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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못 마시면 남도 못 마신다문화인 OTL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샤워하고 양치를 한다. 그리고 수시로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며 그 때마다 손을 씻는다. 식사 후에는 컵에 물을 가득 따라 반은 먹고 반은 버리며 밤에는 세수를 열심히 한다. 이것이 나의 생활습관이자 물 사용습관이다.

어디를 가든 물이 콸콸콸 나오니까 나 역시 콸콸 써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 부족 국가라는 말에도 개의치 않았다. 이렇게 물이 잘 나오는데 어째서 물이 부족하단 말인가?

그러던 중, 하루는 ‘구정물 자판기’가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됐다. 순간 드는 생각.  ‘참 내, 팔게 없어서 별걸 다 판다!’ 이런 생각, 이런 삐딱한 시선으로 기사를 읽어 내려갔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얼굴이 화끈해져 왔다. 그 ‘구정물’은 기부를 목적으로 설치된, 아프리카의 식수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물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공수해 온 것은 아니지만 아프리카에는 실제로 이와 비슷한 구정물밖에 없다고 한다. 식수난을 겪고,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물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평소에 내게는 아무것도 아닌, 마구마구 써대는 물이 그들에게는 간절히 필요한 것일텐데.

흙탕물에는 발도 담그기 싫은데 그들은 그보다 더한 걸 물이라고 여겨야 하다니. 그들은 선택해야 할 것이다. 마시고 병에 걸릴지, 안마시고 목이 말라 죽을지.

순간 당장이라도 그 자판기로 가 물을 사오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저 앞으로 물을 아껴 써야겠다고 다짐하는 일 밖에는.

그리고 안일하게 지내다가는 언젠가 우리에게 닥칠지도 모르는 일이다. 더 이상 나몰라라 하지 않기로 했다.

다음에 서울에 가면 구정물 한 병을 사서 반성과 다짐을 해야겠다.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더 소중히 여겨야 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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