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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 까는 대학생, 난장판된 대학교

바깥활동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날씨다. 햇볕은 딱 따뜻할 만큼 내리쬐고, 바람은 딱 기분 좋을 만큼 살랑살랑 분다. 강의를 듣다가도 밖으로 나가 놀고 싶을 정도다. 게다가 각 단대마다 체전도 진행 중이다. 같은 과 동기들과 힘을 합쳐 열심히 뛰고 난 후 승리 혹은 패배를 하게 되면 바로 뒤풀이가 이어진다. 보통 같으면 우리대학 앞 술집으로 가겠지만, 날씨가 좋은 요즘에는 대학 내에서 ‘난장 까는 일’도 가능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난장 까본 적이 있는가? 대학생이라면 대부분 다 무슨 뜻인지 알고 한 번쯤은 해봤겠지만 ‘난장 까다’는 실내가 아닌 곳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말한다. 본래 ‘난장 까다’의 뜻은 ‘돈도 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거나 잠자다’로 쓰였으나 비슷하지만 다른 의미로 바뀐 채 속어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학면에서는 이 난장 까는 것이 과연 옳은 건지 알아보도록 하자.

학내 음주문화, 우리대학은?
 지난 달 25일, 우리대학 포털사이트 ‘와글’ 자유게시판에 학내에서의 음주가무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24일 저녁 21호관 앞에서 음주가무를 했던 학생들 때문에 대학원 및 야간대학의 수업에 지장을 받았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젊은 시절 즐겁게 보내는 것도 좋지만, 남에게 피해주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앞으로 자제 부탁한다”고 글을 남겼다. 이밖에도 지난 달 26일에는 11호관 앞에서 인문대생들이 모여 막걸리를 마시고 해오름식을 하며 지나친 소음을 일으켰다. 일반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술자리 게임의 여러 후렴구를 큰 소리로 외치는 등의 시끌벅적한 소음이 들려 학생들의 불만이 생겼다. 인문대에서 해오름식을 하는 줄 몰랐던 타단대 학생들은 소음으로 인해 강의가 방해된 탓에 무척 황당하다는 입장이었다. 더불어 단대 별로 체전이 진행되고 있어, 체전을 마치고 난 후 같은 학과 선후배끼리 술을 마시는, 이른바 체전 뒤풀이로 학내 음주를 하는 학과도 매년 생긴다. 장소는 각 단대 앞 잔디밭이나 대운동장 등 다양하며 비정기적·산발적으로 일어나 단속이 쉽지 않다. 또한 학내 음주를 하는 사람들은 다름아닌 우리대학 학생들이므로 단속이 된다 해도 처벌 수준이 매우 낮은 편이다.
 겨우내 추위로 제약받던 야외활동이 날씨가 풀림에 따라 자유로워지면서 학생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리고 체전과 축제 등 여러 학내 행사가 남아있는 현재, 학내 음주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작년에도, 그리고 재작년에도 계속 논란이 생겼던 학내 음주에 대한 문제는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학내 음주에도 불구하고 학칙이나 학생회, 그리고 학생들의 자성의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대학생의 음주문화 개선을 위한 절주동아리를 지원하고 고위험 음주군에 해당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절주힐링캠프’를 운영하고 있고 전국 400여개 대학을 대상으로 절주동아리 지원사업을 공모, 사업계획서 평가 및 최종 심사를 거쳐 최근 ‘절주가락’등 78개 대학 동아리를 선정했다. 하지만 우리대학 내에서의 ‘절주 캠페인’은 미흡한 수준이다.

학내 음주, 문제 없나요?
2012년 9월,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증진법 전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금연에 관련된 내용과 금주에 관련된 내용이 포함됐다. 금주에 대한 주요내용은 대학축제의 가장 큰 문화로 자리 잡은 주점을 설치해 술을 판매할 경우 500만원의 과태료를, 공강시간에 잔디밭에 둘러앉아 술을 마시면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3년 4월부터 입법이 예정돼있었던 것과 달리 개정안은 아직 입법되지 않았다. 입법 예고 당시 대학생들의 반발과 사회적 논란이 크게 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는 학내 음주가 범법행위가 아니다. 그러나 대학 내 음주는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아직까지도 찬반논란이 거세다.
학내 음주를 찬성하는 입장은, 학내 음주를 금지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며 지나친 간섭이라는 근거를 들고 있다. 하나의 대학문화로 자리 잡은 학내 음주는 성인이기도 한 대학생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것이다. 성인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질 수 있고, 선후배가 같이 있는 만큼 큰 실수는 일어나기 어렵다고 한다. 또한 선후배끼리 다 같이 모이기는 어렵고 대학 내에서 같이 술을 마시는 게 더 편하기 때문에, 학내에서 가볍게 마시는 것 정도는 용인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내 음주를 반대하는 입장은, 음주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폭음은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까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수 있음을 근거로 든다. 실제로 학내 음주로 인한 사고는 국내에서 매년 발생하고 있다. 또한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고 학생의 본분은 공부이기에 학내 음주를 금지해 면학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부를 해야 하는 공간인 대학 내에서 술을 마신다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더불어 학내 음주 금지로써 지나친 음주로 인해 발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사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학내 음주를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은 각각 그 근거가 타당하고, 어느 입장이 옳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해 4월 입법이 예정돼있었던 개정안이 아직까지도 입법되지 않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또한 서로 다른 입장에 서있겠지만, 두 입장 모두 일리가 있는 만큼 상대편의 입장도 한 번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학내 음주, 꼭 필요한 걸까요?
지난해 7월 캠퍼스잡앤조이에서 조사한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음주 실태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의 97.8%가 음주경험이 있으며, 평균 일주일에 1회 이상의 술자리를 갖는다고 한다. 술자리를 갖는 이유에 대해 41%가 ‘친목 도모를 위해’라고 응답했으며 32%는 ‘학교 행사 때문에’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34%가 선후배와 술을 마신다고 답했다. 이 결과를 통해 우리는 술이 대학 내 인간관계의 매개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술이 빠진 대학 생활은 상상하기 어렵다.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새내기배움터와 OT에서 대부분 다 술을 접하게 된다. 이후 있는 학내 행사인 MT, 체전, 축제 등에도 술은 결코 빠지지 않는다. 학내 행사에서의 음주를 금지하는 대학도 있긴 하지만, 음주를 허용하는 대학에 비하면 훨씬 더 적은 숫자에 불과하다.
하지만 꼭 대학 내에서 술을 마셔야 할까. 마시는 당사자들은 학내에서 마시는 게 편하고 좋겠지만, 마시지 않는 다른 학생들은 학내 음주가 유쾌하게 느껴지지만은 않는 게 사실이다. 학내 금주 법안이 아직 입법되지는 않았지만 그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학생들의 자발적인 학내 금주 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황문영 기자 h_y_m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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