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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반 남기는 아이문화인OTL

 기아가 생기는 이유가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분배의 문제 때문이라는 것을 아는가. 매년 120억 인구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만들어 짐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사람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간다고 한다. 식량이 어떻게 분배되고 있는지는 주위만 둘러봐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식을 아주 풍족하게 먹는다. 오늘도 나는 반찬 투정을 하느라 식당에서 잔반을 남겼다. 욕심 때문에 먹을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음식을 퍼서 또 남겼다. ‘내 돈 내고 사먹는 건데 뭐 어때’하는 마음에 아무 생각 없이 밥을 버린다. 언제나 고민하는 건 못 먹을 것에 대한 걱정 보다는 어떤 것을 먹을지에 대한 것이다. 잔반을 남길 때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하기는 했다. 세상에 기아로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이렇게 남겨도 되나. 하지만 생각은 이내 사라졌다. 와 닿지 않기 때문에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아서이었던 것 같다.

 하루는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유인물로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이라는 글을 나누어 주셨다. 그 내용 중에 ‘20명은 영양실조이고 1명은 굶어죽기 직전인데 15명은 비만입니다’ 라는 글이 나왔다. 아, 이제야 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세계를 100명으로 줄여놓으니 실상이 더 피부로 와 닿았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풍족했는지를 느꼈다. 다이어트 하겠다고 말하고 다녔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해외봉사를 다녀온 사람들은 그 곳의 사람들이 못 먹고 제대로 생활도 못하는 모습이 아른거려 다시 돌아와도 그들의 생각으로 밥도 제대로 먹기 힘들다고 한다. 그런 마음까지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한 번 더 타인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생각해 봐야할 때라는 마음이 들었다. 나에게는 투정밖에 안 나오는 식단이더라도 이것조차 못 먹어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타인의 도움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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