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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회 창원대문학상 소설 심사평-김홍섭(소설가)

창원대문학상(소설) 심사평

  9편의 소설 응모작을 읽으면서 최종적으로 4편을 골랐다. 각 원고들의 수준이 부침이 심하다보니 선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4편을 놓고 선후를 가리는 데는 상당한 갈등이 뒤따랐다.

고민 끝에 이영빈의 <안녕, 언젠가>를 당선작으로 민다. 다루기 쉽지 않은 동성애 문제를 두 여자의 갈등을 통해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젊은 작가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인간의 심리를 꿰뚫는 직관이 뛰어나다. 둘의 단순관계에서 갈등구조를 이끌어내고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모양도 능란하다. 부분 부분의 디테일도 섬세하면서도 깔끔한데, 다만 지문에서 구어체나 사투리를 쓰는 것은 조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송광원의 <진눈깨비>와 김안나의 <붉은 눈물>을 두고 상당한 고민이 있었다. 작품의 무게감을 들어 최종적으로 <진눈깨비>를 가작에 올린다.

<진눈깨비>는 감정적으로 예민한 젊은 날의 한 시기에 감정적 성장통을 겪는 두 인물이 충돌하는 작품이다. 관계의 복잡성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젊은 남녀의 심리적 갈등과 그것을 극복해가는 과정의 이야기가 맛깔나게 그려졌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도 나쁘지 않다. 다소 딱딱한 문체가 아마추어 냄새를 풍기지만 재능을 엿볼 수 있었다.

<붉은 눈물>을 장려에 올린 이유는, 문장전개에 있어서는 별로 시비 걸 데가 없는 소프트한 작품이지만, 인간 감정의 변화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작품 속 줄거리와 캐릭터가 작가의 감성에 휘둘려 이성적 전개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글의 착상은 감성에 의해서이지만 전개는 철저한 이성적 사고와 판단에 의해서 진행되어야 한다.

김윤경의 <늙은 동네>는 이번 4편 중 유일하게 사회적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개발로 바뀌어가는 농촌 소도시의 풍경을 그렸다. 맛깔스러운 사투리가 시각을 자극하기는 하지만, 사실 이런 작품들은 70년대 이후 많은 소설에서 다루어진 것들이라 식상한 소재다. 젊은이답게 미래지향적 소재를 개척하기 바라면서 장려에 올린다.

김홍섭(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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