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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은행에서는 향기가 난다

더위에 지치던 여름이 다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찾아왔다. ‘천고마비’의 계절답게 하늘은 한껏 높아졌고, 모두의 배를 살찌울 맛있는 음식은 가득하다. 가을이 온 것을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는 풍경은 은행나무이다. 우리나라 가로수의 38.9%를 차지하는 은행나무는 그 명성답게 우리대학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인문대와 사회대 앞, 사림관 가는 길에는 은행나무와 함께 은행이 길게 늘어서 있다.
가을이면 황금빛 단풍을 뽐내며 우리들의 눈에 훌륭한 선물이 되는 은행나무, 하지만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것은 둘째 치고 문제는 익은 은행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밟혀 고약한 악취를 풍긴다. 진입로로 통하는 보도블럭에 발을 올려놓는 순간 코끝에 내내 머무르는 냄새는, 버스를 타는 데까지 쫓아온다. 새 신발이라도 신는 날이면 신발 깔창에 은행 열매가 끼어 악취를 몰고 다닌다. 냄새뿐만이 아니다.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은행이 떨어져서 흐물흐물해지면 얼마나 미끄러워지는지. 거기다 은행이 밟혀 으스러지면 으스러진대로 보도블록에 자국이 남는데, 이 자국은 심지어 비에도 잘 씻겨내려가지 않는다.
설현욱(금융보험 12)씨는 “사회대, 인문대 앞에 은행나무가 정말 많다. 수업 들으러 가다가 나도 모르게 은행을 밟고 강의실로 들어가서 수업시간 내내 은행냄새를 풍기고 왔다. 은행이 좋은점도 많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긴 하다. 그래도 냄새가 너무 심하니까 조금 힘들다”라고 말했다.
은행의 냄새가 병충해를 쫓아낸다고 하지만, 벌레들과 함께 사람도 쫓아내기 좋은 나무이다. 그렇다면 매년 가을이면 냄새도 고약하고 거리 미관을 해치는 은행나무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들의 불만이 많은데도 우리대학 캠퍼스안에 은행나무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좋은 점도 많은 은행나무
해치지 않아요

은행나무의 좋은점은 정말 많다. 우선 첫 번째로 알고 보면 사실 은행나무만큼 가로수로 적합한 나무도 없다.

가로수 선정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들을 몇 가지 살펴본다면 다음과 같다.
1. 기후에 적합하고 땅의 조건에 맞는 수종을 심어야 한다.
2. 줄기가 곧고 나뭇잎이 커서 여름에 넓은 그늘을 만들어야 한다.
3. 오래 살 수 있으며, 병충해가 적고 깨끗해야 한다.
4. 도시의 대기오염이나 건조, 열 등에 강해야 한다.
5.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맺고 가을에 아름다운 단풍을 지니는 나무가 좋다.
6. 이상한 냄새나 사람에게 유해한 물질을 보내는 나무는 피해야한다.

은행나무는 위에 요소들을 모두 만족하는 나무이다. 우선 뿌리를 내리는 힘이 좋아 건조한 환경은 물론 습기가 많은 곳에서도 잘 자란다. 또 도심 공해 속의 중금속 물질, 황산가스, 이산화질소, 미세먼지 등을 제거하는 능력도 아주 뛰어나다. 차가 유독 많이 다니는 캠퍼스 안에서는 가장 적합한 나무이다.
은행 열매가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이유는 껍질에 있는 은행산 등의 물질 때문인데, 이는 곤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이 냄새는 따로 약품을 뿌리지 않아도 은행나무 자신을 보호함과 동시에 거리에서 곤충들이 들끓는 것을 막아준다. 심지어 열매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도 사람은 맡지 못하는 곤충이 기피하는 특유의 향을 풍겨 유해한 곤충을 쫓아준다.


은행나무 열매
먹을 수 있어요

은행이 고약한 냄새도 나고 먹기에는 부적절해 보이지만 몸에는 해롭지 않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은행의 효능은 바로 호흡기에 좋다는 것이다.
은행열매의 껍질을 벗겨 익히지 않고 생즙을 만들어 마시거나 참기름을 두르고 볶아서 섭취하면 폐질환과 호흡기 염증을 치료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 또 은행, 밤, 호두, 대추,생강을 함께 넣어 달인 오과차는 호흡기 건강을 증진시키는데 큰 효과를 준다.
또 은행열매가 아닌 은행잎은 차로 끓여 마시면 각종 성인병 예방에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보리차처럼 한번에 많은 양을 끓여 두고두고 먹는게 아닌, 하루에 먹을 양 만큼 매일 끓여서 섭취해야한다.
몸에 좋은 약도 지나치면 건강을 망치듯이 은행도 효능은 많지만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두가지 얼굴을 가진 은행나무. 가을이 되면 은행나무들은 새파랗던 때가 언제였냐는 듯 일제히 노란 잎으로 하나 둘 거리를 물들인다. 거리의 유해 물질을 정화해주고 유해한 곤충을 쫓아주며, 가을이면 거리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은행나무를 너무 미워하지말고 어느덧 우리 주위에 다가온 가을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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