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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회 창원대문학상 수필 심사평-한후남(수필가)

달라진 세상을 바라보는 완숙한 세계관

일간지 신춘문예 심사 끝에 받아든 ‘창원대 문학상’ 수필 응모작품들은 암담한 속가슴에 희망의 싹을 틔워놓았다. 이제 더 이상 문학의 존폐위기에 가슴 졸이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비로소 들었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이루어가야 할 앞날에 대해 든든한 신뢰감이 들었다.

올해 응모된 30편 가까운 작품들은 대개 예년의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각자가 처한 삶의 모습들이 면밀하게 드러나 그들의 고뇌를 실감할 수 있었다. 진솔함이 묻어난 글들이 많아 당선작을 뽑는데 행복한 고민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수필은 체험의 문학이지만 일상사의 나열에만 그쳐서는 문학성을 획득하기 힘들다. 일상의 삶에서 건저올린 소재로 자신만의 성찰을 통해 주제를 이끌어내야만 좋은 수필이라 할 수 있겠다.

 

당선작 이주원의 <눈이 내리고>는 왕년의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김진섭의<백설부>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이 지역에 60년 만에 내린 폭설이 행운을 갖다 준 셈이다.

눈 내리는 풍광을 맑은 서정언어로의 묘사가 빼어났다. 인간의 시린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는 눈의 속성에 대한 통찰, 또 눈 녹은 후의 달라진 세상을 바라보는 완숙한 세계관도 기성작가 못지않았다.

‘눈이 늘 오는 것이 아니라 이따금 들렀다 가는 것은, 잃어버린 순수를 느끼게 하였다가 다시금 우리의 삶과 세상의 빛깔을 되찾게 하기 위함이다.’라는 주제를 이끌어 내는 자연스러운 구성 역시 탁월했다.

가작 김민주의 <생일전야>는 생일날 집 근처 공원묘지를 거닐면서 인간의 명제인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웅숭깊었다.

장려 김효진의 <Frame>과 이현철의 <운동장의 추억>도 자신의 일상을 객관적 시각으로 차분하게 풀어낸 점을 높이 샀다.

 당선자들은 수상을 계기로 더욱 정진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뽑히지 못한 응모자들도 포기하지 말고 수필에 관심을 갖고 꾸준한 습작을 통해 수필문단에 젊은 피를 수혈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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