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사는 것에도 착함과 나쁨이 있다고? 이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면 ‘윤리적 소비’라고 바꿔 말하면 ‘아하!’ 싶을 것이다. 흔히 ‘착한 소비’라고도 불리는 이 윤리적 소비는 환경오염이 심해지고 생산자에 대한 인권문제가 대두되면서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윤리적 소비란 소비자가 윤리적인 가치판단으로 상품,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다. 인간과 동물, 환경에 해를 끼치는 상품은 피하고, 환경,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며 생산자에게 정당한 값을 지급하는 공정무역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하는 것 등을 말한다.

윤리적 소비의 4가지 형태

영국 윤리 소비자 단체 미디어인 ‘Ethical consumer’는 윤리적 소비의 형태를 4가지로 분류했다.

첫 번째, 긍정적인 소비. 일반 제품보다 윤리적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거리 운송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을 줄여 환경을 지키기 위해, 근거리 지역에서 생산된 지역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이다.

두 번째, 소극적인 구매. 비윤리적인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이다. 동물 학대로 만들어낸 제품을 사지 않는 것을 말한다.

세 번째, 회사에 기반을 둔 구매. 비윤리적인 기업의 모든 제품의 구매를 피하는 것이다. 불매운동과 비슷한 개념으로 아동노동 착취와 같은 비윤리적 행위를 한 기업의 제품을 사지 않는 것이다.

네 번째, 완전히 검증된 것을 구매하는 것. 기업과 제품 모든 측면을 고려하고 더욱 윤리적인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를 말한다. 인증마크나 평가점수를 통해 더 나은 것을 소비한다.

윤리적 제품을 소비하는 것과 함께 비윤리적인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개념이다. 또한, 윤리적 제품이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닌 충분한 검증을 통해 소비하자는 것이다.

윤리적 소비에 관한 국내 인증마크

제품을 소비할 때 다음의 마크를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면 더 친환경적이며 건강한 소비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 농·축산물 인증

농산물은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량에 따라, 축산물은 항생제, 합성 항균제, 호르몬제가 포함되지 않은 유기 사료의 사용량을 고려해 마크를 부여한다.

GAP(우수농산물관리) 인증

농약과 중금속, 유해 생물 등의 110개 항목 검사에서 통과한 농산물에 부여한다.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

식품 원재료 생산에서부터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모든 단계의 위해 요인을 차단해 소비자에게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는 과학적 위생 관리 체계이다.

GR(Good Recycled) 마크

국립기술품질원에서 재활용 원료를 사용해 만든 제품에 부여한다. 친환경 제품 생산기술력에 관해 심사하기때문에 재활용품에 대한 신뢰를 준다.

GMP

'우수건강기능식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의 약자이며, 보다 체계적인 기준으로 안전한 제품을 제조한다.

일상 속에서 이뤄지는 윤리적 소비

윤리적 소비라 하면 왠지 거창해 보이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실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고 실천할 수 있다.

아름다운 가게는 의류, 주방용품, 가전제품 등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기증받아 그것을 보수한 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그러한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비영리법인이자 사회적 기업이다. 우리 창원에도 아름다운 가게가 3곳이나 있다. 각각 창원 팔용동과 용호동, 마산합포구 자산동에 있으니 안 쓰는 물건을 기증하거나 아름다운 가게의 제품을 구매하면서 윤리적 소비를 실천해보도록 하자.

굿윌스토어는 미국에서 이민자에게 일을 제공해 자활을 돕는 활동에서 출발하여 현재 우리나라에 7곳의 매장이 있다. 그중 성산구 반림동에 창원점이 있으니 방문하면 좋을 것이다. 굿윌스토어는 여러 기업에서 후원받은 새 상품과 개인에게 기증받은 받은 물건을 판매해 나눔을 실천하는 곳이다. 특히,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 한국 공정무역을 선도하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가난한 여성들이 만든 자연주의 의류와 생활용품들을 공정한 가격에 거래하여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지속 가능한 지구촌을 위해 노력한다. 일명 국내 최대의 공정무역 쇼핑몰이라고도 불린다. 의류, 패션 소품, 화장품, 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희움은 ‘(사)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의 브랜드이다. 일본군 피해 할머니들의 압화 작품을 응용한 제품을 만들어 많은 사람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고, 여성인권과 평화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 수익금은 일본군 강제위안부 문제 해결 활동과 대구에 지어질 일본군 강제위안부 역사관 건립기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의식팔찌, 가방, 파우치, 엽서 등을 판매한다. 제품을 구매하면서 사회적 문제에 도움이 되는 윤리적 소비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친환경 화장품과 면 생리대 사용, 비마켓 의식 팔찌 구매 등을 통해서도 윤리적 소비를 할 수 있다.

다소 번거롭더라도 환경과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려고 한다면, 그 작은 움직임이 모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의 윤리적 소비를 기대한다!

백주미 기자 jumi100@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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