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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조별과제, 꼴불견 유형들

과제에 파묻히는 시즌이 찾아왔다. 개별과제는 물론이고 조별과제까지, 해야할 것들이 산더미이다. 과제를 하면 또 다른 과제가 남아있고, 다 해봤자 교수님께선 또 다른 과제를 내주신다. 이렇게 끊임없는 과제도 스트레스이지만, 그 가운데서 우리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 유발 요인은 역시 조별과제이다. 차라리 혼자서 하는 개별과제가 편하다. 제비뽑기나 교수님 마음대로 조를 편성해 조별 과제를 할때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과제를 할 때면 어색함에 죽을 맛이다. 그렇다면 조별 과제가 우리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원인은 무엇일까. 대학 조별과제 중에 등장하는 꼴불견 유형들을 모아보았다.                                                                                                                                              
 1. ‘발표는 제가 할게요’형
‘발표는 제가 할게요’형은 자료 조사는 하나도 하지 않고 발표만 하겠다고 쏙 빠지는 유형이다. 이렇게 자신이 발표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보통 외향적이거나 말을 잘 할 것 같아 보여, 조원들은 그냥 발표를 맡기고 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표를 하고 싶지 않아 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언뜻 보면 다들 꺼리는 발표를 스스로 맡겠다고 한 것이 고맙기도 하다. 여기서 발표를 맡는다고 했던 사람이 발표를 잘 하거나 보통이라도 한다면 꼴불견 유형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조별과제의 꼴불견인 ‘발표는 제가 할게요’형으로 빠지는 것이다. ‘발표는 제가 할게요’형은 대망의 발표 당일, 자료 조사를 제대로 안 한 상태에서 그나마도 조원들이 만든 ppt를 제대로 봤을 리가 만무하며, 결과적으로 발표를 제대로 할 리가 없다. 발표는 한 마디로 망한다. 기껏 고생해서 만든 ppt가 아까울 정도다.

2. ‘죄송한데…’형
조별과제를 할 때면 조원들과 함께 모일 일이 많다. 함께 모여서 역할을 분담하고, 발표를 어떤 식으로 할 지 정한다. 자료를 조사해서 다른 조원에게 보내야 할 때도 많다. 그리고 이 때, ‘죄송한데…’형은 어김없이 죄송한데…라며 이야기를 꺼낸다. 갑자기 몸살이 나서, 컴퓨터가 고장나서, 폰이 고장나서, 친척 중의 누군가가 돌아가셔서 등등.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는 말처럼 끊임없는 핑곗거리가 쏟아진다. 그리고 그 핑계들의 결론은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거나 자료를 아직 못 보내겠다는 거다. 왜 조별 과제를 할 때만 유난히 누군가가 아프거나 돌아가시며, 고장도 자주 나는 건지. 한 번 그러는 것은 조원들도 그러려니 하지만, 두 번, 세 번, 그리고 계속 그런다면 난감하다. 조별 과제를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그리고 결국 마지막에는 ppt를 만드는 사람만 고생한다. ‘죄송한데…’형이 조사하기로 한 자료나 채울 내용을 받을 때까지 빈 ppt 화면을 보며 멘붕에 빠져야 한다. 다른 조원들도 마찬가지다. 조별 과제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가도 의욕을 잃는다.

3. ‘무임승차’형
‘죄송한데…’형이 진화한 유형이 바로 ‘무임승차’형이다. 그리고 조별과제를 하면서 꼭 한 번 쯤 보거나 듣는 유형도 또한 ‘무임승차’형이다. 하지만 ‘무임승차’형은 ‘죄송한데…’형과 같이 핑계조차도 대지 않는다. 그저 감감무소식이다. 배째라는 식이다. 과제를 하기 위해 회의를 한다고 해도 오질 않고, 자료 조사라도 하라고 해도 자료 조사도 하지 않는다. ppt를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ppt를 만들기는커녕 보지도 않으며 당연히 발표 또한 자신의 일이 아니다. 하는 일 없이 점수만 받아가는 것이다. 대체 무엇을 믿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가끔 가다 출석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같은 조가 맞긴 한걸까. 그러고 보니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다. 마음씨 좋은 조원들이라면 화가 나도 어쩔 수 없다며 그냥 넘어가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잘못 걸리면 ppt에 자신의 이름이 빠지거나 교수님과의 면담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교수님에 따라서 조별 과제 점수를 그 사람만 아예 못 받거나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대체 무엇을 하고 다니길래 그렇게 바쁘고 시간이 없는 건지……. 그래도 싸다. 더불어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해야 할 일이 많고 바쁜데 이렇게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조원들의 미움만 산다.

 4. ‘못해요’형
 조별과제를 할 때면 역할을 분담한다. 자료를 조사하고, ppt를 만들고, 발표를 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이 때 ‘못해요’형이 등장한다. 컴퓨터가 고장이 나 자료를 못 조사하고, ppt는 만들 줄 모른다. 말을 잘 못하고 소심하기 때문에 발표는 절대 할 수 없다. 역할을 분담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역할을 분담할 수 없기 때문에 조원들은 무척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을 시켜야 하나 싶기도 하다. 더불어 못하는 게 이렇게 많은데 대학은 어떻게 온 건지 알 수가 없다. 진짜 못 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그저 하기 싫어서 못 한다고 하는 건지 의심도 된다. 여하튼 결국엔 어쩔 수 없이 ‘못해요’유형들은 대부분 자료 조사를 맡는다. 그리고 그들이 기껏 한다고 한 것은 다름 아닌 파워 복붙(ctrl+C, ctrl+V)이다. 출처는 적지 않는다. 네이버나 다음, 야후 등 아무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검색을 하면 나오는 것들을 누가 못하겠는가. 또한 이런 것은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최소한 자료를 정리해 필요한 내용만 뽑거나 자신이 가져온 자료를 한 번이라도 읽어야 하는데, 당연히 그러지도 않는다. 기껏 열심히 한 조원들은 기가 찰 노릇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것도 안 한 것도 아니라서 따지지도 못한다. 분통만 터진다.

5. ‘그건 아닌 것 같은데…’형
그건 아닌 것 같은데…’형은 조별과제를 하기 위해 조원들이 모여 회의를 할 때 등장한다. 분명히 얘기를 할 땐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이다가 이러저러하게 하기로 다 결정하고 나서야 태클을 건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이 부분 이렇게 수정하면 안 돼요?”, “이건 빼고 저걸 넣어야할 것 같은데…” 등이 ‘그건 아닌 것 같은데…’형이 주로 하는 말이다. 열심히 의견을 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까지 정한 조원들은 맥이 빠진다. 그게 아닌 것 같으면 대체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궁금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별다른 의견도 내지 않는다. 그냥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이가 없다. 기껏 ppt를 다 만들고 나서야 저러한 말을 한다면 더욱 점입가경이다. 다 만든 ppt를 이제 와서 엎자는 걸까.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조원들이 ‘왜 아깐 아무 말 하지 않았냐’거나 ‘아깐 좋다고 하지 않았냐’고 물으면 “제가 언제요?”의 스킬을 쓴다. 답이 없다. 혼자 하는 과제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 많은 의견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런 과정에서 과제의 질은 더 높아지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와 같이 근거 없는 태클은 도움이 하나도 되지 않는다. 방해가 되어 더 혼란스럽기만 하다. 조별과제는 미궁에 빠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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