 둔화되고 있는 상태다. 이는 더없이 좋은 소식이다. 그런데 CDC를 포함한 많은 기관의 예측은 왜 틀렸던 것일까?

 

CDC의 에볼라 확산 모델링 결과는 지난해 8월 말까지의 데이터를 기초로 했다. 당시 에볼라는 급속도로 확산되는 중이었고, 서아프리카에 도움을 주려는 국가나 구호기관은 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9월 이후 많은 국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신속하게 에볼라의 전파 방지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개선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CDC의 연구를 주도했던 전문가들은 전염병 관련 학자들도 어디에서 얼마나 많은 지원이 이뤄질지, 그 지원이 실제로 전염병 확산을 막는데 어느 정도의 효과를 미칠지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번 대유행에 대한 암울한 미래 예상이 국제 사회가 에볼라 차단에 힘을 쓰는 계기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볼라 대유행 초기의 상황은 심각했다. 전문가들은 교육수준 등에 따라 인간이 에볼라와 같은 전염병에 대해 학습하는 속도가 천차만별이라는 점도 예측의 어려움을 높이는 요인이라 설명했다. 감염자들은 외국에서 온 의료진을 신뢰하지 않아 의료기관을 찾지 않았고, 자신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시켰다. 환자를 추모하는 서아프리카식 장례는 뜻하지 않게 에볼라에 날개를 달아줬다. 사망자 가족들은 시신에 키스하고, 끌어안는 전통 장례과정을 지키는 과정에서 에볼라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태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서아프리카 주민들의 학습속도는 기대 이상으로 빨랐다. 국경없는 의사회가 라이베리아에서 지역민들과 함께 에볼라 전파 방식 및 예방법을 가르치자 주민들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 국가뿐만 아니라 시에라리온에서도 전통 매장문화가 바뀌고 아픈 사람이 생기면 즉시 의료기관으로 보내 에볼라 감염 여부를 확인했다고 한다.

시에라리온 주민들은 원래 신체 접촉을 중시하는 다정한 문화를 가졌으나, 이제는 악수를 권하는 것조차 모욕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에볼라가 신체 접촉과 체액을 통해 전파된다는 사실을 빠르게 인식했다. 이 학습속도는 곧 대유행을 막는 큰 원인이 됐다.

 

5년 전 공기 중으로 확산된다는 신종플루가 대유행했다. 온 세계가 들썩거렸고, 미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 신종플루는 214개국 이상에서 확진됐고, 2009년 4월부터 대유행이 종료된 2010년 8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18,500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당시 매일 아침 교문 앞에서는 신종플루 예방 대책으로 교사들이 학생들의 열을 재주는 풍경이 연출됐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발열 당시 이미 감염이 됐다는 뜻인데, 공기 중으로 바이러스가 다 퍼지고 난 뒤 격리조치를 시키는 것은 별 의미가 없었다. 또한 10만원에 달하는 검진비와 3만원의 예방접종비는 국민의 65%가 자비로 충당했다. 이러한 정부의 대응은 결국 시민 148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는 한국에 에볼라가 발병하지 않도록 검역대책에 최선을 다하고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에볼라 발생국인 라이베리아에서 현지인이 부산에 방문했고, 잠시 행적이 묘해졌다가 다시 찾아 국립인천공항검역소로 데려왔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에볼라가 유행하지 않았던 것은 천운이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에볼라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는 지금, 기니 정부에서는 또다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직 서아프리카는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것은 곧 전 세계도 에볼라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도 신종플루가 유행했던 5년 전이나 에볼라에 대응하던 몇 달 전처럼 정부가 허둥지둥한다면 에볼라 대유행은 그저 상상 속의 일이 아니다.

에볼라를 막는 약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에볼라의 대유행이 지나갔다고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다. 세계는 전파 경로의 추적에 노력을 기울이고, 치료 약 발전에 힘써야 한다. 또한 각국은 에볼라가 발병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소중한 국민들을 뺏겨선 안 될 것이다. 구연진 기자 dus95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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