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기수

정양수/영문학과 4년

나의 외침에 대한 너의 메아리를 들을 때 마다

그 절망의 고독에 소스라친 내 마음이 또다시 침잠한다.

오지 않는 답장에 점점 차가워지는 너의 낯설음이

내 심장의 핏빛 연료마저 차갑게 식혀버린다.

너에 대한 의문과 너에 대한 미련들이

보지 못한, 너에 대한 짙은 그리움으로......

사랑이 되어 내 가슴을

애잔한 감정의 호수로 만들어 놓고는

이내, 너는 바람이 되어 눈꽃이 되어

흩어지려하는구나.

움직이지 마라. 네 발자욱이 한 걸음 두 걸음 멀어지면

내 심장의 고동은 한 번, 두 번 줄어든다.

끝내는 고동의 의미와 의지가 상실됨을 불러들인다.

두려워 마라. 너의 세상의 두려움은

지켜주지 못한 나의 영혼에 대한 실망이 곧 허무가 되어

껍데기로 살아갈지니.

이러한 모든 것들이 나의 세포를 채우고 영혼을 울리며

심장을 때린다. 쿵. 쿵.

너에 대한 생각이 호흡을 내뿜고 신체를 만들며 행위를 이끈다.

마침내 너의 가여움이 내 의지를 일깨워 미래를 향하게 한다.

너는 모른다. 내 심연 깊은 곳에, 드높게 세우는 진지한 향연의 깃발을.

항상, 네가 흩어지려하는 방향을 붙잡고자 하지만

막을 수 없어 그저 손아귀 속 모래처럼 새어나가는...... 너의 마음이 향하는 길을

그 길의 그림자만이라도 느껴보려 발버둥치는 슬픈 기수를 너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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