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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마법 같은 스킨십,

기쁠 때, 행복할 때, 슬플 때 우리는 서로의 손을 맞잡고, 껴안고, 키스한다. 가족과 함께 하는 포옹은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고, 친구와 팔짱을 끼고 손을 잡는 것은 친밀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렇듯 스킨십을 하며 느껴지는 상대방의 따뜻한 체온은 내가 사랑받고 있음을 재확인시켜준다. 그렇다면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처럼 스킨십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효과가 있다면 그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됐을까. 이번 호에서는 스킨십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가짜 어미에게 안긴 이유
결론부터 말하면 1950년대 후반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할로 가 스킨십의 기능과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해리할로는 인간의 유전자와 94%이상 일치한다는 붉은털 원숭이를 실험에 이용해 인간의 애착 심리와 촉각 간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해리할로는 철사를 이용해 가짜 어미를 두 마리 만들었다. 한 가짜 어미는 우유가 나오지만 몸통은 차갑고 딱딱한 철사로 만들어졌고 다른 가짜 어미는 우유는 나오지 않지만 철사로 이뤄진 몸통에 천을 덮어 부드럽게 느껴지도록 했다. 그리고 갓 태어난 붉은털 원숭이 새끼들을 골라 두 마리의 가짜 어미와 함께 우리 안에 집어넣었다. 실험 초기에는 친어미를 잃은 새끼 원숭이들이 스트레스로 인해 비명을 질러대고 설사를 해서 실험실은 소음과 악취로 가득했다. 그러나 실험이 시작된지 며칠 지나지 않아 새끼 원숭이들은 존재하지 않는 친어미 대신 수건으로 덮여있는 가짜 어미에게 애착을 보였다. 새끼 원숭이들은 하루 종일 천을 두른 가짜 어미에게 매달려 가짜 어미의 배 위로 기어 다니고, 작은 손으로 얼굴을 만지고 살짝 깨물곤 했다. 다만 천을 두른 가짜 어미에게는 먹이가 없었기 때문에 배가 고플 때에는 잠시 철사로 만들어진 딱딱한 가짜 어미에게 가서 배를 채웠다.
해리할로는 이 실험을 발전시켜 천을 두른 가짜 어미에게 새끼 원숭이가 다가오면 뾰족한 것으로 새끼들을 찌르거나 찬 물을 새끼들에게 퍼붓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새끼들은 어떤 고문을 당해도 천을 두른 가짜 어미에게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이 실험을 통해 해리할로는 촉감이 주는 편안함이 애착의 중요한 기본 변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해리할로의 실험 결과는 스킨십 과학과 관련된 후속 연구들의 토대가 됐으며 실제로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유아 간호 요법이 고안될 수 있었다.

스킨십으로 생명을 구하다
1970년대 후반, 미국에는 미숙한 신생아를 치료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가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았고 병원 내 감염율도 높아 신생아들의 사망률이 높은 실정이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미숙아들을 어머니의 가슴과 배에 품도록 해 신생아와 부모를 조기 퇴원시키는 캥거루 케어(Kangaroo Mother Care)가 고안됐다. 이 간호 요법은 캥거루가 새끼를 그들의 배 주머니에 넣어 키우는 것과 닮았다고 해서 캥거루 케어라고 불리게 됐다.
그리고 그 결과, 놀랍게도 캥거루 케어를 받은 미숙아들은 울거나 보채지 않았고 규칙적인 수면시간이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미숙아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스러운 검사나 수술 후에도 캥거루 케어를 받은 아기들은 다른 아기들보다 빨리 안정감을 찾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캥거루 케어는 모유 수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캥거루 케어를 시행한 어머니는 아기와의 피부접촉을 통해 미숙아 분만과 입원에 대한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감소해 모유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캥거루 케어가 아기를 안정시키는 원리는 어머니의 체온과 심박 수가 아기에게 전달되는 데에 있다. 아기가 어머니의 가슴에 올려지면 순간적으로 어머니의 체온이 급격히 상승했다가 점차 온도가 하강하면서 아기가 따뜻함을 유지 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로 맞춰진다. 아기의 온도가 2도 이상 바뀔 때마다 반응하는 기계와 달리 어머니의 가슴은 아기의 상태에 따라 수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조산아로 태어난 카이리, 브리엘 쌍둥이 자매는 스킨십을 통해 기적을 이뤘다. 예정일보다 12주나 일찍 태어난데다 몸무게가 1kg밖에 되지 않은 브리엘은 심장에 결함까지 있었다. 의사들은 그녀가 오래 살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수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긴 브리엘을 살리기 위해 의료진이 갖은 노력을 다했으나 생명의 끈이 끊어지기 일보 직전까지 갔다. 그 때 브리엘을 돌보던 한 간호사가 언니 카이리를 브리엘과 함께 있게 해주자고 제안했고, 담당 의사와 부모도 동의했다. 그런데 언니를 동생 옆에 눕히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눈도 못 뜬 언니 카이리가 동생을 껴앉는 것이었다. 그리고 브리엘의 혈액 내 산소포화도가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건강이 호전되기 시작했다. 결국 브리엘은 정상으로 회복되었으며 빠른 속도로 안정과 생기를 되찾게 됐다.

백마디 말보다 한 번의 스킨십
스킨십은 아직 그 원리나 뇌로의 전달 과정이 정확히 규명되지는 않았다. 촉각은 다른 감각보다 압력, 온도, 진동 등 분석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훨씬 방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여러 사례와 연구결과들을 통해서 스킨십의 역할이 인간의 애착심리뿐만 아니라 생명에 있어 아주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스킨십에 대한 관심도의 증가는 우리나라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베이비 마사지이다. 베이비마사지를 통한 부모와 아이의 피부 접촉은 아기의 몸과 마음의 발달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힘을 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베이비마사지를 할 경우 아기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손바닥 전부를 사용해 피부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면 아기도 편하게 잠을 자게 되고, 계속 울기만 하는 경우도 줄어든다. 베이비마사지를 하는 부모의 쪽도 혈압과 심박이 저하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의 양이 감소, 몸의 표면 온도가 증가하는 등 편안한 상태가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어떤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스킨십을 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지 않는가. 때로는 백마디의 말보다 따뜻한 포옹이나 꼭 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체온이 더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며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꽉 한 번 안아주는 건 어떨까. 스킨십을 받는 상대는 물론이고 스킨십을 하는 당신도 함께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의심은 하지 말자. 스킨십의 효과는 위에서 알아봤다시피 확실히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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