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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마음 나누기문화인OTL
영화를 볼 때, 책을 살 때, 도토리를 충전 할 때 요긴하게 쓰이는 것은? 바로 문화상품권!

돈은 없고 영화가 보고 싶을 때, 찾는 곳은 늘 헌혈의 집이었다. '어떤 의도로 갔든 좋은 게 좋은 거지. 내 잘못이 아니다. 문화 상품권으로 유혹하는 헌혈의 집이 잘못된 것이다.' 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했다. 헌혈에 대한 공익 광고를 보아도 지나가다가 누가 나에게 권유를 해도 문화상품권을 제외하고는 크게 와 닿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엄마가 헌혈을 하는 것이다. 영화 볼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문화상품권 있어봐야 아무 쓸모도 없을텐데 왜 헌혈을 하지? 그런 의문이 생겼다. 엄마에게 "엄마는 왜 헌혈 하는 거예요?"이렇게 물어보니 엄마의 대답.

"너 같은 애들이 있으니까 하는거야."

이후 충격을 받아 헌혈이 왜 필요한지 알아봤다. 엄마의 말이 맞았다. 나 같은 애들이 많았던 것이다.

엄마가 아무리 헌혈을 해도 혈액 보유량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 사람들의 관심도 많이 없거니와 혈액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어서 장기간 보존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나도 언제 사고를 당해 수혈을 받게 될지도 모르는데 혈액이 없다면. 혈액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도 없다. 그냥 생명이 위태해 지는 것이다. 그만큼 헌혈은 중요한 것이었다.

여태껏 헌혈 한 적은 있지만 그것은 제대로 된 생각으로 참여한 것이 아니었다. 남에게는 정말 소중하고 필요할지도 모르는 혈액을 문화상품권으로 판단하다니. 아직은 어리기만 한 내 사고방식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공익 광고에서 나왔던 '누군가를 위한 1초의 찡그림'이라는 문구가 이제는 가슴 깊이 와 닿는다. 앞으로 친구들이 "왜 헌혈 하는거야?"라고 물어보면 똑같이 대답해줘야겠다.

"너 같은 애들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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