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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수심 6M, 가라앉은 알권리갑자기 생겨버린 일 주일간의 공백

 
 지난 8월 17일(화) 오후 11시. 편성표대로라면 이 시간엔 MBC 방송국에서 'PD수첩'을 방영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방영된 프로그램은 PD 수첩이 아니라 전혀 다른 내용의 교양정보 프로그램이다. 방송이 시작되면서 화면 아랫부분에 다음과 같은 자막이 나왔다. 본사의 사정으로 원래 방영되기로 했던 PD수첩은 방영을 보류하겠다는, 짧막한 양해문이다.

 이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고 결국 17일에 방영하기로 했던 PD수첩은 바로 다음 주인 24(화) 방송 되었다. 그리고 10%의 시청률을 달성해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이번에 결방된 PD수첩은 ‘4대강 수심 6m의 비밀’편이었다. PD수첩의 내용은 대운하 사업 취소결정 발표이후 2008년에 청와대 소속 인물들이 참여해 4대강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위한 4대강 사업 비밀 팀이 조직된다는 것과, 곽재광 교수가 “4대강 사업의 평균수심이 6m가 된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다”라는 증언에 관한 것이었다.

 왜 결방이 문제가 되는가?

 일반적으로 방송국의 사정상 프로그램이 결방되는 일이 그렇게 드문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 PD수첩 결방사태는 왜 이렇게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가?
 
 이번 PD수첩의 예고편이 방송된 직후에는 국토해양부에서는 “4대강 사업은 정부가 자의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엄연히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공정하게 진행했다. 비밀 팀 같은 것은 없다”는 주장을 내세워 PD수첩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방영금지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신청했다.

 방송금지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예고편의 내용으로는 프로그램이 허위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라는 이유로 국토해양부의 방송금지 신청을 기각했다. 즉 국가권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사법부에서 방영을 허가한 것이다.

 그러나 방영이 예정되었던 ‘4대강 수심 6m의 비밀’편을 방영되지 못했다. MBC 김재철 사장이 방영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방송을 최종적으로 검토하여 방영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각 제작국의 국장이다. 아무리 방송국 사장이라고 할지라도 함부로 제작자들의 권한을 넘볼 수 없다.

 그것을 MBC 김재철 사장은 무시하고 방영을 취소시킨 것이다. 

 사법부가 이미 방영을 허가한 상태에서, 제작국의 판단을 무시하고 사장의 독단적인 취소결정으로 인한 결방사태는 1990년 PD수첩 이후 20년 만에 있는 일이었기에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문제의 본질은 소수에 의한 언론장악

 몇몇 네티즌들은 이번 결방 사태를 단순한 방송결방이 아닌 더 나아가서 정권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PD수첩에 대한 김재철 사장의 탄압이라고 공공연하게 입을 모으고 있다. 김 사장은 결방 해명 인터뷰에서 "명확하지 않은 사실이 방송될 경우 회사가 질 부담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혀왔으나, 지금까지의 그의 행보를 지켜본 국민들은 오히려 불신만 키우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투표를 통해 선출되었다. 그러나 이 방문진의 임원들이 대부분 친정권적 인사들이어서 이들의 투표로 선출된 김재철 사장 또한 취임당시 친정권적 인사라는 말을 들였다.

 또한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해고한다고 해서 '청소부'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게다가 공정한 인사를 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약속을 어겼다.

 이렇게 이명박 정권의 어용인사라는 오명을 쓰고 있어 이번 사태는 정부의 언론장악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방송국의 사장이 해야 할 일은 프로그램이 정부의 비위를 거스르는지 아닌지를 따지는 게 아니다. 방송국의 사장은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프로그램 제작자들의 권리를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다.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

 최근 권위있는 언론지인 뉴스위크의 발표결과에 따르면 ‘살기 좋은 나라’의 순위로 우리나라가 15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건강이나 교육 그리고 경제적 자유 등의 순위를 매겨 보니 우리나라가 15위를 한 것이다. 이것만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는 확실히 선진국에 들 자격이 있다. 

 그러나 국경 없는 기자회가 언론자유지수를 매겨 본 결과 대한민국의 언론의 자유는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교육수준과 같은 눈에 띄는 수치는 높지만 현실에서 자유를 표출할 기회는 주어지기 힘든 나라라는 뜻이다.

 경제만 성장하면 뭐 하나. 민감한 주제라는 이유로 시청자들이 판단해야 할 내용을 차단하는 고지식한 나라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데... 이렇게 가다간 마지막에는 관용의 정신마저 사라지는 삭막한 대한민국이 되고 말 것이다. 더 이상 서로 소통하는 기회조차 없어질 테니까. 이것은 민주주의의 사망을 뜻한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눈으로 직접 경험 할 수 없다. 그래서 언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올바른 언론의 부재는 국민을 눈 뜬 장님으로 만든다. 그리고 아는 것 없는 국민들이 올바르게 주권을 발휘할 리가 없다.

 PD수첩은 4대강 사업을 다루었다. 많은 논란이 있는 그 사업 말이다. PD수첩은 이번 사업에 의혹을 제기했고 사람들의 이목이 여기에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알고 싶은 것을, 궁금한 것을 높으신 분들이 막아 버렸다. 이것은 법을 어긴 행위는 아니지만 권력자들이 저지른 횡포다.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가 아직은 진정한 선진국의 반열에 들지 못했다는 반증이라 생각한다,

 우리들 모두 이번 결방사건을 거울로 삼아서 진정한 민주주의의 교훈을 얻어야 한다. 위정자들은 언론에 간섭하려 들면 안 되고 시청자들은 스스로 자신이 보는 매체를 지켜야 할 것이다. 여러모로 우리에게 많은 반성을 하게 한 2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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