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 세계
519- 아는척 거미집 이론(cobweb theorem)배추 경작자들은 왜 밭떼기를 선택했을까?

 앞선 기사를 읽어보면 농민들은 밭떼기 거래를 하는 바람에 큰돈을 벌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만약 소비자들과 직거래를 했다면 농민도, 소비자도 서로 울상 짓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경작자들이 기회를 놓친 이유를 한 번 경제학적으로 설명해보자.

 나는 지금 배추김치를 먹고 싶다. 그런데 배추는 아침에 씨를 뿌리면 점심쯤에 뜯어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적어도 몇 개월 전부터 키워야 한다. 여기서 나는 수요자고, 배추를 키워줄 누군가가 공급자다.

 다시 말하자면 수요자들은 현재의 물가에 반응하지만, 공급자들은 배추를 심기 시작한 과거의 물가에 반응한다. 공급자들은 작년에 배추가격이 낮았으므로 올해도 낮을 것으로 생각하고 작년보다 덜 배추를 심는다. 싼 배추는 키워봐야 손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에 배추가 쌌던 이유는 배추가 우리 수요자들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배추의 양이 수요자들보다 적어졌으니 배추가 비싸지게 된다. 배추가 비싸졌으니 공급자들은 내년에도 배추가 비쌀 것이라고 생각하고 배추를 엄청나게 많이 심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

 이런 상황을 분기마다 수요와 공급 그래프로 그려보면 균형이 맞지 않아 거미집 같은 나선 모양이 된다. 그래서 반복적인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거미집 이론이라고 부른다.

 이런 거미집을 그리는 현상은 농산물과 같이 생산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산업에서 주로 발생한다. 상품을 공급하는 사람들이 다음 분기에 공급을 줄여야 할 지 늘려야 할지 갈팡질팡하게 되고, 가격이 폭등하거나 폭락하는 상황까지 치닫게 된다.

 이제 배추 값이 폭등한 원인을 알았으니 다음해에 폭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배추장사가 대세라고 설레발을 치며 마구 심지 않으면 된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황지수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