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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 경남의 품으로 돌아오나?은행이권을 둘러싼 4자간 대립각
지난 23일(월) 예비입찰이 마감되면서 경남은행 인수전에 나설 주자들이 모두 확정됐다. 경남과 울산지역 상공인들이 사모펀드(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채권 등에 운용하는 펀드)와 함께 구성한 경은사랑 컨소시엄과 부산은행, 대구은행, 그리고 사실상 정부은행인 기업은행까지 참여해 4파전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경남은행 인수전은 자금력과 지역민심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인수전에 참여한 은행 분석
각 은행을 분석해보면 자금동원력은 단연 시중은행인 기업은행이 앞서 있다. 하지만 사실상 정부은행인 기업은행은 민영화를 위한 경남은행 입찰에 참여하는 명분이 부실하다. 공적자금을 돌려막는다는 비판 때문이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경우 인수의지가 강한 데다 자금력도 큰 문제가 없지만 지역민심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인수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역민들의 열망을 등에 업은 ‘경은사랑 컨소시엄’은 금산분리(금융과 산업 분리)원칙과 인수자금 동원력 등의 열세를 어떻게 뒤집느냐가 관건이다. 경남은행 인수추진위는 정부가 그동안 금산분리법을 따져 입찰에 난항을 겪어왔는데 사모펀드와 함께 출자자로 참여하면 금산분리법으로 걸릴만한 법적 문제가 없다. 또 자금 동원에도 자신감을 보여 인수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추진위 관계자는 “경은사랑 컨소시엄은 지역 금융발전과 지역 갈등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이라며 “인수자금력과 법적 요건, 지역 환원 명분 등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고 주장했다.
경남은행의 민영화
아마 많은 사람들이 경남은행(이하 경은)은 경남에서 설립한 민영은행인줄 알 것이다. 반은 맞고 반을 틀리다. 1970년 5월에 경은은 경남 지역민의 자본 출자로 설립된 이후 1998년까지 지역민과 소상공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건실하게 성장했다.
그러다 1998년 IMF경제위기 때 경은도 위기를 맞는다. 지역은행인 경은의 생존을 위해 경남 울산지역 상공인과 시민이 2500억 원을 모아 유상증자를 했다가 휴지 조각이 되는 손실을 보았다. 이 때 지역민들이 IMF이후로 한번 더 큰 충격을 받는 일이 됐다. 이후 공적자금이 투입돼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된 이후 경은은 경남에 있지만 경남의 은행은 아니었던 것이다. 즉 지금의 경은은 나라가 관리하는 은행이다.
그러나 이후 건실하게 성장한 경은은 지난 2010년도부터 시작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로 인해 다시 지역으로 돌아올 기회를 맞았다. 독자 중에는 민영화를 불편하게 보는 시선도 있을 것이다. 과거 정부 때부터 수익 좋은 공기업을 자꾸 민영화해서 팔아먹자는 주장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인천국제공항이 있다.
하지만 은행은 공기업처럼 국가가 직접 관리 해야하는 업종이 아니다. 은행에 대한 감시는 금융감독위원회를 통해서 충분히 이루어지고, 또 금리나 지급준비율 등을 통해서 나라에서 충분히 통제하고 있다. 또한 경남은행은 원래 경남의 것이다. 경남의 돈이 국고로 들어가서 나라 전체에 도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경남의 시민과 상공인들이 힘들게 번 돈의 이익이 고스란히 경남에 먼저 남아 흐르는 것이 옳은 일이다.
경남은행 인수 실패시
다른 지역은행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면 경남에는 지방은행이 사라지고 그로 인해 지방균형발전이 퇴보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경남은행이 지금까지 해온 ▲지역자금 역외 유출방지 ▲중소기업 중점 지원 ▲지역내 고용창출 ▲지역공헌 활동 등이 위축돼 지역균형발전이 요원해질 것으로 지역상공계는 우려하고 있다. 특히 타 은행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려는 주목적은 ‘여신운용(은행이 타인에게 대출을 해주는 것)보다는 수신자금(고객이 예금한 돈) 조달’이어서 지역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 금융편의가 역행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경남은행은 주 영업구역인 경남·울산에서 중소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영업하고 있고 영업권내 기업은행, 부산은행 등과 선의의 경쟁을 해오고 있다. 경남은행은 소위 ‘관계형 금융’을 통해 대형 시중은행의 여신 사각지대에 놓인 열위기업임에도 자금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운용해왔다. 만약 타은행의 경남은행 인수로 선의의 경쟁자가 사라지고 메가뱅크가 형성된다면 경남·울산 중소기업 중 관계형 금융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기업들이 금융 소외자로 내몰릴 가능성 높아진다. 특히 독점시장에서는 가격 결정권이 공급자에게 귀속되므로 지역민과 중소기업은 낮은 예금이자, 높은 대출이자로 인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뻔한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먼저 주위에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결국 지역중심의 은행이 사라지면 지역은행인 우리의 주머니가 남모르게 비워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내 주머니에 돈이 소중하다면 100만인 서명, 1인1통장 갖기 또는 사모펀드 등 방법은 다양하다. 잊지말자, 문제는 경제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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