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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온전한 자리를 찾습니다”우리대학 신문 배포대 없거나 부서져
  • 서영진 기자
  • 승인 2016.03.1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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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배포대가 없는 55호관 건물. 신문이 창틀 위에 위태로이 얹혀 있고, 학생들은 창원대신문을 무심히 지나치고 있다.

제598호, 2016년 3월 2일 발행. 나는 창원대신문이다. 지난 학기까지는 타블로이드 판형으로 가로 279mm 세로 432mm의 크기였지만 이번 학기부터 가로 323mm 세로 470mm의 베를리너판형으로 몸도 커졌다. 빼곡한 글들과 알록달록한 사진으로 한껏 꾸몄다. 그런데 내자리가 없다.

2016년 1학기 부로 몸이 커진 나를 위해 기자들이 꽤 고생한 것 같다. 몸이 커진 만큼 사진도 큼직하고 글도 많은지 팔이 꽤나 묵직하다. 참, 내 샴쌍둥이 형제 영자신문은 자기만의 몸을 갖게 됐다.

내가 가장 설레는 순간은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바로 윤전기가 나를 꾸며줄 때다. 대략 2주에 걸쳐 기자들이 아이템을 준비하고, 글을 쓰고, 편집을 마쳐 간사님과 주간교수님의 교열을 거친 기사들과 각 기획 면들이 그저 회색이던 나를 하나 둘 채워나갈 때 가장 설렌다. 매번 학교 곳곳에 뿌려질 때 마다 ‘이번 호는 학생들이 더 많이 봐주기를, 더 많은 이야기를 전달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 다음으로 설레는 순간은 바로 사람들이 나를 집어가는 순간이다. 아마 대부분의 신문들은 나랑 같은 생각일 것이다. 시인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구절도 있지 않는가. 나도 마찬가지다. 찾는 이가 없는 나는 그저 종이뭉치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 설레는 순간이다.

그런데 당황스러운 일이 생겼다. 내 자리가 없거나 부서졌다. 원래라면 내 자리는 정문과 도서관, 학생생활관 식당, 봉림관, 사림관 그리고 각 단대별 건물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정문의 배포대는 부서져있고, 배포대의 모양이 모두 같지 않았고 도서관에는 잘 보이지 않는 구석에 있었다. 이 문제로 기자들이 지난 학기와 방학 동안 기자간담회를 통해 고쳐주기를 건의했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국장과 기자들의 회의 내용을 언뜻 들었었다. 드디어 다가온 발행일, 나는 기대에 부풀어 나를 배달해주는 근로학생들의 손길에 몸을 맡기고 잠을 청했다. 잠에서 깼을 때 나는 다시 눈을 감고 싶었다. 변한 것은 없었다. 정문 앞은 여전히 부서져 있었고, 도서관은 여전히 구석이었으며 심지어 한 공대건물에서 나는 그저 창틀에 위태로이 얹어져 있었다. 정문 앞 부서진 가판대의 날카로운 단면은 나를 가로막고 있다. 창틀 위의 나를 학생들이 신문이라고 생각할까? 나를 데려가 줄까? 나의 온전한 신문가판대는 언제쯤 찾을 수 있을까.

※우리대학 신문가판대 노후화 문제를 신문의 시점으로 재구성한 기사입니다.

글·사진 서영진 기자 seo0jin@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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