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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회 창원대문학상/시 가작-물메기

물메기

 우 은 혜/불어불문학과 3학년

수려한 지느러미를 흔들며

유연하게 헤엄치던 물메기

이지러진 얼굴과 좁은 수조에 갖히기엔

커다랗던 몸뚱아리, 그러나 화려하게

너울대던 지느러미는 아름다웠다

그 파랗던 싸구려 수조와 바다 밑바닥에서는

결코 받을수 없었을 찬란하게 부서지는 햇살

그 모습은 유혹하는 인어의 머릿채가 흔들리는것과 같아

너는 나를 꿈의 구렁텅이에 밀어박았다

나는 그길로 선채로 꿈을 맛보았다

펄떡이는 활어와 같은 맛이었다

 

그것은 도시를 뒤덮을 정도로 거대한 물메기

구름사이로 언뜻 내보이는 처연한 눈동자

그는 나직하고 근엄한 목소리로

내게, "너는 단지 내 꿈일 뿐이니라" 했다.

그랬다.

나는 아름답던 물메기의 한때 초라한 꿈일 뿐일지니라,

발걸음도 가벼웁게 걸어나갈 수 있었다

나는 물메기의 환상, 혹은 그 반대라 할지라도

결국 물메기는 나이고 내가 물메기라는 것이 아닌가

언젠가 도시의 상공에서 지느러미로 구름사이를 휘젓으며

내가 횟집앞에서 물메기와 꿈을 맛보는 모습을 내려다 더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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