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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학교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하루 한 끼나 하루 세끼를 다 먹기도 한다. 가격대비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좋은 것이 그 이유가 될 것이다. 밥을 먹는 과정은 이렇다.

‘식권을 사기 위해 줄은 선다. 음식을 받으러 또 줄을 선다. 음식이 천천히 나온다. 짜증이 난다. 인상을 찌푸리며 투덜투덜 된다. 음식이 나오고 낚아채듯 식판을 받아간다. 내 돈 주고 내가 먹는 음식. 손님은 왕이요. 내가 여기선 왕이다. 왕처럼 우아하게 1600짜리 식사를  시작한다.’

‘싼 가격이니까 적당히 먹자’ 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숟가락을 들 때, 혹 식판을 받을 때 이 음식을 만들기 위해 일하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까지 함께 한 숟가락 떠 달라는 애기를 하고 싶다. 이분들은 우리에게 정성으로 따듯한 밥을 해먹이고 싶어하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새로운 하루처럼. 하루의 시작‘

하얀 위생복을 집는 순간부터 학교 식당 아주머니들의 일과가 시작된다. ‘오늘 하루도 새로운 하루처럼 시작하자‘라고 다짐을 한다. 앞치마를 질끈 묶고, 장화를 신는다. 조리대로 나오면 음식 재료들이 배달 온다. 앞으로 2시간 30분이 남았다. 그 사이에 200~300인분의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정식, 특식 등 한 코너에 분담되는 인원은 3명. 돈가스는 2명으로 한 사람 적은 인원이 투입된다. 요리를 만드는 동안은 이리저리 정신이 없다. 정식은 반찬의 종류가 다양하다. 매일 다른 반찬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반찬을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국도 만든다. 학생들이 오기 전에 빨리 요리를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칼 놀림도 빠르고 모든 것을 서둘러야 한다. ’빠르게 조심하자’라는 말은 주방 안에서 반드시 필요한 단어가 되어있었다.


‘아이고. 바쁘다 바뻐’

학생들은 조금씩 들어오는 법이 없다. 빠르게 한꺼번에 밀어닥친다. 동시에 아주머니들의 손놀림도 학생들이 몰리면 몰릴수록 가속이 붙는다. 학생들이 오면 세 명 혹은 두 명이서 반찬을 담고 배식해야 한다. 돈가스는 한 사람은 튀기고 한 사람은 밑반찬을 담는 방식으로 되어있다. 쉴 새 없이 손이 움직인다. 접시를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기계가 작동하는 것처럼. 대부분 아주머니들은 일한 지 10년이 넘었다. 심지어 20년 가까이 되시는 분들도 있다. 전문가를 넘어선 ‘달인’이다. 한번 움직일 때 얼마만큼의 양을 퍼야 하는지 정확하다. 머리보다 손이 먼저 반응한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2시30분. 주방 뒷정리를 한다. 3시 30분경. 아주머니들의 식사시간. 모여서 밥을 먹는다. 할 일이 남으신 분들은 일을 다 끝내고 밥을 먹는 때도 있다. 1시간 정도의 휴식시간. 아주머니들은 주방 안에 마련되어 있는 방에 들어가 휴식을 취한다. 4시20분부터 다시 요리, 배식, 정리를 한다. 아침과 같은 순서로 주방 일이 돌아간다. 저녁 7시10분 뒷정리를 다하면 아주머니들의 발걸음은 집으로 향한다.


‘빨리빨리, 학생들은 급하다.’

배식을 처음 할 때 아주머니들은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빨리할 것이냐 정확하게 할 것이냐. 선택의 여지는 없다. 식당 가득 줄 서 있는 학생들 앞에서 음식에 데코레이션을 할 수 없지 않은가? 오로지 ‘빨리’라는 생각뿐이다. 배고픈 학생들은 기다리지 못한다. 극도로 예민해진다. 오래 기다린 몇몇 학생들은 학교에 불만 전화를 하기도 한다. 그럼 아주머니들은 더 빨리해야겠다는 압박감을 가지게 된다. 아주머니들이 말했다. “학생들이 1분의 여유만 가져 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빨리하다 보면 국물이 튀거나 소스를 흘리는 실수가 잦아진다. 그럼 학생들의 눈이 매서워진다. 왜 이렇게 성의 없느냐는 식의 불쾌함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 건네는 학생들은 드물다. 대다수의 학생은 밥을 받고 그냥 간다. 사람이 만들고 먹는 따뜻한 밥을 사이에 놓고 아주머니와 학생은 서로 투명인간이 되어간다. 아주머니들에게 일의 목표를 물었을 때 ‘학생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면서 열심히 일하고 싶다’라고 말했는지 이해가 간다.


‘힘들지만 괜찮아요.’

아주머니들은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시간에는 화장실에 갈 수가 없다. 너무 급하면 옆의 동료에게 잠시 자리를 맡기고 다녀와야 한다. 그러나 서로가 바쁘므로 부탁보다는 참는 것을 택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화장실 간다고 배식받는 학생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 또한, 주방에는 남자가 없어서 아주머니들이 무거운 국통과 기구들을 옮겨야한다. 아주머니들은 익숙해지면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주머니 대다수는 팔의 근육통을 호소하고 있다. 음식을 만들어 본 학생들은 이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인분 요리를 만들다 2,3인분으로 늘어나면 손이 무거워지고 아프다. 아주머니들은 300인분을 하루에 2번 만든다.

주방이라는 공간 자체가 무서운 곳이다. 기름이 튀어 화상을 입는 일도 있고, 잘못하다 칼에 베일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 한다. 천천히 한다면 발생하지 않을 일들이다.

아주머니들은 학생들을 위해 일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투덜대면서도 맛있게 먹어주는 학생들을 보면 감사함을 느낀다고 입 모아 말한다. 일하는 시간 동안 편안히 쉴 수도 없이 아침 8시쯤 출근해 7시30분에 퇴근하신다. 월급만 바란다면 할 수 없는 직업이다. 정말 엄마 같은 진실 된 마음이 원동력이 아닐까. 학생들 또한 ‘감사합니다’ 혹은 ‘잘먹겠습니다’라는 말 한마디 할 수 있는 진실 된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럼 서로가 따뜻한 마음의 밥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 박보경기자 pbk0119@chan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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