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부터 매스컴에서 북한과 관련한 소식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목함 지뢰 도발 사건과 같이 안보와 직결된 대북관련 소식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UN기조 연설에서까지 북한이 주요한 사항으로 언급됐다. 이러한 현상을 통해 우리사회에서 대북문제가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 8월 20일(목) 북한의 포격 도발로 인해 최고 비상 경계 태세인 진돗개 하나가 발령됐다. 이는 우리나라가 휴전 상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사건이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이런 대북 위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휴전을 한 이래로 북한의 도발은 끊이지 않았고 그것에 대한 남한의 대응 또한 계속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의 위협이 계속되는 이유를 분석해보자.

과거 우리의 대북 정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때의 평화적 대응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강경적 대응으로 우리나라의 대북 정책은 성격을 달리한다.

평화적 대응이란 햇볕정책, 포용정책 등으로 불리는 대북정책이다. 이 정책을 펼친 시기에는 6.15남북 공동 선언과, 10.4 남북공동 선언 등 남북 간의 화합을 앞세웠다. 따라서 대북지원이 가장 많이 이뤄진 시기이다. 금강산관광 등 민간의 교류의 확대하려고 노력하는 한편 개성공단, 대북 쌀 지원 등 경제적 지원도 함께 진행됐다. 반면 강경적 대응은 북한에 대해 기존에 해왔던 지원을 줄이고 교류를 제한한다. 북한을 압박함으로써 북한의 행동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이끈다는 점이 목적이다. 따라서 이 정책이 시행된 시기에는 금강산 관광이 중단 되는 등 민간교류가 줄고 식량지원과 기존에 해왔던 경제적 지원도 대폭적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렇게 상이한 두 가지 대북정책이 있었음에도 북한의 반응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 평화적 대북 정책이 진행됐던 시기 1999년 제 1 연평해전, 2002년 제 2 연평해전, 2006년 제 1차 핵실험 등이 있었고 이는 북한이 평화에 화답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남한의 지원을 받아들임으로써 남북 간의 교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 내에서는 강성대국을 키워드로 한 김정일 사상을 앞세웠고 핵 개발 또한 계속적으로 해왔다. 그렇다면 강경대응정책이 이뤄졌던 시기는 어떨까. 제 2차 핵실험, 서해교전,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최근에 발생한 목함 지뢰 사건, 북한 사격 도발 등이 있었다. 이 시기 또한 평화롭지 못하다.

북한에게 왜 당근도 채찍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북한 사회가 가진 특수성에 있다. 북한은 공산주의 체제이자 3대 세습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 사실이 시사하고 있는 바는 크다. 북한은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김일성 사상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북한 사회에 다른 사회의 문화가 들어오는 것을 엄격히 통제한다. 또한 이를 위해 북한의 모든 정책은 엘리트 집단인 수뇌부만이 관리하고 그들만이 알아야한다. 이런 배경 때문에 북한의 주민들은 수뇌부에 통제 받을 수밖에 없다. 즉 북한의 수뇌부에서는 자신들을 체제를 지키기 위해 그들의 체제에 반하는 우리의 대북정책을 절대적으로 거부한다. 또한 수뇌부의 통제를 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 정부가 영향력을 끼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남한의 경제적 지원은 북한주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제적 지원을 수뇌부에서 관리하고 이들은 체제 유지를 위해 결코 그것을 쓰지 않는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을 하더라도 그것이 결코 주민을 위해 쓰일 수 없다. 오히려 대북 지원을 할수록 수뇌부가 북한의 장마당(북한의 자본주의적 시장)을 폐쇄시켜 북한의 경제상황을 악화시킨다. 북한 주민들이 더 굶주려 간다. 대외적 개방도 마찬가지이다. 체제 유지를 위해 북한은 고립되어야 한다. 또한 남한의 북한에 대한 간접적 압박도 별 소용이 없다.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핵문제와 관련한 여러 가지 사안은 미국과 더 많은 관계를 맺고 있다. 남한은 외국보다도 북한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질 수 있는 패가 작다.

이렇듯 북한과의 관계는 쉽지 않다. 여러 가지 복잡한 사안들이 맞물려 있고 심지어 남한이 상황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도 작다. 이런 쉽지 않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단순하게도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크게 두 가지가 존재한다. 북한이 우리의 동지인가 적인가의 문제이다. 두 시선 모두가 맞는 시선일 지도 모른다. 북한에는 우리의 민족이라는 점에서 그들은 우리의 동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북한의 남한에 대한 계속적인 군사도발, 그리고 그 곳에 살고 있는 우리의 민족을 수탈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은 우리의 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본래 모든 것은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이다.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꽁꽁 숨어있던 해결책이 들어나기도 하고 별 문제가 없어 보였던 일도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대북문제 더 나아가 통일 문제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북한과 관련된 사안은 정말 복잡하다. 북한의 정치적 상황, 남한의 정치적 상황, 국내 여론, 국외 정세 등 끝없는 요인들이 끝없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북문제를 더 나아가 통일 문제를 포기 할 수 없다. 북한은 분명 우리의 민족이며, 헌법 제 3조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고 명시되어 있고 헌법 전문에서도 통일을 명시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냉정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정유진 yujin078@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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