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기획
“날치기 통과 안 된다” vs “특성화 기여해야 한다”교육부의 특성화 사업 진행에 따른 학과 통폐합에 대한 찬반논란

지난 달 4월 30일은 교육부의 특성화 사업 신청 마감일이었다. 그에 따라 대학들이 정원 감축과 학과 통폐합에 나서 갈등이 커졌다. 대학 특성화 사업은 정원을 많이 줄일수록 더 높은 가산점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2017학년도까지 정원을 10% 이상 감축하는 대학은 가산점 5점을 받고, 7~10% 미만은 4점, 4~7% 미만은 3점을 받는다. 이에 따라 서울 주요 대학들은 대부분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감축 비율인 4%를, 지방 국립대는 7~10% 정원 감축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에 밉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한 성의는 보여야 한다는 생각과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 BK21플러스 사업 중간평가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학부교육 선도대학(ACE) 육성사업 등 거의 모든 재정지원사업에 정원 감축을 반영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학과 통폐합, 얼마나 이뤄졌을까?
 서울지역에서는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를 제외한 거의 모든 대학이 4% 이상 정원 감축 계획을 세웠다. 반면 지방대학은 최소 7% 이상 정원 감축을 계획했다. 일찌감치 10% 정원 감축 계획을 밝힌 전북대를 비롯해 전남대, 충남대, 충북대, 강원대, 제주대 등이 정원 10% 감축 계획을 세웠다. 우리대학을 포함해 경북대와 부산대, 경상대, 부경대 등 영남권 국립대는 정원을 7% 줄이기로 했다.
 한편 우리대학은 이공계 학과가 특성화사업에 지원하면서 정원 감축은 인문사회계열에 떠넘겨 반발을 샀었다. 우리대학 교수회 류병관 사무국장은 “특성화 사업계획을 제출 못한 인문사회계열 학과는 정원의 10~15%를 줄이라는 학교 본부의 방침이 나왔다”고 말했었다. 그 결과 교직원 및 학생들이 성명문을 발표하는 등의 반대를 했었다. 이에 지난 4월 29일 열린 평의원회에서 교직원과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정원 조정을 위한 수정안을 심의하기로 했다.
  학과 통폐합, 왜 반대하는 걸까?
정원을 감축하게 되면 학과 통폐합 등 학사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대부분 대학이 내부평가를 통해 취업률이나 충원율이 낮은 학과의 정원을 줄이고 통폐합하기로 하면서 구성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내 의견 수렴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립대 대부분이 대학 운영비를 학생 등록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학생 수 감소는 비정규직 강사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국교수노동조합 임재홍 부위원장은 "재정 지원을 미끼로 학과 통폐합을 강요하는 것은 교육부가 나서서 학문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며 구조개혁정책의 취지인 질 높은 교육은 불가능하고, 수도권과 지역 대학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구조감축은 지방의 대학을 죽이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미 지방 대학들은 일자리 등 각종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상대적으로 교육여건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현재의 대학구조개혁 방안은 아무리 개선을 하더라도 지역대학에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방대학들은 지난 10년 간 서울 지역 대학들에 비해 상당한 정원 감소 현상을 겪어 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의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집에 따르면 2003∼2013년 서울지역 대학의 정원 감소율은 5.9%로 전국 평균(16.4%)의 3분의 1 수준인 반면, 경기도를 제외한 8개도의 정원 감소율은 22.9%에 달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지역 대학들이 7~10%에 이르는 자발적 정원감축안을 내놓은 것은 교육부의 이번 대학특성화 평가 역시 지방대학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대학의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학과 통폐합, 왜 찬성하는 걸까?
학과 구조조정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대학의 운영 권한은 대학 스스로가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사립대학의 경우 운영 자체가 민간자본에 의해 진행된다. 사립대는 이사장과 이사회가 존재하는 법인 형식의 기관으로, 때문에 법인을 운영하는데 있어 운영권을 침해 받지 않을 권리가 있는 것은 당연지사이며 이러한 의사결정구조는 법적으로도 보장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근거로 자율적 학과구조조정은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을 든다. 대학 스스로가 그 실정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성장할 지 잘 알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구조조정은 대학의 입장에서는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써, 이에 비추어 봤을 때 효율성 달성을 목적으로 해 결단력 있게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특성화 사업 신청 마감일이 지나 각 대학마다 학과 통폐합에 대한 계획도 수립이 모두 완료됐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학과가 없어진다는 통보를 받은 학생들은 총장실 문 앞을 지키거나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서고 있을 것이다. 학과 통폐합을 찬성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학과 통폐합은 분명 이점도, 단점도 있으며 무엇이 옳은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떤 방향이든, 학생에 의해 존재하는 대학의 목적에 따른 것이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황문영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