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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회 창원대문학상/ 시 심사평

세계와 자신과의 허위에 맞서 벌이는 미학적 투쟁

김 륭/경남문인협회, 시인

이번 제18회 창원대문학상에 투고된 일백여 편의 응모작 대부분이 언어의 장식보다 문학적 진심으로 읽혀 먼저 반가웠다. 그런데 대부분의 시편들이 추상적인 자기관념 혹은 상투적인 정념에 함몰되어 있어 안타까웠다. 예컨대 사랑과 이별, 그리움과 외로움, 추억, 등등의 추상적인 낭만에 사로잡혀 어떤 미학적 언어와 가장 인간다운 정신을 남길 수는 있다는 명제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흠이었다. 시는 다소 감정적이고 파편적인 발언에 가깝지만 인간적인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을 내장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먼저 골라낸 작품이 신새벽(법학과)의 「깃」 外 2편을 비롯 김경민(사학과)의 「아이와 나비」 外 4편, 우은혜(불어불문학과)의 「물메기」 外 3편, 설영선(특수교육과) 「모래 폭풍」 外 2편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돋보인 것은 신새벽의 작품이었다. 표제작인 「깃」은 다소 관념적이고, 다른 시편인 「여행」은 평범하고 설명적인 언술에 주제를 맡기고 있어 두 편을 놓고 망설였을 뿐 예심 단계에서부터 눈길이 갔다. 하지만 문학이 환(幻)이라면 신새벽은 그 환을 진심으로 껴안아 들고 자신의 어둔 내부와 뒤를 먼저 두리번거린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세계와 자신과의 허위에 맞서 신새벽이 벌이는 미학적 투쟁이 아프게 읽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벙어리처럼 온몸으로 울어대며 뜨거운 것들 뱉어내었다”(「깃」중에서) 같은 구절이 그 예다. 「깃」과 「여행」을 놓고 고심하다가 「여행」을 당선작으로 골랐다. 「여행」은 평범한 언술에다 얼핏 시적주제도 약하게 보이지만 시의 몸으로 일으켜 세워 주체와 세계의 돌이킬 수 없는 불화와 단절을 극복해내려는 자기만의 의지를 진심으로 담아낸다.

우은혜의 경우 표제작인 「물메기」와 「우주」 등의 시편들은 비교적 긴 서사를 통해 나름대로 자기만의 세계를 찾으려는 노력이 보인다. 하지만 다분히 감상적이다. 김경민의 경우 「아이 ㄱ」이 좋게 읽혔다. 짧지만 상상력의 폭과 깊이, 다소 단편적이긴 하지만 분명한 서사가 있다. 그러나 시적모험이 아쉬웠다. 「모래 폭풍」 外 2편의 경우는 완성도는 뛰어났으나 서사가 너무 단편적이고 시적울림이 부족했다. 여러 번 숙독한 끝에 우은혜의 「물메기」를 가작으로, 김경민의 「아이 ㄱ」과 설영선의 「모래 폭풍」을 장려상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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